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동반(骨董飯)유진
먹다 남은 밥에 먹다 남은 찬을 섞어
불에 올린다
맵지도 싱겁지도 않은 것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것 쓰지도 달지도 않는 것 밉지도 곱지도 않은 것
이래도 되고 저래도 되는
이도 저도 아닌 것들만 골라
쓱쓱 비비는 맛
긴장을 풀고
서로가 아우르는 말랑한 힘은 얼마나 위대한가
소박하게 먹고 조심스럽게 말하고
아무에게도 상처 주지 않는다는 호피족의 경배를
쓱쓱 비벼 먹는다
팬 위에 자작자작 간 보느라 반을 먹고
달라붙은 누룽지까지 긁는다
몇 백 년이 그득하겠다
* 골동반(骨董飯) : 섞는다는 뜻의 골동(骨董) . 비빔밥의 다른 말
첫댓글 저도 비빔밥을 먹으며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더불어 살아가는 삶....선생님은 한 편의 좋은 시로 탄생시키셨네요. 저는 생각으로만 그쳤는데요.그 말랑한 힘의 위대함...멋진 표현입니다. 그 의미를 조금은 알고 있거든요.^^
비벼지고 비비면서 어우러져 사는 맛...ㅎ 늘 고맙습니다.
1960년대쯤 너 & 나 와 비교도 없이 서로간 나눔으로 살았던 그 시절 그때 * 된장국에 밥 말아먹고 동무들 나와라 하던 시절*
논두렁에서 함께 보리양푼 비빔밥 & 탁주 한사발에 힘든 노동 떨치고 캬ㅑㅑㅑㅑㅑㅑ
삶시 가족님들 서로간 비빔밥처럼 .....
캬ㅑㅑㅑㅑ 막걸리 한사발에 열무김치, 양푼비빔밥...환상적이었어요. 논두렁에서 얻어 먹은적이 있거든요. ^^* 늘 고맙습니다.
나라님들은 비빔밥을 드시지 않는 걸까요? 유진 시인님의 골동반을 감상하며 비빔밥을 드시면 좋겠습니다.
그러게요. 여의도에는 음복이 아니고 헛제사밥만 있나봅니다.ㅎㅎㅎ
역시 시인님들은 다르시네요 어찌 이렇게 기막히게 잘 그리실 수 있을까요 감사합니다
에구... 면구스럽습니다. 언제나 마음대로 써지지 않는지라 늘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를,
詩라는 즐거운 고통을....열린마음이시라 좋게 봐주시는 거지요. 감사합니다.
으음... 맛있겠다... 간 보느라 반을 먹고, 눌어붙은 누룽지까지 따각따각 긁었다... 저도 그래요. 그 맛이 얼마나 좋은데요. 시가 참 맛있네요.^^
자주 그러다 보니 몸무게만 ....ㅋ 최시인이 맛있다시니 저도 좀 맛있어지는 것 같은데요.ㅎㅎㅎ
그 누룽지 따각따각 참 맛 좋지요. 쓱쓱 비벼서 말랑한 힘의 위대함으로 봄을 으랏차차 들어올려 볼까요?
그래요. 올봄에 한번 뭉쳐보십시다요.ㅎ
쉬우면서도 오래 생각에 잠기는...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집니다.
ㅎ, 한나님! 감사합니다.
따각 따각 침이 돕니다^^ 포만감을 느끼며, 감사히 보았습니다^^*
우와 장시인님! 간만에 댓글을.....감사해요. 보고싶어요.^^*
시인들은 찬밥을 비비면서도 사색과 깨침과 교훈을 섞어 비비는군요. 햐! 감탄입니다.
면구스럽지만 기분좋은데요.ㅎ
저야 아직 길이 멀지만요. 잘 쓰는 능력만 갖춘다면 어떤 것이라도 시가 되는 것 같아요. 시를 발견하고 잘 읽어주는 독자가 좋은 시를 만들어 주는 것 아닐까요.
부족한 글을 늘 잘 읽어주시는 그냥님! 감사합니다.
서로 비비면서 돋아나는 정. 스크랩 해갑니다. ^^
지호시인님! 올해도 건강하고 즐겁게 복많이 지으며,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