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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잊었던 그시절 누구나 성인이 되기까지는 사춘기를 겪는다. 지금이야 어른들이나 아이들이 사춘기라는 단어를 많이 들어서 그렇지 내가 유년기 때에는 사춘기가 무엇인지, 그렇다고 어린 학생들이 현재 겪고 있는 것이 사춘기인지도 모른 체 그냥 부모말씀 선생님 말씀 잘 듣지 않고 잘 삐지기도 했다. 학교 선생님과의 갈등은 거의 없었으나 지금 생각해 보면 개중에 아이들은 있었기도 했다. 작은 문제까지도 거의 없었으나 나의 세대에 학생들은 지금처럼 심각하지는 않았다. 거의 모두의 학생들은 순진하게 말들을 잘 들었다. 그러나 내가 사는 마을에 나와 함께 초등학교 동창 둘과 초등학교에 함께 다녔는데 한 녀석은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생각이 깊은 녀석이었다. 또 한 녀석은 보자기 책 보따리를 둘러메고 학교를 다니곤 했는데 책 보따리를 버리지를 않나 얼마나 망나니 짖을 하며 부모 속을 썩이는지 내가 부모라도 참 힘들었을 것 같았다. 두 녀석 모두 초등학교도 졸업 못하고 먼저 세상을 등졌다. 지금 생각하니 참 애석한 마음이 든다.
사춘기를 논하자는 것이 아닌 나는 청소년기를 보내면서도 외국의 팝송을 무척 좋아했다. 어떤 동기가 생겨 그랬었는지도 몰라도 거의 미치다시피 좋아했다. 자정이 넘어 1시 30분 애국가를 들으며 방송이 끝나는 시간까지 이불속에서도 작은 트랜지스터라디오를 껴안고 자곤 했다. 먼저 70년대 초 군대에 입대하기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 보자. 당시는 텔레비전이 거의 없었을 때이고 있어도 시골동네 공회당이나 마을회관 같은 곳에는 화면이 많이 흔들리고 네 다리가 있는 흑백수상기와 서울도 좀 산다는 집에도 흔들리는 화면에 흑백텔레비전 정도였으니 청소년들의 문화생활이라야 고작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이런 방송정도였다. 지금 기억나는 것은 유별나게 많은 방송을 했던 팝송프로크램이다. 오전에도 여성시대라든지 교양프로그램에도 중간 중간에 팝송을 내 보내주기까지 했다.
또한 당시의 라디오는 휴대용 트랜지스터라디오가 많았으며 조그마한 1.5볼트 건전지 네 개가 들어갔는데 건전지를 오래 쓰려고 큰 6볼트 건전지를 라디오 뒤에 검은 고무줄로 칭칭 감아 묶어 다니면서 듣곤 했다. 밤을 잊은 그대에게 팝음악 방송을 비롯해 팝음악 방송은 심야에 여러 방송국에서 내보냈지만, 낮에도 다른 이름으로 지금은 당시에 방송 통폐합으로 동아 방송에서 DJ최동욱 씨가 진행하던 “3시에 다이얼” 과 최동욱 쇼도 있었으며 후에 가수 박인희가 진행할 때 까지 꾸준한 인기를 얻기도 했다. MBC방송 김기덕의 팝스다이얼도 인기가 많았다. 팝스다이얼은 낮 오후시간 방송이었다. 후에 김기덕 씨가 편집하여 발매한 팝스메들리는 테이프와 CD로 제작되어 90년대에 많이 팔리기도 했다. 내가 기억하는 심야의 음악방송은 동양방송의 “밤을 잊은 그대에게” 비롯해서 동아방송의 “0시에 다이얼” 과 문화방송 이종환에 “밤에 디스크쇼” 박원웅의 “한 밤에 음악편지“ 도 기억난다. CBS·기독교방송까지 이렇게 경쟁하며 인기를 누리던 방송들이 10. 26이라는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을 계기로 12.12사태를 겪으며 신군부의 정권 장악으로 큰 소용돌이속에 빠져 전후 무후한 방송통폐합이라는 역사를 되돌리는 슬픈 경험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어떤 역사도 굴러 간다고 할까! 지금 기억나는 심야방송 아나운서는 인기절정에 TBC 동양방송에 박병학 황인용 차인태 씨를 비롯해 DJ는 대표적으로 종로의 음악다방실 ”쉘브르“ 의 이종환. 3시에 다이얼의 최동욱과 가수 박인희 박원웅 씨도 진행했으며 후에 통기타가수로 유명한 윤형주 등 인기가수들이 방송에 나와 DJ활동을 이어갔다. 나는 여러 심야라디오방송중 동양방송 · TBC를 많이 들었다. 특히 박병학 황인용 아나운서가 DJ로 청취자들을 즐겁게 했다. 특히 오랫동안 특유의 목소리를 내는 이종환 씨가 DJ를 했던 MBC 문화방송 밤에 디스크쇼는 여학생 청취자들이 많았다.
