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이 웬수같은 얄미운 친구야 부산살때는 너 얼굴도 모르고 서울 이사 오기전 까지 이십 년이나 살았다 겨울 눈에 익숙하지 않은 습관이란 얼마나 무서운 건 줄 아능감
세살 배기 어릴 때 할부지 초상나서 어른들이 지팡이 잡고 곡을 할 때 나는 빨래 방망이 잡고 따라 아이고오 아이고오 하면서 곡을 어찌 청승맞게 잘하는지 어른들이 곡을 하다 잠시 슬픔잊고 나를 보고 웃었더랬다
그런 어릴 때 잡은 유서가 있어 나무로 만든 작대기는 뭐든 잘 잡는다 그래서 그 작대기로 지금은 밥을 먹고 집칸을 마련하고 산다.
그리고 바야흐로 중년이 되어 큰 작대기도 잡기 시작했으니....... 싱글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가 아니라고 여겼다.
그러나 나도 모르는 세월에 미끄덩해서 골프싱글은 못되고 돌싱글이 되어 버렸다. 환갑이 넘어도 네 앞에서는 환갑이 아니라 완전히 반 미쳐버릴라 한다.
네가 꽃같은 나의 이십대 청춘을 얼마나 많이 길거리에 패댕기치었던가..... 그것도 한 두 번도 아니고..........
그래서 내 궁둥이에는 삼신할매가 발로 차서 내 쫓은 자국보다 더 시푸른 멍이 들어서 목욕탕가면 또 얼마나 창피하고 신경이 쓰였는지 아능가 어떤 새디즘 남정네한테 끄덩잡힌 자국처럼 보여서.............
삼 년 고개서 날마다 넘어지면 소원성취를 한다지만 서울의 유명한 명동고개와 한남동과 청량리서 날마다 삼년을 넘어져도 소원성취는 고사하고 아직도 불감청 고소원은 남아서 뇌이는 꼬락이시라..
그렇게 꽃다운 내 청춘을 볼상 사납게 하고도 어찌 충청도 이 곳 까지 따라와서 삼 십대의 활짝 핀 내 얼굴... 그것도 비록 얼굴이 까무잡잡해도
미소하나는 재클린 만큼이나 개성이고 건치대회에도 나가보라고 권유받았던 그 기막힌 내 입술과 이빨도 네가 까뭉개져버렸지 않은가..............
가지런한 앞니가 세 개나 어긋나게 나를 계단에서 팽개친 네 놈.... 그래서 맞선이나 미팅을 한 번 도 못 본 한서리란........
그리고 내 허리는 또 우떻게 만들었냐 너무나 호리호리 하여서 누구나 한 팔로 안으면 꼬옥 감칠나게 안길것 같다고... 어릴 때 기계체조로 다듬어진 그 유연성있는 허리도 무참하게 망그러뜨렸잖나...
경추 4번과 5번에 금이 가서 몇 달 동안 허리를 못 쓰고 허리에 군 살이 붙어 절구통보다 더한 맥주병이 되어서 낑낑 대던것이 바로 엊그제 같이 생생이 사무치다
그 뿐이냐... 내 발등은 또 우떻게 되었냐.... 작년 이맘 때 나 먹으라고 어떤 할매가 동치미를 주었는데 엄동삭풍이 불어 닥쳐서 그 동치미가 얼어서 불쌍하게 될 까봐 동치미통을 끙끙안고 안으로 모시는데
네가 또 나를 삐끗하게 해서 ...으 휴.... 입방골이 결단 나서 두달을 목발을 짚고 다니느라 겨드랑이에 물집이 커다랗게 생겼다.
그래도 난 그 귀한 동치미통을 안 놓치고 귀하게 꼬옥 끌어안았다. 마지막 순간 막판까지 악착으로 ....꽈...땅! 그러다 보니 주저앉아 넘어지긴 넘어졌는데 그 동치미통이 내 다리와 발등을 찍고 앉은 꼴이었다. 동치미는 무사 안녕히 안으로 모셨지만 난 무사안녕치 못했었지.
그렇게 나를 못 살게 굴던 네가 우찌 요렇게 끈덕지게 또 나를 물고 늘어지는가 널 피해갈라고 오늘은 사랑하는 나의 애마도 그대로 두고....
애마이야기가 나왔길래 말이지... 내가 세차를 잘 안한다. 왜냐고.... 절대로 게을러서가 아니다. 차가 넘 삐까뻔쩍하면 어딘지 안 편해서....
