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규대사 유적을 순례하며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금요일은 문화재청 후원으로 열리는
지역 문화 체험 프로그램인
생생문화체험 프로그램 강의가 있는 날입니다.
오늘 강의는 4공주에 있는
혈사지의 보존과 활용 방안에 대해
지난 주 공주의 사찰이라는 주제로
공주학에서 발표된 조원창 선생의 글을
소개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삼십분 정도 진행한 다음
이런 기회가 아니면 다시 모여서
찾아 보기 어렵겠다 싶어서 참석자들과
기허당 영규대사 묘소와 영정각 그리고
표충원및 정려를 돌아보기로 하였습니다.
대부분 공주에 살기는 하면서도
영규대사의 묘소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은 까닭에서
생각한 것입니다.
1시 30분경 대절한 버스를 타고
계룡면 유평리에 도착
기허당 영규대사의 묘소에 올라
거룩하신 호국의 각령 앞에 참배를 하고
순의실적비와 영정각을 둘러본 후
기허당의 출가 본사로써
추갑사라 알려진 갑사 주차장에 도착하여
오리길을 천천히 걸어서 올라갑니다.
고목에서 떨어져 날리는 잎새와
울긋불긋 물이 든 단풍 숲을 걸으며
마음은 어느새 불국정토에 다다른듯
지친 심신이 평안해 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일주문을 거쳐 사천왕문에 이르러
갑사에 사셨던 부도군으로 방향을 바꾸고
서산 사명 영규대사의 영정과 위패를 모신
표충원에 들러 참배를 하였습니다.
대사의 애국애민 정신을 온전히 살피고자
위당 정인보 선생이 찬한 비문도 둘러보고
갑사 강당에서 열리고 있는
불모 도현의 수월관음 고려불화 전시회도 본 뒤
대웅전과 각 전각에 참배를 마쳤습니다.
일행은 대적전으로 가며
보물로 지정된 갑사 동종과
우공탑과 윤모씨 별장및 사자암에서 이운한
부도를 살펴 보고 계곡물길을 따라
주차장 방향으로 향했습니다.
중간에 마주하는 갑사 철당간의 위용에
모든 사람들이 입을 크게 벌리고
요즘같은 크레인이 없는 시절에
어찌 이것을 연결해 올렸을까 감탄합니다.
그냥 절에 오면 법당에 참배하고
내려가느라 바쁘기에
제대로 갑사를 알 수 없었는데
오늘 스님 덕분에 갑사를 일부분이나마
더 알게 되었다 좋아들 하십니다.
날이 약간 궂어서 비가 오락가락하였지만
계룡면 정려에 도착하여 마지막 일정을 마치고
공주로 향하는 차에 비가 흩뿌리기 시작합니다.
동행한 김미경교수는
기허당 영규대사 동상을 세우는 일을
몇몇 사람들과 추진하고 있다 하여
사람들의 박수를 받았습니다.
응단 일찌기 모셨어야 하는 일이고
누군가 꼭 해야 할 일이라면
우리 생생 프로그램에서
서로 공부한 우리들이 협조하는 것이
더 좋은 모양새가 될것이라는 공감을 얻습니다.
다음주는 아마도 북혈사지로 알려진
연기군 비암사를 다녀 오는 일정이 될것 같습니다.
추갑사와 기허당 영규대사의 모습
사진으로나마 감상하시면서
나라가 있은 다음에 우리 수행자가 있다
하시며 분연히 떨쳐 일어 나
목탁과 경서를 내려 놓고 승병을 모아
청주성을 탈환하고 금산 전투에서
장렬하게 산화 해 가신 기허당과
800의승들을 생각하며
좋은 가을날 보내시기 바랍니다.
-공주 상왕산 원효사 심우실에서-
(글:해월스님 2017년 11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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