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부터 운명적이다. KBS 2TV ‘한바탕 웃음으로’의 한 코너였던 원조 ‘봉숭아학당’에서 맹구와 함께 춘자 역할로 나왔던 바로 그 사람이다. 장소팔·고춘자(1995년 작고) 콤비는 이제 세상에 없지만 이들을 이은 즉흥코미디 서영춘 구봉서 송해 김희자 ~ ~~ 1960∼70년대 어렵던 시절 서민에게 웃음을 준 장소팔·고춘자 콤비는 단연 최고의 스타였다. 하지만 70년대 TV의 등장과 함께 코미디계의 주류가 만담식에서 꽁트식으로 바뀌었고, 이제는 ‘개그콘서트’, ‘웃찾사’와 같은 즉석 무대 개그가 코미디계를 주도하고 있다. 이러는 사이에 만담의 명맥은 끊기다시피 했다.
70년대 이후 출생한 사람 가운데 ‘장소팔·고춘자식 개그’라는 말을 어디선가 들어는 봤어도 실제 이들의 만담을 접해본 사람이 거의 없는 이유다. 이제 그들은 ‘전설 속의 스타’가 되어버렸지만 지금도 당시 만담을 담은 LP판이 고가에 거래될 정도로 사람들의 추억 속에 남아 있다.
장씨는 “만담이 사라지게 된 것은 TV시대로 접어드는 것과 동시에 스타가 더 이상 배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스타 부재 시대’에 만담을 하신 분들은 선친이 했던 것을 그대로 흉내만 냈고, 사람들에게 만담이 서서히 잊혀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