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발라드 가요. 수많은 히트곡 속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이름이 있다. 작곡가 하광훈. 김민우의 ‘사랑일 뿐야’, 변진섭의 ‘너에게로 또다시’, 조관우의 ‘늪’ 등 그의 주옥같은 히트곡을 나열하다 보면 숨이 찰 정도다. 그동안 미국에서 지내며 간간이 음악활동을 하던 그가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경기도 광주에 따뜻한 둥지를 틀었다. 해가 잘 드는 전원주택을 지어 그곳에서 음악 작업을 하는 그의 요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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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구조라면 방이 마주 보도록 배치하여 정남향 집이라도 북쪽에 꼭 방이 있다. 이것을 철저히 배제하고 주로 지내는 공간은 무조건 남향으로 배치하기로 한 이유는 단순하다. 햇빛의 양기를 받으며 환하고 따뜻하게 살고 싶었던 오랜 소망 때문이다.
자라는 동안, 결혼해서 분가하기 전까지 줄곧 북향 방에서 지냈던 그는 추운 겨울이면 바깥보다도 자기 방이 오히려 더 춥고 어두웠다고 기억한다. 그래서 자신의 가족에게는 따뜻한 남쪽 방을 주고 싶었다. 남쪽으로만 방을 두니 자연히 북쪽은 벽으로만 막혀 전체적으로 확 트인 맛이 떨어지고 공간이 좁아 보이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가족의 건강이 우선이므로 그 정도는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북쪽이 모두 벽으로 막히자 이중 단열 효과가 생겨 겨울에도 보일러를 한 번 때고 나면 하루 종일 온기가 돈다. 또 온종일 해가 들어와 집안 전체가 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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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과 이어지는 마당에는 강아지 세 마리가 뛰어놀고, 이곳에서 종종 바비큐 파티가 열린다. 별채에는 그의 작업실과 사무실이 있다. 조만간 날이 따뜻해지고 잔디가 올라오면 음악인 모임을 자주 가질 것이다.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은 그는 음악하는 친한 동료들과 어울려 작업하고 이야기하는 시간이 즐겁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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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과 거실을 벽으로 한 번 더 막아 북쪽의 거센 바람을 완벽히 차단시켰다. 단열이 확실해서 난방비도 많이 들지 않고 따뜻하게 지낼 수 있다. 남쪽으로 일렬로 방을 두다 보니 복도가 길게 생겨 답답한 면도 없진 않지만 그보다는 해가 많이 들어오는 따뜻한 집에서 지낼 수 있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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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멋들어진 집을 지어놓고 몇 달 살아보지도 못하고 그는 아내와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음악 공부와 작업에 열중했다. 간간이 국내에 들어와 음반 작업을 하긴 했지만 그때도 이 집에 머무르지는 않았다.
오랫동안 비워둔 만큼,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지난해 7월에 들어와 두 달 간에 걸쳐 부분적인 리노베이션을 했다. 미국에서 10년 정도 살면서 느낀, 그 집의 좋았던 부분을 똑같이는 못해도 최대한 적용시켰다. 대문을 없애 현관으로 바로 들어오게 한 것은 가장 미국적인 부분. 또 담을 낮게 한 것은 아름다운 노랫말을 쓰기로 유명한 작사가 박주연의 ‘이웃의 라면’이라는 노래에 등장하는 가사에 감동을 받아서다. 둘 중에 하나만 벽을 만들어도 이미 둘 사이는 막혀 있다는 이야기. 이웃끼리 담을 한 집만 쌓아도 벽으로 가로막히는데 너나없이 담을 만들어 서로를 단절시킨다는 해석이다. 그래서 자신이 먼저 담을 없애면 주변에서도 그러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다. 또 도둑이 무서워 대문을 굳게 잠그고 담을 높이 쌓고 살면 오히려 위험도가 높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우습게 얘기하자면 도둑이 들어와 몰래 작업하기에 적당하다는 것. 대문도 없고 현관이 오픈되어 있으면 몰래 문을 따거나 담을 넘는 행위를 절대 하지 못할 것이란다. 집안의 가구는 모두 미국에서 사용하던 것을 그대로 가져와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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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헤드가 마치 소파 등받이 같다. 일반 퀸 사이즈보다 넓고 높이가 낮아 아이들과 함께 뒹굴기에 좋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집안의 가구는 모두 미국에서 사용하던 것을 그대로 가져와 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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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과 드레스 룸을 잇는 사이에 위치한 파우더 룸. 벽은 모두 거울을 달아 답답해 보이지 않게 하고, 세면대를 설치해 간단한 세안을 할 수 있도록 꾸몄다. 세수하고 바로 화장을 할 수 있도록 동선을 줄인 것이 아이디어. |
이것 역시 미국에서 만들어 사용하던 것이다. 그의 아내가 전등갓과 비즈 장식, 항아리를 사다가 만든 것. 패션 전공자답게 어울리는 컬러끼리 잘 조화시켰다. 편안한 의자 역시 미국에서 갖고 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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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옆에 달린 방에 싱크대와 수납장, 세탁기 등을 설치해 보조 주방과 다용도실 역할을 하도록 했다. 자주 사용하지 않는 주방의 짐을 이리로 옮겨 주방이 한결 환하고 넓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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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무 재료가 따듯함을 연출하고 획일적이지 않고 남쪽방향으로 일자형의 집을 짓는다는 것이 새롭고 외국에 온듯한 분위기입니다.
감사히 스크랩 해갈께요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