여름손님은 호랑이보다 무섭다?
여름손님은 호랑이보다 무섭다라는 속담이 있다는데요.
음력 오뉴월은 무더운 여름철인데다가 입맛을 돋을 먹거리도 변변치 않아
집안 살림을 맡고 있는 아녀자들에게 걱정을 안겨주는 시기였다고 합니다.
이런 때 귀한 손님이 찾아오면 더 난처해진다네요.
마땅히 대접할 음식이 없고 흐트러진 살림살이를 보이게 되니,
흉잡힐 것이 걱정되어 찾아온 손님이 호랑이처럼 두려운 대상으로 느껴지기 십상이었다네요.
(네이버 지식백과의 내용)
7월말 8월초에는 우리집에 호랑이가 아닌, 고양이급 손님들이 많이 오셨답니다^^
홍천강 주변 내촌천에 사니, 우리 집이 여름에는 특히 좋죠.
옛 아녀자분들이 고민했던 부분과 달리
입맛을 돋을 먹거리를 스스로 가져 오시는 고양이 손님이었고요.
흐트러진 살림살이를 둘러보는데 관심이 없이
온통 사람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집중되는 고양이 손님들이었답니다^^
자아~ 이런저런 고양이 손님들을 소개합니다!
여기서 그룹 홈스쿨링을 마치고
고등학교로, 대학으로, 군대로 사회로 나간 홈스쿨링 선배들이 놀러왔습니다.
지난 기 홈스쿨러들은 음악을 좋아해서
여기에 있을때 독학으로, 서로 가르쳐주면서 기타를 수준급으로 치며 놀았는데요.
나가서도 기타봉사도 하고, 밴드를 결성해서 잘 논다고 합니다.
이번 기 홈스쿨링하는 아이들은 추리로 숫자 맞추기를 하는 '다빈치 코드'를 재미있게 하네요.
우리 딸내미가 보드게임카페에서 재미있게 한 놀이라고 해서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샀는데, 애들한테 인기가 좋네요.
남편 원푸리와 홈스쿨링선배들은 전략과 전술을 짜고
상대와 집짓는 자원을 거래하면서 집을 짓는 놀이인 '카탄'을 즐깁니다.
에고, 저는 보기만 해도 머리아픕디다^^
선배들이 간 다음에, 이번 기 아이들도 지들끼리 카탄을 하더라구요.
청소년에게 보드게임은 필수 놀이 아이템입니다.
그 다음날에는 선후배간에 어색함이 좀 사리졌는지 모르겠습니다만
홍천강에서 물놀이도 하고 다슬기도 잡고 놀았습니다.
석하주네 엄마는 학교선생님이라 학교 이야기도 리얼하게 들었습니다.
우리는 마을이야기도 하고, 홈스쿨링1, 2. 3기 아이들의 차이와 반복^^ 이야기도 하다 보니
밤이 깊어만 가더군요.
제 대학동창부부가 2박 3일 놀다가 갔는데요.
공기놀이 하는 중입니다.
이 부부가 결혼할 때, 우리가족이 가서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불러준 인연으로
부부클리닉도 하고 있습니다^^
발도로프 어린이집을 운영하는데요,
보육에 대한 문제점과 탁상행정의 극치도 리얼하게 들었습니다.
하이고, 보육, 학교, 홈스쿨링..
교육이 바로 서야 애들이 바로 설텐데, 어른들이 깊은 공부를 안 하니 걱정입니다 ㅠ
사진은 없는 손님들이 있습니다.
친정 부모님도 오셨구요, 지인인 수학선생님도 오셔서 하룻밤 주무시고 가셨는데요.
화상대리 근처 땅을 보고 오셨더라구요.
이웃인 마라도너 아저씨와 이곳 저곳 땅도 안내해드렸습니다.
수학 선생님은 개울가 땅을 좋아하시던데,
덕분에 땅에 대한 나의 생각이 예전과 많이 바뀌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답니다.
귀촌 14년차인 우리는 그동안 시골문화, 삶의 양식, 인간에 대한 이해등등이
움직이고 진화하고 변화해왔다는 것을 여러지인들과
밤 늦도록 깊은 대화를 나누면서 알게 되었답니다.
'아무런 힘도 받지 않고 같은 속도로 움직일 때, 나를 규정하는 것은 상대의 움직임이다'
요즘 '빛의 물리학 6부작'이라는 다큐를 보고 있는데요.
여러 손님들을 통해서 나를 더욱 이해하는 소중한 시간들이었답니다.
'여름 손님은 나를 이해하게 한다'라는 명제를 얻게 되었답니다.
하버마스가 정체성은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서 만들어진다고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시골살면 가장 큰 손님은 자식입니다, 동네 이웃분들도 그래요^^
딸내미 스터디 휴가에 맞춰 상근인 아들도 와서 식사도 하고 카페도 가고 했습니다.
자식이 오면 무슨 이야기를 듣고, 무슨 이야기를 해야하나
미리 준비를 하게 됩니다.
스무살이 넘으면 독립과 자립이 가장 큰 일인지라 이십대의 고민을 온 마음을 다해 듣고
우리의 생각도 슬쩍 던져 봅니다.
왜 공부하는지?
왜 일을 하는지?
가끔 이렇게 부모와 자식이 모여 밥 먹고 커피 마시고 수다 떨고 사진찍고
이런 시간들의 모음이 그들의 청춘에, 우리의 중년에, 인류의 역사^^에 기록 되겠지요.
이 손님은 가장 귀여우시고 최연소이신 새끼고양이급 손님이셨습니다.
이웃인 마라도너 아저씨 손녀딸인데요.
이 손님은 인생 최대의 시련과 난관에 봉착하셨더라구요.
최근에 동생을 봤는데, 동생을 할퀴고 때리고 해서
동생과 함께 둘 수가 없다고 합니다.
혼자 엄마의 사랑을 독점하다가 동생에게 엄마를 뺏기니얼마나 힘들겠어요.
우리가 얼마나 귀여워하는지, 얼마나 사랑스럽게 보고 있는지를
예은이가 느꼈기를 바랍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마을 전체가 움직여야 한다고 합니다.
이웃에 사는 아줌마로서, 예은이에게 인생은 풍성하고 아름답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만
잠깐 안아줘서 뭐가 되겠어요?
예은아, 종종 놀러와^^
넌, 정말 매력적인 손님이었어.
첫댓글 저희가 휴가갔을때도 많은 손님들이 방문했군요..호랑이급이 아닌 고양이급 손님들이라서 다행이네요.ㅎ
정말많은 손님들이 방문했었네요..ㅎㅎㅎ/ 선배들과의 어색함을 풀기가 어려웠었어요..
다녀간 손님들만 생각해도 활기가 넘치는 8월이 될 것 같습니다~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네요 ㅎ 저희들로 평상시 조용하던 곳이 정말 활기차진 것 같습니다^^
궁금하군요.이전 기의 아이들과 저희의 차이와 반복이요//저도 다음 휴가 때 부모님과 무슨 이야기를 할까 하며 준비를 해놓고 가야겠어요
여름에 많은 손님들이 오셨다 가셨군요. 홈스쿨러 선배님들의 방문은 후배들에게 활기를 불어 넣어 주었으리라
생각합니다. 현재의 아이들이 이다음에 선배가 되어 다시 방문할 것을 생각하면 함께 사는 동안 각자가 이미지
관리에 신경을 써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