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가 올 9월부터 2년간 초등학교 1, 2학년 영어교육 시범학교(각 시·도별 3개교씩, 서울·경기는 4개교씩, 전국 50개교)를 운영할 계획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시범실시 결과를 바탕으로 2008년 전국 확대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전교조를 비롯한 교육단체들은 시범학교 선정 중단과 현 초등 영어교육과정에 대한 재평가를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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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올 9월부터 초등학교 1,2학년 영어교육 시범학교를 실시하는 한편, 이를 바탕으로 2008년 전국적 확대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안옥수 기자 |
김해경 전교조 초등위 참실국장은 “초등 1, 2학년에 영어가 도입되면 3, 4살부터 영어조기교육을 실시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게 될 것”이라며 “결국 초등학교 입학 전 영어 유치원이 일반화되어 영어 사교육시장이 지금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1997년 초등 3학년에 영어교육이 처음 실시되었을 때 영어 학원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언어 학원은 전국 2412개 정도였다. 또한 그 이전인 1993년(1602개)부터 1997년(2412개)까지는 4년 동안 평균 11.6%로 증가해 완만한 증가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영어교과가 6학년까지 확대 실시된 2000년(2470개)부터 2004년(7299개)까지는 무려 40.4%의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6학년이 영어를 배우기 시작한 2000년(2470개)부터 2001년(4067개) 사이에만 64.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박거용 상명대 영어과 교수는 “초등학교 1,2학년이 이미 특기적성으로 영어를 배우고 있기 때문에 이를 공교육에 흡수해 모든 아이들에게도 영어교육의 기회를 주자는 교육부의 발상은 위험한 논리”라며 사교육 시장이 확대되고 심화시킬 수 있음을 우려했다.
현재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영어 유치원의 수강료는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에 이른다. 서울에 있는 ㄹ영어 유치원 입시담당자는 “5살 영어 유치원 반은 입학금이 별도이며 한 달 수강료가 백만 원 정도인데, 현재 자리가 없다”며 “대기자 명단에 올릴 경우 10월 말 입학 설명회에 참여할 수는 있다”고 밝혔다.
대구, 부산 등의 지방 도시들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아 수강료가 월 50만 원에서 60만 원이나 되고 있다. 그런 만큼 2008년 교육부의 결정이 가지고 올 사교육 시장의 빅뱅이 두렵다는 지적까지 일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부 영어교육혁신팀 김천홍 팀장은 지난 10일 한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연구학교 운영이 영어교육 확대 결정은 아니다”라고 발을 뺐지만 이를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아 보인다.
이에 대해 김해경 참실국장은 “시범학교 실시가 결국 1, 2학년 영어교육을 전국으로 확대하려는 의도가 아니겠냐”고 반문한다.
이와 관련하여 전교조는 지난 15일 1, 2학년 영어교육 확대를 반대하는 학교대표자선언을 발표하고 25일까지 교육부로 반대 서명지 팩스 보내기 등 투쟁일정을 잡고 있어 마찰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