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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고 맑은 계곡물과 느티나무 그늘이 어우러진 금사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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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그리운 계절이다. 절기로 보아 바닷물보다는 차고 맑은 계곡물이 더 짜릿하고 상쾌하다. 7월로 접어든 화양구곡은 1년 중 가장 맑고 청량하다. 암반 위로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는 유리알처럼 투명하고 왕모래 밭에 드리운 느티나무 그늘은 꼭 알맞게 신선하다. 평상에 두 다리 펴고 앉아 얼큰한 매운탕이라도 한 솥 받아 놓으면 한여름 더위를 오감으로 만끽할 만하다. 화양구곡을 안고 있는 충북 괴산군 청천면은 바다와는 거리가 먼 산간오지다. 30명산을 헤아리는 수많은 계곡과 맑은 하천이 전국 제일을 자랑한다. 물길을 따라 길이 열려 있어, 어디나 맑은 물이 흐르고, 물 밑은 씻어 놓은 듯한 암반이다. 고을 이름이 淸川(청천)인 이유를 실감할 만하다. 서울 중부권과 영호남, 영동 어디나 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오솔길이지만 고향길처럼 정감 있다. ◈ 길의 흐름 화양구곡 가는 길은 말 그대로 사통팔달이다. 서울과 경인지역, 충남과 호남 서해안지역, 영남내륙, 강원지역 어디에서나 하룻길로 무리가 없다. 1. 서울·경인지역: 중부고속도로 증평IC-증평(34번 국도)-괴산-화양구곡,쌍곡 2. 서울·경기지역: 중부고속도로 증평IC-증평-청안면(592번 지방도)-청천면,화양구곡 3. 청주·충남·호남지역: 청주와 청원IC-미원(19번과 32번 국도)-청천면-화양구곡 4. 문경·상주와 영남지역: 문경, 가은(922번 지방도로)-선유곡, 화양구곡 5. 문경·점촌과 영남 내륙지역: 새재터널-연풍IC(34번 국도)-쌍곡, 선유곡, 화양구곡 6. 충주·수안보 경유·강원지역: 충주-수안보(19번 국도)-괴강교-괴산-화양구곡 7. 서울·경기 이남지역: 장호원-음성(37번 국도)-괴산-쌍곡, 화양구곡 8. 영·호남 남부지역: 경부고속도로 옥천IC-보은-미원(37번, 19번 국도)-청천면 ▲괴산군으로 진입하면 이정표에 따라 화양구곡을 중심으로 선유곡, 쌍곡, 괴산읍을 차례로 연결하며 명소와 별미집을 들러 볼 수 있다. ▲길을 나서기 전, 연결되는 길의 순서와 오가는 길을 미리 정리하고 떠나는 것이 현명하다. ▲괴산 시내버스터미널 043-834-3352 ▲청천 시외버스터미널 043-832-4027 ▲괴산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청천과 화양구곡 간 시내버스가 수시로 운행된다. ◈ 먹거리/ 입맛 새로운 토속별미 괴산은 물과 거수목의 고장이다. 냇가 나무그늘 아래 평상을 펴고 얼큰한 매운탕이나 닭백숙 한 마리 삶아 놓으면, 물소리 매미소리가 선선한 바람결과 어우러지며 한여름 더위를 일찌감치 떨쳐 버릴 수 있다. 1)괴강매운탕
