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웠던 시절 자식들을 키워낸 어머니의 이야기입니다.
서너 번에 걸쳐 써내려 갈 예정입니다.
우리 어머니는 오래전 돌아가셨지만
살아 계실 적 엄동설한 매운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새벽잠을 떨쳐내고 제일 먼저 잠자리에서 일어나
따뜻한 밥을 지어 할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자식들에게 주려고
동네 공동 우물샘에서 두레박을 이용하여 우물물을 양동이에 퍼 담아
무거운 물동이를 머리에 받쳐 이고 집안으로 돌아오실 때 모습은
두레박을 한 손에 들고 나머지 한 손으로는 물동이 손잡이에 힘을 주고서
양동이에서 한 두 방울씩 떨어지는 물방울에
얼굴을 젖어가며 부엌 한쪽 구석에 있는 물항아리를 채웁니다.
옹기 항아리 물독에 채워진 샘물은
목이 마를 때 언제든지 바가지로 물을 떠 마실 수 있었습니다.
우리 어머니께서는
된장국으로 단백질 보충을 아셨는지 알 수 없으나
쌀 씻을 때 나오는 뜬물로 된장국을 끓려 밥상에 올리면서
된장국을 많이 먹어야 건강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기도 하였습니다.
지금은 흔하디 흔한 멸치인데
그 시절 된장국에 어쩌다 한 번 귀한? 마른 멸치 한 두 줌 집어넣고
끓인 된장국은 다른 날과 달리 맛이 더 있었습니다.
밥그릇을 비울 때쯤 된장국 끓일 때 넣었던 멸치들이
국그릇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작은 멸치들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옹색했던 그 시절 겨울 날씨는 왜 그리도 추웠을까?
어릴적 살았던 동네 옹달샘은
두레박 없이도 허드레물을 떠 올 수 있는 곳
밤사이 눈이 내렸던 이른 새벽 어머니는 양동이를 챙깁니다.
어머니의 헌 고무신은
깔끄러운 밑바닥 무늬가 닳고 닳아 없어져
발을 내딛을 때마다 미끄러운 눈길을 조심조심 헤쳐가며
아침 동트기 전 옹달샘에서 물을 길어와 가마솥에 채운 후
아궁이에 불을 지펴가면 솥뚜껑 사이에서 김이 피어오르면서
따뜻하게 데워진 물로 어린자식들 부터 차례로
어머니 손으로 세수를 시켜 아침밥을 먹여 학교에 보냈답니다.
이어서 다음 장으로
첫댓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글을 재미나게잘 쓰시네요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