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렇게 살자
산은 침묵하며 살고
강물은 낮은 자리에서 살고
태양은 제 몸을 불태우며 살고
갈대는 흔들리면서 살고
잡초는 짓밟혀도 산다.
그러니
우리도 살아내자
기어코 살자
꿈이 보이지 않아도
고독이 뼈마디 마디를 쑤셔도
현실이 칼날처럼 잔혹해도
모두가 등을 돌렸다 해도
하늘이 부를 때 까지
눈물겹게
황홀하게
장엄하게 전율하며...
-김민소-
-지인이 보내준 톡에서-
💜설화로 피어나리
https://m.cafe.daum.net/dreamt/Snn0/9655
남매들 함께하니
절로 웃음
항상 이렇게 살아가기를...
어제 저녁에 약속이 갑자기 이루어져 오늘 아침 일찍 세종으로 올라가기로
새벽에 일어나 일기 써 톡을 보냈다
체조와 스쿼트를 하고 나니 아직 일곱시가 못되었다
밥을 한술 먹고 가는게 좋겠다
식은밥 데워 김치와 매생이 탕을 넣어 비비니 술술 잘 넘어 간다
어른 동물 챙겨 주었다
하룻밤 자고 오게 되니 먹이를 배로 물도 충분히 떠다 주었다
집사람은 서울 형수께 죽순과 호박나물을 좀 가져다 드려야겠다며 챙긴다
그래 작은 거지만 이거라도 드리면 좋겠지
모든 준비를 마치고 나니 바로 동생이 왔다
작은형님네는 매제네와 출발했다며 여산 휴게소에서 만나기로 했단다
우리도 출발
이른 아침이라 그럴까?
올라가는 차들이 많지 않아 막힘없이 여산 휴게소까지
작은형님네와 매제네를 만나 반갑게 새해 인사
올핸 좋은 일만 가득 하자고
서울 형님네와 대전 현충원 매점 앞에서 만나기로 했단다
1시간여 달려 대전 국립현충원으로
매점 앞에서 서울형님네를 만났다
넘 반갑다
뵌지가 얼마만인가
그동안 뵙는다 하면서도 쉽지 않았다
두분 다 건강해 보이셔 좋다
서울 형님이 85세인데 손수 운전해 오셨다
아직도 운전할 수 있는 건강을 가지고 계시니 행복이지 않을까?
현충원에 두분 작은 아버님이 잠들어 계신다
두 작은 아버님은 제 2광주학생 독립운동을 주도하셨다
그로인해 한밭들 작은 아버지는 왜경에 체포되어 일본놈들의 모진 고문을 이겨내지 못하고 감옥에서 돌아가셨다
해방된 뒤 나라에서 그 공로를 인정받아 독립유공자로 추서되었다
대전에 국립현충원이 조성되었을 때 장성에 있는 묘를 이곳으로 옮겨왔다
광주 작은 아버님은 큰 고통을 받으셨지만 다행히 해방을 맞이해 교육계로 진출하여 전남광주 교육에 큰 거목이셨다가 작고하신 뒤 현충원에 안장되셨다
서울 형님은 옥사하신 한밭들 작은아버님 양자로 입적되어 오늘날까지 제사를 모시고 있다
설이라 오늘 현충원을 찾아가려고 했었는데 우리들이 올라왔다고
모두 다 함께 작은 아버님 묘역을 찾았다
8년전에 이곳을 찾아 성묘드렸었는데 오늘 다시 오니 얼른 찾질 못하겠다
한밭들 작은 아버님 묘 앞에 서울 형님께서 가져오신 제물을 차려 놓고 성묘