지금도 비슷하긴 하지만 음악편지를 직접 써서 방송국 담당자에게 보내면 DJ가 선별해 읽었으며 또한 전화번호를 적어서 보내면 보낸 청취자와 통화하며 감수성과 사춘기에 들었던 많은 중고·대학생들이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40여 년이 지난 지금 지난 영사기를 돌리려니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심야 음악방송은 자정이 가까운 11시나 11시 30분부터 시작했다. 지금이야 통행금지가 없어 느낌이 전혀 없지만 당시엔 밤 11시면 한밤중이었다. 한 겨울이면 기나 긴 밤이었다. 거의 모든 사람이 깊은 잠에 들었을 시간이다. 내가 특히 좋아했던 팝송가수는 미국의 ”사이몬과 가펑클” 이라는 남성듀엣 가수인데 모두 법학과 영문학을 전공한 공부하는 듀엣이었다. 가장 많이 들었던 곡은 "철새는 날아가고· El Condor Pasa"라는 남미풍의 팝송이었는데 구슬프게 우는듯한 멜로디가 정말 듣기 좋았던 음악이다. 또 많이 들었던 그 듀엣의 노래는 영화 “졸업 · The Graduate”에 삽입되었던 유명한 “스카보로의 추억 · Scarborou Fair"은 너무나도 유명하다. 침묵의 소리 · Sound of Silence" 와 "로빈슨 부인 · Mrs, Robinson"을 비롯해 “시실리안 Cicilliens” 과 고등학교 다니면서도 열심히 운동을 해 권투선수가 되었다는 “더 박서 · The Boxer” 등 수 많은 히트곡들을 듣곤 했다. 영화 “졸업“에서 마약의 물든 로빈슨 부인의 담배 피는 모습은 지금도 생생하다.
계속 같은 음악을 또 듣고 싶으면 이 방송 저 방송 사이클을 돌리며 옮겨다니면서 조금 있다보면 방송에서 또 나오곤 했다. 아마 음악을 담당 했던 DJ들의 성품과 PD들의 선곡이 거의 비슷한 것 같았다. 당시 팝송가수들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가수들이 많았던 시절이었으며, 인기 막바지에 비틀즈와 톰 존스, 크리프 리차드, CCR과 매우 맑고 청명한 목소리에 그리스 가수 나나모스꾸리가 등장했다. 지금도 가끔 듣는 "Over and Over"는 너무나 유명하다. 아마 우리나라에도 세 번이나 방문한 기억이 난다. 팝음악의 르네상스시대였다. 비록 물질에 대해서는 부요하지는 않았지만 산업화시대 초기에 정서적으로 문화의 풍요함을 함께 보냈던 70년대였다. 어쩌랴 국가의 부름은 나도 빠질 수 없었다.
