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에게나 행운이 있다. 아니 따르는 법이다. 그 행운은 탄생과 함께 주어지기도하고, 우연히 삶의 여정 가운데 찾아 오기도 한다. 그날도 난 우연한 기회에 회진면을 지나다 소설가 한승원을 알게 되었고, 급하게 그의 생가가 있는 신상리와 대리 바닷가를 찾았다.
'문학기행'이란 거창한 수식어를 달지 않아도 작가들의 생애와 관련이 있는 곳을 찾아보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에게 있을 것이다. 예전 같지 않게 요즘은 어느 마을을 지나치려면 마을 입구나 읍내에 관광지도나 소개푯말을 적어 놓는 모습을 종종 본다. 우연한 기회에 회진에 들른 적이 있는 데, 그곳에 두 작가의 소개문이 있었다. '이청춘'과 '한승원'이란 작가인데 두 작가 모두 전남 장흥 회진 출신이다. 작은 면에서 두 명의 소설작가를 배출하는 것이 어찌 쉬운 일이겠는가. 그러니 그들의 자랑은 기꺼이 용납되어야 하리라.
이청춘은 유명하기도 하거니와 오래 전부터 알아온 작가라 그리 마음에 두지 않았다. 그런데 한승원은 금시초문이라 팻말을 따라 생가와 소설의 배경이 된 주변 마을을 급하게 드라이브 장소로 삼았다. 전남 장흥군 회지면 신상리에서 태어난 한승원은 장흥 중고등학교를 나와 서라벌예술대학에 입학해 김동리에게 배운바 있다. 아직 한 편의 소설도 읽지 않은 탓에 섣불리 성향을 단정 지을 수는 없으나 풍기는 뉘앙스는 김동리와 흡사해 보인다.
대리 바닷가에 세워진 한승원 소설 문학길 안내문
왕성한 글의 창작력은 나이를 잊게 하는 듯하다. 최신작으로 2015년 10월에 출간한 <물에 잠긴 아버지>가 있다. <초의>나 <다산1.2>를 비롯하여 많은 작품들이 있다고 한다. 급하게 둘러본 곳이라 나중을 기약해야 할 성 싶다.
글쓰기와 소설 쓰는 법, 시 쓰는 법을 알려주는 책도 출간했다. 소설을 쓰면서 이러한 책을 내놓는 것이 쉽지 않는 법인데 하여튼 글쓰기를 배우고 싶은 이들에게는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이곳저곳 둘러볼 곳이 참 많은 곳이다. 수년 전, 고성 송천에 계시는 김열규 교수님을 고인이 된 후에야 둘러본 마음을 가진 적이 있다. 지척에 있으니 올해 안에 한 번 찾아뵙고 오는 것도 도리인 듯하다. 만나 줄지 그게 문제이긴 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