괴산은 바다가 먼 대신 골마다 맑은 물이 흘러내려 예로부터 민물고기가 풍성하다. 또 괴산 마늘과 괴산 고추는 단양 마늘과 영양 고추와 맞먹는 특산품이다. 다양한 민물고기와 뛰어난 양념이 빚어내는 매운탕 맛이 별미로 손꼽히지 않을 수 없다. 괴강매운탕집은 괴강교 앞에서 57년을 맞고 있다. 82세의 원조할머니가 지금도 가게를 지키고 있고, 쏘가리매운탕과 쏘가리조림이 일품이다. 냉동해 놓은 것은 아들이 그물을 놓아 잡아온 것이고, 수족관에 살아 있는 쏘가리는 충주호에서 온 것이라고 한다. 기왕이면 산 것으로 주문하는 것이 더 좋다. 괴산군 괴산읍 대덕리, 전화: 043-834-2974 쏘가리매운탕(중) 3~4인분 5만원, 쏘가리조림(중) 3~4인분 5만원 2)토속정
청천면은 화양구곡의 관문이자, 매일 아침 올갱이 장이 서는 고장이다. 올갱이가 실려 오는 청천 버스터미널 앞에서 10년을 넘어 서고 있다. 가장 맑은 계곡에서 나는 올갱이를 골라, 아욱과 부추를 넣고, 따로 담근 된장을 넉넉하게 풀고, 고춧가루로 맛을 돋우어 내는데, 구수하고 깊은 맛이 특색 있다. 국에 올갱이를 넣을 때, 그냥 넣지 않고 밀가루에 굴려 옷을 입힌 다음, 달걀을 풀어 한 번 더 입혀 씹히는 맛이 한결 세련되다. 제철에 말리거나 염장해 놓은 밑반찬들이 깔끔하게 어우러져 국맛을 더해 준다. 괴산군 청천면 청천리, 전화: 043-832-0979 올갱이해장국 5000원, 올갱이무침 1접시 2만원 3)청주식당
화양구곡의 절경인 금사담 앞 상가지역에서 내력이 가장 오래고, 음식 맛이 남다른 집이다. 8순을 바라보는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손 맛을 대물림한 지 30년이 넘는다. 직접 담근 된장과 사계절 직접 띄워 내는 청국장 맛이 별미고, 깻잎장아찌와 풋고추지, 튀각, 더덕구이, 고사리와 취나물, 텃밭에 가꿔 내는 열무김치 등이 옛 그대로 토속적인 맛으로 입맛을 일깨운다. 찬이 20가지가 넘는 산채정식과 수족관에 담아 놓은 빠가사리와 피라미, 메기, 매자, 구구리 등을 넣고 얼큰하게 끓여 내는 잡고기매운탕이 별미로 꼽혀 단골 고객들이 많은 집이다. 괴산군 청천면 화양동, 전화: 043-832-4581 산채정식 1인분 1만원, 잡고기매운탕(중) 3인분 2만5000원, 된장찌개백반 5000원, 묵밥 5000원 4)칠보산장
쌍곡계곡의 절경지역인 칠보산 등산로 입구의 용소와 문수암, 쌍벽 등이 내려다보이는 토속음식점으로 민박을 겸하고 있다. 원주민인 주인 가족이 직접 차려 내는 황기 닭백숙과 버섯전골, 시골밥상 등이 소박하고 부담 없는 상차림으로 등산객들은 물론, 가족단위 고객들에게도 편안한 집이다. 가족들이 직접 따온 산채와 버섯을 갈무리해 자연산 위주의 밑반찬과 우리에 가둬 놓고 즉석에서 잡아 푹 삶아 주는 닭백숙 맛이 일품이다. 닭을 찜 솥에 푹 삶아 건져 내 냄비에 따로 안쳐 식지 않도록 서서히 끓이면서 먹도록 해주고, 삶아 낸 국물에 닭죽을 쑤어 찬을 따로 곁들여 준다. 푸짐하고 신선한 맛이 나무랄 데 없다. 괴산군 칠성면 쌍곡리, 전화: 043-832-5594 닭백숙 1마리 2만5000원, 시골밥상(아침식사) 1인분 5000원 5)호산죽염식당