얼굴은 뵙지 못했지만 우리 집안에서 가장 큰 인물이셨다는데 모진 고문을 이겨내시지 못하고 옥사하신게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었다고 어머님께 곧잘 이야길 들었다
형수인 우리 어머님께도 아주 잘해주셨단다
이젠 편안히 잠드시고 이 땅이 다시는 남의 지배를 받지 않도록 하늘에서라도 도와주시라고 소원해 보았다
광주 작은아버님 묘역도 찾았다
광주 작은 아버님 묘역은 여기와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차로 한참을 돌아 올라갔다
광주 작은 아버님은 내가 처음 교직에 근무할 때 날 많이 이끌어 주셨다
내가 광주에서 근무할 수 있었던 것도 작은 아버님의 덕분이었다
많이 생각나는 작은 아버님이다
하늘 나라에서 편히 주무시라고 모두들 묵념을 올렸다
세종에 있는 작은 누님 딸내미 희영이 집으로
작은 누님도 희영이집에 와 있단다
찾아가니 작은 누님과 희영이네가 반갑게 맞아 준다
모두들 건강해 보이니 좋다
외손주들도 모두 다 직장에 들어가 이젠 걱정할 일이 없단다
참으로 잘한 일이다
새해에 만났으니 서로 세배 나누자고
우리 남매들 먼저 세배 나누며 건강들 잘 챙기자고
이제 나이들어 남는 건 건강뿐
떠날 때까지 건강히 있다 갔으면 좋겠다
희영이는 오늘 밤 여기서 주무시고 가라고
모처럼 남매들 함께 만났으니 대천 펜션 얻어 자며 밤새내 이야기나 나누겠다고
자기 집에서 잘 줄 알았는데 넘 서운하단다
다음에 또 찾아 오면 되지 않겠냐고
이것저것 선물 하나씩 준다
미리 연락 받았다면 뭐라도 더 좋은 선물을 준비했을 건데 그러질 못해 미안하다고
아이구 무슨 말
갑자기 우리들도 번개팅해 온 것을
점심은 맛있는 것 먹잔다
이곳에서 꽤나 유명하다는 육산 갈비집으로
숯불에 구운 양념 돼지갈비가 참 맛있다
이 좋은 안주에 술이 빠지면 서운하지
막걸리가 없어 소맥으로 몇잔
배부르게 잘 먹었다
커피숍에 가서 커피에 빵까지
오서방에게 대접을 잘 받았다
대천 해수욕장으로
예약해 둔 펜션을 찾아가 보니 바닷가가 아니라 숲속에 있는 펜션 마을
안되겠다며 취소하고 대천항 수산시장으로
수산시장에서 회뜨고 해수욕장 근처 펜션을 찾아 보기로
수산시장이 북적거린다
놀러들 꽤나 나왔다
주차장도 차가 꽈 들어찼다
겨울철엔 방어라며 10키로짜리 방어 한마릴 회 떴다
방어는 작은 것보다 큰 걸 먹어야 맛이 더 좋다
시장가게에서 소개해준 바닷가 펜션을 찾아 가보니
해수욕장과 가깝다
3층인데 방과 주방겸 거실 각 하나이지만 워낙 넓어서 한 20명도 끄떡 없겠다
짐을 정리하고 주방을 살펴보니 주방기구 일체가 다 있다
매운탕 끓여 밥을 해먹는 것도 괜찮을 것같다며 마트에 가서 동생이 장을 봐 왔다
막걸리도 한병 사 왔다
모두 둘러 앉아 회 먹으면서 술한잔
얼마만에 우리 식구들 함께 했을까?
