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요훈 기자
세 살 버릇 여든 간다고, 오냐 오냐하며 받아주었더니 할애비 수염 뽑고 상투 잡아 흔든다. 나라 꼴이 개판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 페북에 그런 글을 많이 올렸다. 기자이기에 언론을 비판하며 올린 글이다. 조선일보의 막무가내 선전 선동을 비판하는 동시에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문재인 정부의 무기력함에서 발원한 답답증을 그렇게 토로했었다.
윤석열 검찰이 전직 대통령 문재인을 뇌물 혐의로 수사한단다. 나는 문재인을 좋아한다. 내 눈에 그는 정치 리더라기보다 종교 지도자에 가깝다. 신부 복장을 하면 누구보다 어울릴 인격자다. 뇌물이라구? 소가 웃겠다. 세뇌된 TK 노인 아니면 누가 그걸 믿을까? 그걸 믿는다면 확증편향 환자라는 자백인데.
대통령 문재인은 손에 칼을 쥐어줘도 그 칼을 쓰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칼 좀 쓰라고 그렇게 성화를 해대도 윤석열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감싸던 대통령이었다. 그 고매한 인격에 속 좁은 내 심장은 터질 것 같았다. 그때의 무력감은 지금도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거듭 말하거니와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조선일보 기자와의 접촉을 끊어라. 국민의힘 의원들도 조선일보 구독을 끊어라. 조선일보를 끊는다는 건 일반 대중과의 접촉 면적이 넓어진다는 거다. 당신의 정치 수명이 늘어난다는 거다. 한동훈의 표현을 빌리자면, 국민 눈 높이와 시선을 맞추는 거다.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다. 국힘 의원 김장겸이 나를 고발했단다. 국회 청문회에서 한 나의 발언에 시비를 걸어 보복을 주문한 것인데, 일제 고등계 형사가 어느 날 갑툭튀로 나와서 독립투사를 고발한다면 이런 울분을 느꼈구나 하는 대리 체험을 하는 기분이다.
국힘 의원 김장겸은 나와 MBC 입사 동기다. 살다보니 넘을 수 없는 강 건너에 살고 있다. 나를 죽여라. 그렇지 않으면 끝까지 쫓아가 너의 더러운 과거를 고발할 것이니. 그것이 기자로 산 나의 숙명이니.
문재인을 수사하는 검사들이여, 한번 쯤은 생각해보라. 당신은 그런 인간으로 살아왔는지. 살면서 한번이라도 남에게 따뜻한 연탄이었던 적이 있는지. 당신의 아들딸에게 아비로서 자랑할 만한 인간으로 살고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