1974년 4월 2일 의정부 101보충대로 집결한 나는 의정부역에서 출발한 군용열차에 내 몸을 살았다. 차장 밖에서 손을 흔들며 따라오는 어느 여인도 보였다. 마치 동화 속에 그림이 아닌 실제로 출발하는 열차와 함께……. 내 여인은 아니지만 내 여인처럼 지금도 생각난다. 아쉬움 속에 추억을 길었던 3,4년 동안의 그 모든 것은 입영으로 무치고 말았다. 가평에서 군대생활이 영글어 갈 무렵 어느 날 중대장이 호출했다. 야! 이 하사. 네가 팝송을 좋아한다면서. 예 중대장님 그렇습니다……. 중대장님. 당시 가정 같은 내무반 생활이 되도록 중대본부에 음악실을 준비해 취침점호 끝나면 잔잔하고 은은한 음악을 내보내줬으면 좋겠는데……. 하며 내게 말을 했다. 나도 익히 중대장이 팝송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더없이 좋아했다. LP판 올려놓는 턴테이블과 전축은 내가 준비할 테니 이 하사는 2박 3일 휴가 줄 테니 LP판을 서울 가서 준비해 오라는 말을 했다. 조용한 음악을 지금의 평화시장과 청계천4가는 음악LP판을 많이 팔고 있었다. 여러 곡이 들은 판들을 구입해 귀대해 저녁 10시가 넘어 취침시간이 되면 조금의 멘트와 함께 20분 정도 팝음악을 들려주곤 했다. 77년 새해가 첫 달이 지나 전역했다. 그런데 3년이라는 세월이 그렇게 길었던가. 팝송이라는 음악이 나에겐 맥을 끊은것 같았다. 지금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유추할 수가 없다. 왜 그렇게 되었는지 감이 잡히질 않는다. 그 유명한 밤하늘의 트럼펫과 평화의 나팔소리는 언제 들어도 편안한 음악이다. 고된 각자의 일과를 마치고 모은 두 손을 가슴에 얹고 잠을 청했던 병사들에게 그것보다 더 좋은 평화의 시간이 어디 있으랴. 40여 년 전에 젊은 그대들 지금도 평화의 나팔소리를 듣고 있는지. 시원하기도 했고 아니 아쉬움이 더 진했던 내 감정이 기억나지 않는 나보다당신들이 진정한 애국자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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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녁시간 맛있게 하시고
편안한 저녁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맹호
세상에서 젤루편한 자세로 휴식하는 그런 밤이 되시길요~~~^^저녁식사는 마치셨겠지요?
저는 시어머니께서 오셔서 순대국밥 사주셔서 함께 맛나게 먹구 모셔다드렸네요~~물론 남편님도 같이~~~^^
@코알라야 예. 감사합니다.
호
처녀 총각 음악 한 곡 올리고
이제 사무실에서 나갑니다.
시어머니와 부군이랑 함께
아름다운 저녁 식사시간이었군요.
순대국, 와.....맛있었겠다...요^^^
편한 시간 보내세요.
내일 만나요
맹
@음악과 대화 넵.
참. 드라마는 안보신다고요?
하지만 이 드라마는 한번 보세요.
밤 10시에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
군인이야기 입니다.
@코알라야 예. 코알라야! 님
기회되면 시청해 볼께요.
오늘도 승리하시기 바랍니다
엣날생각나는글이군요 들녁에나갈때면 라디오들고가서밭고랑에놓아놓고 라디오방송들으면서밭도매고하던그시절이떠오르네요
추억속에라디오이야기재미있게엣추억떠올려봅니다 감사합니다
시골땅님
하세요. 일전에도 잠간 들어오셨던 기억입니다.
그렇지요
당시 문화는 조그마한 트렌지스터 라디오죠.
라디오가 문화의 모두였으니
이동 할 때는 필수뭎이었다고 할까요
그 후 워크맨이라는
리시버를 귀에 꽂고 다니며
지금의 휴대폰 처럼 음악을 들었지요.
군대문화와
추억의 글도 부탁합니다.
3. 1 휴일을 보내니
벌써 주 중반이네요.
봄의 소리 들으시며 오늘 하루도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맹호
삭제된 댓글 입니다.
봄이 주는 소식과 함께
행복의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맹호
음악과대화님감사합니다
햐~~!!
긴 ~~~~글 쓰시는라고 수고도 많으셨을듯..^ㅎ^
잘 지내셨어요?
일이 바빠서 잘 못들어와 약속을 못지키네요=..ㅎㅎ
사이먼과 가펑클의 애소띤듯한 목소리 지금들어두 좋아요
올려주신글 잠깐 들려서 보고갑니다
즐건 주말 맞으세요~~~*.-;;
맹호~!!! ㅋ
아름다운글향기님!
감사합니다.
봄의 여신은
어김없이 약속을 지키네요!
따뜻함과 화사함과
아름다운 꽃 소식과 함께
나무 이파리들도
삐죽삐죽 거리며
기온을 노크하드시...
비가 온다는데...
그것도 봄의 소식이겠지요.
즐거운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맹호~
@음악과 대화 아들도 열심히
충성하며 훈련 잘 받고 있겠지요!
입대한지 3주 정도 되었나요?
맹호!
@음악과 대화 네
이제야 댓글 보네요~~^.*
늦은 저녁먹구서 들려봅니다~
늘 따뜻하게 안부 물어주셔서 고맙습니다~
편안한 휴식되시어요~~~~♡
그시절 흑백 TV는 좀 잘 사는 집에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부족하던 시절 였습니다.
아무래도 그랬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맹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