큰누님과 큰형님이 함께 하지 못해 서운하다며 그래도 걸어다닐 수 있어야 이렇게라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니 건강 잘 지키자고 건배
이런저런 이야기
어릴 적 이야기부터 부부사이 서운했던 일까지
웃다가 울다가
가버린 세월이 아쉽고 야속하지만 남은 시간이라도 최선을 다해 살아보자고
난 막걸리 맛이 별로여서 소맥
모두들 술은 별로란대도 난 안주 좋고 남매들과 함께 하는 이 시간이 좋아 마시고 또 마시고
평소 내가 마시는 양을 훨씬 넘겼건만 멈출 줄 모른다
머리와 뼈로 끓인 매운탕도 맛있어 더 많이 마셨다
두 방으로 나누어 남매들 함께 잠을 잤다
모두들 나이 많아
이렇게 함께 하는 시간도 갈수록 어려워지리라
늦잠을 잤다
아니 일찍 일어났지만 일어나기 싫어 잠자리에서 뒹구적
모두들 잠을 설쳤단다
함께하는 시간이 좋아 밤새내 이야기 나누느라 그랬겠지
일어나 세수하고 해수욕장 한바퀴 바다 안개가 자욱해 수평선이 보이질 않는다
찰싹이는 파도소리 들으며 고운 백사장에 발자국을 남겼다
파도가 밀려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다
우리들의 삶도 끝나면 흔적이 없겠지
그래도 곱게 곱게 발자국을 찍어 보자
아침은 어제 남은 밥과 매운탕으로
매운탕이 더 맛있다며 한그릇씩
이제 헤어져야할 시간
작은 누님은 집에 들러 점심을 먹고 가라지만 그러다 보면 넘 늦을 것같다며 다음 기회로
넘 아쉽다며 해수욕장을 배경삼아 한컷
지금이 우리에겐 가장 젊은 날이지
서울형님네는 작은 누님을 세종에 내려드리고 올라가겠단다
또 언제 이렇게 함께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작은형님께서 또 갑자기 이런 번개팅을 해 보자신다
날짜 잡아 만나려면 그게 더 힘들다고
맞는 말씀
또 이런 기회 만들어 봐야겠지
우린 해안길을 따라 내려가 보자고
무창포 해수욕장을 들렀다
사람들이 물옷을 입고 바케스와 호미등을 들고 바다로 들어간다
사리때 물이 많이 빠지면 섬까지 바닷길이 열린단다
그럼 조개나 낙지 해삼등을 잡을 수 있다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 뭔가를 줍고 있다
아마 물 빠지는 시간을 알고 멀리서들 찾아 온 것같다
우린 눈으로만 구경하고 다시 출발
이번엔 춘장대 해수욕장을 들렀다
춘장대 해수욕장은 해수욕장 앞에 서있는 풍차가 멋있다
여기도 사람들이 바다에 들어가 조개를 잡는다
날씨가 쌀쌀하지 않아 조개 잡으로 들어갈까?
부서 방조제를 지나 서천으로 거기에서 다시 장항 금강 하구언을 지나 군산으로 들어 섰다
어느새 점심 시간
군산에서 식사나 하고 가자며 맛집을 찾아 보니 박대구이 전문식당이 있다
군산 박대는 꽤 유명세를 탔다
우리도 한번 먹어 보자며 현지인이 추천한 해제 고향집이라는 박대구이 식당을 찾아갔다 군산시 외곽 새만금 방조제 가는 옥구읍에 위치해 있다
몇팀이 식사하고 있다
우리도 박대구이를 시켰다
밑반찬이 깔끔하게 나온다
꽃게장과 간장 게장도 맛있다
박대도 각자 두 마리씩 튀겨 나왔다
간이 딱 맞아 먹기 좋다
허름한 시골 식당이지만 맛이 괜찮다
모두들 맛있다고
난 형님과 막걸리도 한잔
여행하며 잘먹고 마신다
새만금 방조제를 타고 부안으로
새만금 방조제로 그 좋은 갯벌이 사라져 버린 것이 아쉽다
갯벌은 쉽게 생기지 않는다는데 인간의 욕심이 자연을 죽인다
방조제 쉼터에서 잠깐 쉬었다가 우리도 헤어졌다
동생이 집까지 태워다 주고 바로 갔다
우린 동생 덕분에 편하게 여행했다
동생 아니었으면 우리 남매들 함께 만나기 어려웠겠지
동생이 오가며 신경쓰느라 고생많았다
동생이 참 고맙다
개들이 짖으며 반긴다
웅이와 뻥이에겐 가져온 밥을 나누어 주고 닭들은 풀어 주었다
날씨가 참 따뜻하다
마치 봄이 온 느낌
나도 모르게 툭 떨어져 잠 한숨
난 한 일도 없었건만 피곤
술을 마셔서일까?
집사람은 저녁 생각이 없다고
나도 생각없어 막걸리 한잔으로 때웠다
여행한게 피곤했나?
낮잠을 잤건만 또 눈이 감긴다
손발 끝 사혈하고 일직 잠자리에 들었다
웅이가 짖는다
밤고양이라도 지나가나?
님이여!
설연휴 잘 지내셨으리라
주고받은 덕담처럼
이 주에도 건강하고 행복한 일들만 가득 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