청천면에서 증평으로 나가는 질마재 조금 못 미친 산간에 자리잡은 죽염된장집이다. 된장을 사러 먼 곳에서 찾아오는 고객들을 위해 차려 내던 죽염된장백반이 소문나 된장 못지않게 별미집으로 자리잡고 있다. 깔끔한 된장찌개와 10여 가지 찬이 오르는 푸짐한 정식 형태의 상차림이 모두 죽염으로 간을 했거나 죽염된장과 죽염고추장으로 맛을 낸 것이어서 뒷맛이 한결 개운하고 담백하다. 가격도 실비에 가까운 1인분 4000원으로 일부러 이곳 음식을 즐기기 위해 증평과 청주에서까지 고갯길을 넘어오는 고객들이 끊이지 않는다. 된장과 간장, 고추장을 현장에서 판매도 하고, 택배로 보내주기도 한다. 괴산군 청천면 운곡리 87, 전화: 043-832-1388 산채한정식 1인분 4000원, 된장 3kg 3만원 6)돌집
괴산 읍사무소 입구, 주택가에 자리잡은 흑염소집이다. 괴산군 내 지역 유지들과 기관장들이 즐겨 찾는 음식명소다. 40代 후반의 여주인이 직접 차려 내는 탕과 전골, 수육이 모두 제 맛을 내준다. 신선할 때 삶아 수육을 만들고, 뼈를 알맞게 고아 담백한 육수를 마련하는 것이 비결이라고 한다. 깔끔하게 손질해 담은 흑염소 고기에 미나리와 부추, 대파, 깻잎 등 야채와 양념을 얹어 뽀얗게 우러난 염소 뼈 곤 국물을 붓고 즉석에서 끓여 먹는 전골 맛이 인기가 높다. 괴산군 괴산읍, 전화: 043-832-2096 염소전골 1인분 1만2000원, 수육 1접시 4만원, 흑염소탕 1인분 7000원 7)산길가든
미원에서 청천으로 들어가며 괴산군과 군계를 이루는 지점에 있는 관광농원이다. 아름다운 정원과 취사가 가능한 콘도 형태의 통나무 방갈로를 갖추고 있다. 40代 후반의 여주인이 직접 차려 내는 오리요리가 주변 경관과 어우러지는 맛으로 청주와 서울에까지 고객들이 이어진다. 코스요리 형태로 가슴살과 다리살을 발라내 즉석에서 양념에 무쳐 불고기로 내 반주를 한 잔 나눌 수 있고, 뼈와 남은 살을 모아 찹쌀을 넣고 백숙을 끓여 준다. 안주와 식사를 겸할 수 있고, 따라 내는 찬들이 모두 직접 농사지은 무공해 채소들이다. 청원군 미원면 쌍2리, 전화: 043-297-0969 오리한마리 1마리 3만5000원 ◈ 볼거리/청정한 계곡과 상쾌한 나무 그늘 괴산은 평지에 비해 300~400m쯤 올라앉은 산간의 분지 같은 고장이다. 전국의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명산들이 30곳을 헤아린다. 모든 길이 물과 함께 나란히 손잡고 가, 하루 내내 맑은 물과 물소리를 벗하며 지낼 수 있다. 사람의 손으로 이뤄놓은 것보다 맑고 투명하게 흘러내리는 다양한 모습의 자연하천과 물 속에 몸을 담그고 일체감을 이룬 사람들을 바라보는 즐거움이 흐뭇하기 이를 데 없다. 마을마다 수백 년 된 거목들이 그늘을 드리워 선선한 바람이 설렁이는 청정한 나무 그늘이 있고, 잠시 들어앉으면 한나절이 금세 지나간다. 다음 세대에까지도 계속 이어져 갔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게 남는다. 주중에 들러 하루쯤 묵어 오면 더욱 좋은 곳이다. 1)금사담과 암서제
6km 가깝게 이어지는 구곡의 백미로 꼽힌다. 마당 같은 암반과 쌀알처럼 굵은 왕모래가 씻은 듯 깨끗하고, 유리처럼 투명하고 찬 냉수가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린다. 물소리만 듣고 앉아 있어도 뼈 속까지 시원하게 더운 기운이 말끔히 씻겨 나가는 느낌이다. 암서제는 이같은 경관을 내려다보고 앉아 전국의 사림과 조정 대신들을 한 손에 장악하고 지냈던 조선시대 노론의 대두 尤庵(우암) 송시열이 반평생을 은거하던 곳이기도 하다. 2)선유동계곡