삐까뻔쩍할 정도는 아니더래도 넘 바쁘고 아프다 보니 세차를 못하다가 사흘 전에 큰 맘 먹고 얼마나 정성들여 싹싹하고 씼었던가....
근데 시상에 하루도 아니고 한 시간후에 네가 그 차위에 하얀 솜방퉁이 처럼 올라 앉아 나를 향해 보란듯이 빛난 건치를 자랑하며 웃었지 난 그때 너무나 약이 올랐가지고 빗자루를 가지고 너를 마구 치대고 뽀샤서 날려버렸다.
그런데 그렇게 여러 번 골탕먹인 것도 모자라서 또 다시 나를 대리석 빌딩초입에서 발라당 뭉그러뜨렸더랬지.
대체 너는 나와 무슨 인연인지 악연인지..... 야...네가 차라리 남자라면 내가 맞춰보고 끌어안든지 할 것인데 좀 요령이 생겨 익숙해질라하면 금새 춘풍을 타고 사라지는 얄미운 골탕친구야
겨울 눈인 동설 미워할 수 없는 친구야........ 웬수같으면서도 네가 피우는 눈꽃들이 너무 사무치게 내 맘안에 정꽃을 피우게 하는 살가운 애인같은 너......... 네가 없으면 어찌 겨울이 겨울답겠으며 네가 아니면 어찌 봄꽃이 그렇게 화사하겠으랴.....
늘 날 골탕먹이는 웬수......... 내가 이렇게 너를 고자질 하는 듯이 하지만 사실은 그만큼 네게 정이 들었는지 모른다.
고맙다. 네가 내 하얀이를 세개나 안 부러뜨렸더라면 재클린버금가는 미소로 얼마나 많은 이의 혼을 세뇌했겠으며 네가 내 허리를 작살내지 않았으면 얼마나 많은 아방궁을 거쳤겠냐..
어느 시인이 가을 달보다 높고 봄 물보다 깊은 사랑을 노래했듯 봄 물이 깊은 것은 오로지 너의 공로란 것을 내가 잘 안다.
네 놈의 영혼이 고스란히 녹아서 봄 물이 그렇게 정신을 쇄락하게 맑고 청량하고 달고 깊지 않은가.... 나를 낳은 울 엄니의 자궁안의 젖줄처럼 말이다.
언젠가 네 본거지에 나는 한 번 쳐들어 갈 것이다. 그래서수 십여년간을 집요하게 날 잡고 물어지는 너에게 내 몸뚱이를 다 들이밀고 그냥 네게 푸욱 안길터이다
겨울이면 어김없는 골탕친구야 그 때까지 줄창 안녕하여라 너의 본 정체가 금강석 다이아몬드눈물 이란 것을 난 안다
그리고 다이아몬드는 사랑의 결정체가 아닌가 그래서 널 미워할 수가 없다. 난 네 집요한 구애를 받아 들일 것이다.
비록 만신창이의 몸이 되었지만은 아직도 살날도 남았고 육신의 살맛(?)도 남았으니....
다시 너를 만나는 시간이 간절히 그리워지는 즈음에 두서없이 쓴다. 올 겨울 우리 함께 한 몸으로 뒹굴어 보자꾸나!
첫댓글 맞짱 뜰 준비와 각오가 있어 보이시는데요~
애증의 관계처럼 슬픈일도 없는데~한편
남은 생은 그래도 봐주시면서 사실것 같으네요....
살다보니 너그러운 마음도 생기고....
주제가 제겐 어려워서 횡설수설하게 되네요~^^
잘 읽고 갑니다..
미운 정이 콕콕 박혔군요
도저히 못 헤어지겠어요
제 애인은 이제 곧 옵니다
가을이란 앤이지요
전 평생 그 앤과 의 만남으로
나머지 계절을 견딘답니다
나이 들면서 귀찮고 짜증나는 때깔 고운 동설님 .
분하셔도 그리운 벗이 되니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
판소리 한 대목 감상하는 느낌이었습니다 ~
오분 전님
그냥 해학적으로 풀었는데
판소리 한 대목같다는
느낌좋은 댓글 고맙습니다
평온한 하루 되세요
잘 읽고 갑니다.
ㅎㅎㅎ
해학이 넘쳐요.
위 어느분마따나
판소리 한마당 떠올려집니다.
冬雪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