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학기에 걸쳐 반장, 부반장 선거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신
셋째 아이는 지난해 가을 초등학교 2학년 2학기가 되어서야
드디어 부반장으로 선출 되었다.
그 직후 며칠동안 부반장임을 뽐내고 다니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부반장의 '부'자 소리도 내지 않는 것이었다.
어느날 저녁 식탁에서 부반장 생활이 어떤 지를
물어보자 아이는 대뜸 이렇게 대답했다.
"부반장은 할 일이 없어요. 반장이 혼자 다 해먹어요.
제가 무슨 얘길 해도 반장이 듣질 않아요."
아이는 한마디를 덧붙였다.
"나도 꼭 반장 해먹고 말 거야."
그러더니
지난 3월초 마침내 3학년 1학기 반장으로 선출 되었다.
서로 반장이 되겠다며 16명이나 출마한 치열한
선거에서 반 친구들에게 뭐라고 말했기에
반장으로 뽑히게 되었는지 물어 보았다.
아이가 대답했다.
"만약 저를 반장으로 뽑아 주시면
여러분을 위한 걸레가 되겠습니다."
그랬더니 몰표가 쏟아지더라는 것이다.
리더십의 역할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걸레의 역할은
자신이 더러워짐으로 상대를 깨끗하게 해 주는 것이다,.
내가 손해를 보는 것이다.
손해보지 않는 헌신과 봉사는 있을 수없고,
그런 헌신과 봉사 없이는 화목과 공동체를 이룰 수 없다.
[생명의 삶 9월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