화양구곡의 상류(제2매표소)에서 1.5km 거리인 송면 부락에서 이정표를 따라 1km쯤 더 들어간다. 맑은 소와 암반으로 흘러내려오는 시원한 물줄기가 절경이다. 짧은 구간이지만 그늘과 맑고 시원한 소가, 물 속에 몸을 담그고 하루쯤 물놀이를 즐기기에는 모자람이 없다. 3)쌍곡계곡
충주와 문경을 잇는 새 도로의 연풍IC와 가까운 쌍곡 삼거리에서 11km 가깝게 이어지는 맑은 계곡이다. 계곡으로 흘러 드는 수많은 지천을 끼고 있어 수질이 뛰어나고 좀처럼 흐려지는 법이 없다. 물줄기를 따라 칠보산과 막장봉, 보배산과 군자산 등 이름난 등산로가 열려 사계절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길에서 잠시 내려서면 어디나 알맞은 쉼터고, 경관이 뛰어난 명소마다 민박과 음식점들이 들어서 있지만, 아직은 큰 부담 없이 쉬어올 수 있다. 4)公林寺(공림사) 느티나무 그늘
공림사는 청천사거리에서 금사담과 속리산 쪽으로 11km 떨어져 있다. 절 입구의 맑은 여울은 이름난 물놀이터다. 절 앞 축대 위로 990년 수령을 자랑하는 원로격 느티나무와 100년 가깝다는 손자 느티나무까지 느티나무 고목들이 늘어서서 계곡 아래서 절마당으로 불어 오르는 바람을 막아 주고 있다. 한여름 느티나무 숲 그늘에 걸터앉으면 나무 그늘을 스치는 바람결이 더도 덜도 없이 시원하고, 수목이 내뿜는 신선한 기운에 더위는 물론, 피로까지 말끔히 날려 준다는 것이다. 편안하고 상쾌한 기분이 그럴 만하게 느껴진다. ◈ 잠자리/ 소박하지만 고향집 같은 편안함 괴산군 내 명소들은 펜션이나 호텔 등 고급 숙박업소들은 아직 들어서지 않고 있다. 장급 수준의 욕실을 갖춘 깔끔한 민박들이 있지만, 주말은 7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는 이미 단골 고객들이 예약을 마친 상태다. 주중에 한해 2~3일 전에 예약하면 이용이 가능하고, 좀더 편한 잠자리는 수안보온천과 초정약수지역을 찾으면 불편이 없다. 1) 칠보산장
쌍곡계곡 중간쯤, 덕바위와 문수암,용소를 거느리고 앉은 통나무집 민박이다. 욕실이 있는 장급 수준의 4~5인용 방이 5개, 7월부터 성수기로 1실 6만~7만원 수준이다. 식당을 겸하고 있어 아침식사는 물론, 닭백숙 등 별미도 즐길 수 있다. 전화: 043-832-5594 2) 삼정골관광농원
미원에서 청천면으로 들어가는 야산자락에 있다. 2층 구조의 통나무 방갈로가 8동 있다. 7~8월은 주중과 주말 모두 1동 7만~8만원 선. 침대방과 온돌방, 거실, 욕실로 구성되어 있어 4~5인 한 가족이 사용하기에 더 없이 좋고, 가까운 사이면 두 가족이 함께 사용해도 무리가 없다. 취사가 가능하고 아침식사와 별미 오리요리가 전문인 식당을 겸하고 있다. 전화: 043-297-0963 3) 화양민박 화양구곡 금사담 음식촌에 있는 재래식 민박집이다. 옛 한옥이지만 성수기마다 도배와 장판을 새로 깔고, 집안을 손질해 정갈하고 깔끔하기로는 손색이 없다. 욕실과 화장실이 따로 떨어져 있어 젊은 사람들에게는 다소 불편할 수 있지만 잠자리는 크게 부담 없이 편안하다. 1실 3만~6만원. 전화: 043-832-213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