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전날, 치매에 걸린 할머니가 있는 큰집으로 참이의 가족들은 모였다.
참이는 형이 던지는 베개를 피하다가 책상 모서리에 다쳐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그래서 머리 꼭대기에서 형을 존중하는 주홍빛 닭벼슬을 잘라 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고는 하였다. 참이는 큰 엄마가 엄마에게 형 이야기를 물어보는 말투가 노는 애
취급하는 것 같아서 거슬렸다. 사춘기인 형 때문에 근심인 엄마의 얼굴은 큰 엄마보다
더 나이 들어 보였다. 다른 어른들도 형을 노는 애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참이는 자신과 세 살 터울인 형이 로봇 조립, 자전거 타기 등 많은 것들을 가르쳐주는 든든한 형이라고 생각했다.
게임기 점수를 지웠다고 오해한 사촌 형이, 학교에서 아이들 돈 빼앗은 것을 들먹이며
형에게 대들자 서로 몸싸움이 일어났다. 공교롭게도 아빠가 그 얘기를 듣게 되고,
형의 주홍빛 닭벼슬 머리를 자르겠다고 움켜줬다. 형은 돈을 훔친 게 아니라고,
억울함을 울먹이며 호소했다. 그리고 닭벼슬 머리카락은 자신에게 힘을 준다며 외쳤다.
한바탕 시끄러운 그때, 할머니가 형인 진이를 찾았다. 가족들은 할머니로 인해서
시끄러웠던 분위기가 안정되었다.
할머니는 형의 닭벼슬 머리를 곱다며 쓰다듬었다.
평소에 머리 만지는 것을 싫어하는 할머니의 머리카락은 냄새도 심했고,
머리에는 까치집이 지어졌다.
큰 엄마가 머리를 자르기 위해서 가위를 들었다.
할머니는 큰 손자인 형에게 머리를 잘라 달라고 고집을 피우셨다.
가족들은 형이 미용학원에 다닌지도 얼마 안 된다고 할머니를 말렸지만 소용없었다.
형은 할머니의 머리를 사등분해서 나눈후에 집게 핀으로 고정하여 조심스럽게 머리카락을 자른다.
형의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고 느낀 아빠는 살며시 미소를 짓는다.
드디어 할머니의 머리는 세련된 커트머리가 되어 한 십년은 젊어 보였다.
참이는 형이 마술을 부린 것처럼 느껴졌다.
이 동화 결말 부분에 ‘싹둑 잘릴 뻔했던 닭벼슬이 마음껏 기지개를 펴고 즐겁게 까딱거리며
춤을 추고 있다, 라는 구절이 있다. 아마도 형에게 닭벼슬은 없어서는 안 될 커다란 힘,
능력이 존재한다고 암시하는 것 같다. 작가의 이런 표현력이 개인적으로 좋게 느껴졌다.
또한 명절에 일어날 수 있는 갈등적인 부분에 닭벼슬 머리를 넣어 상징적으로 이끌어냈다.
도입부터 긴장감으로 전개되면서 결말에는 가족 간의 화합으로 행복한 결말을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