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금庚金이 사화巳火에 장생長生하는 이유
십간의 목화금수 곧 갑목과 병화 경금 임수는 해수와 인목 사화 신금 중에서 장생한다. 천간과 지지의 관계를 살펴보면 갑목과 해수 병화와 인목 그리고 임수와 신금은 천간이 지지의 생지를 장생지로 삼고 있다. 그런데 경금만 유독 극지 왕상휴수사로 말하면 사지에서 장생한다고 한다.
만일 경금처럼 모든 천간이 사지에서도 장생할 수 있다면, 갑목은 신금에서 장생할 수 있고, 병화는 해수에서 장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를 임수에도 적용하면 진술축미에서 장생할 수 있다고 말해야 옳을까? 혹자는 갑목이 신금에서 생을 얻는다고 말한다. 신금 중에 임수가 있어서 절처봉생이라 말하기도 한다. 그러한 이치가 있을 수 있을까?
나는 경금이 사화에 장생한다는 고인의 말을 믿지 않았다. 부정했다. 학문이란 일정한 틀이 있어야 한다. 그 변함이 없는 상궤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일년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로 이루어져 있고, 이를 목화금수에 대비한다. 인도는 지수화풍 사대로 만물의 구조를 파악하는데, 중국은 이를 오행으로 이해하고 있다. 나는 지수화풍을 사계절과 어떻게 대비시키는지를 모른다. 어떻든 일정한 규칙이 상존한다. 그런데 사계절을 오행의 틀에 적용하면 짝이 맞지 않는다. 여기에 간극이 있다.
봄과 여름을 소양 노양이라 말하고, 가을과 겨울을 소음 노음이라 말한다. 병화 노양이 인목 소양에 장생하고, 임수 노음이 신금 소음에 장생한다는 논리는 매우 당위성이 있어 보인다. 민일 갑목 소양이 해수 노음에 장생할 수 있다면, 경금 소음도 또한 사화 노양에 장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찾아낸 논리의 일관성이다. 나의 이 주장이 옳다면 아마도 고서에서도 이미 밝혀 놓았을 것이다. 다만 과문하여 그 소식을 찾지 못했을 뿐이다. 그런데 이 주장이 옳지 못하다면 아마도 나의 억단이 발로된 것이라 이해하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