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도록 하얀시트위의 침대위에,
상처투성이의 여자가 보인다.
침대에서 빠져나오려 몸을 움직여보지만,
그때마다 아려오는 상처들때문에 입술이 절로 깨물어진다.
"빠져나가고싶어........."
또다시 되풀이되는 말이다.
익숙하게 목덜미에 손을 가져다댓지만, 아무것도없엇다.
...................
.............
순간, 아차하는기분에 눈을 둥그렇게 뜨고 전날을 회상해본다.
.......
...........................
아아. 녀석이 내 목걸이를 가지고있었지....!
너무 화나 박차고나와서, 그녀석과 목걸이가 함께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렸어!
아으..........
어금니를 꽈악 깨물고 뒤뚱뒤뚱 방에서 빠져나왔다.
그리고서, 어제 그방으로 미적미적걸어가는데,
"안돼!"
"으응?뭐라니..?"
"지금 거기 손님들어가계신단말이야! 무슨볼일인데?"
목희가 앙칼진목소리로 대꾸하자, 나는 여전히 어금니를 꽉깨문채로,
살짝살짝말을 내었다.
"성 프란시스코가 안에있담말이야...."
"뭐?그게뭔데!"
"목숨보다 소중한거......"
목희가 가늘게 뜨던눈을 갑자기 둥그렇게 뜨고는 껌벅껌벅
무언가를 기억해내려는듯 하다가, 곧 기억난듯 무릎께를 팍 친다.
푸흐.
그장면이 몹시도 코믹해서 어금니 사이로 웃음이 새어나왔다.
목희는 다시금 살짝 흘겨보는듯하더니, 주머니서 노란색 포스트잇을 꺼냈다.
"연우가 남기구갔어. 귀엽더라..~"
"연우? 그게누군데?"
"걔있잖아 걔,"
포스트잇을 덥썩 내손에 맡기고는 씽긋 승자의 미소를짓는 목희.
갸웃하면서, 쪽지를 받아들어 펼쳐보자
둥글둥글한 글씨로 무언가가 쓰여져있다.
............................
..................
.....................
............
그 쪽지를 받자마자 나는
머리가 새하얘지는 기분.
얼른 그아이를 쫓아가봐야지하는기분이, 문득 퍼뜩 갑자기 들었다.
"어디가! 너아프잖아!"
"잠시만!!!!!!나갔다오께!!!!!!!!!!!!!!!!!"
얼른 그 싸늘한방으로들어가서,
대충 옷을 갈아입고 금방 나와버렸다.
녀석이 근처 상고사람이라는거 그거하나만알고 말이다.
*
,....................
...........
아무래도 팔뚝께가 너무아파서, 가방에서 손난로를 꺼내 팔뚝에대고
빠져나오던 골목에 살짝 기대어섰다.
에이씨,
하고서 허공에 작게 십원짜리 씨뺀수박을 외치고있을때,
옆에 왠 시체 하나가 보인다.
"응? 왠 시............................체?"
순간 놀라서 홱 떨어졋다가,
살았나 죽었나 확인차 쭈그려앉아서 살펴보았다.
음음. 숨은쉬고있구만.(진짜 죽은줄알은모양이다)
순간 내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
...
오오, 근처 상고교복이다! 땡잡았다!
그런데 아무리 검지손으로 얼굴을 쿡쿡찔러보아도 시체처럼 일어날생각을안한다.
추워서 동사한걸까...............
팔뚝에 대고있던 손난로를 남학생의 볼때기에 대어 주었다.
거 참 훤칠하게 생겼구먼,
마빡에 저건 뭐지.................
따듯한 기미에 정신을 채린건지 눈을 살짝씩 끔벅이던 남학생이
곧 내가 시야에 들어온모양이다.
그래도그렇지...그렇게 대놓고 눈살을 찌뿌리면 내가 무안해지잖아...........
"뭐야"
"아..음...그러니까 남학생씨..."
순간적으로 생각난 건.......... 남학생씨....................
나의 눈부신 순발력에 감탄하고있을무렵
잔뜩 신경질난 얼굴로 몸을 살짝일으키는 남학생이..
뭐냐는듯하는표정이었지만, 내게서 쌔벼간 손난로가 따뜻한지 눈을 올망졸망이쁘게 눈을 굴렸다(절대아니었다.)
"........"
"남학생씨.......추워?"
"......"
"남학ㅅ......"
"씨바. 남학생남학생하지마라..."
승질머리하고는.
하면서 무섭긴 무서워 입을 꾹 다물었다.
학생폭력은 무서운거니께는.....................
"핸드폰 혹여 지금 있으시니?"
"씨바.. 마이주머니"
있으시니...라니.......아호..........아호오.........................
이건아니다 싶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데 남학생이
작게 욕을 뱉어내면서도 마이주머니에있다고 친절하게도 말해주었다.
냉큼 받아들어서 전화번호부를 뒤졌다.
그래도 녀석을 데려갈 사람을 찾아줘야 모범시민이되는거니께................
"씨바....뭐하냐"
"너데려갈사람! 찾는..ㄷㅔ....요......"
신나서 말을 잇다가 치켜올라간 녀석의 눈썹을 확인하고는 꼬릴내렸다.
아니야......난절대로 절대절대절대 쫄은게 아니야.................
아오오..............아니야...............절레절레...
"너누군데."
이번엔 내눈썹이 꿈틀.
이 남학생의 사람을 꿰뚫는듯한 신랄한 질문은
너와내가 눈을 마주한지 2분 32초만에 일어난 일이란다.
"그러면 너는누군ㄷㅔ!!!!!!.....요!?"
"씨바...개그맨이다..."
개그맨인가 도아닌,
개그맨같이 웃기다 도아닌
심지어 개그우먼도 아닌.
개그맨이다.
.................
.........................
이때다싶어
나또한 신랄한 질문을 내뱉으로서니.......
"넌누군데그러니..."
"내가누군데"
응?............정신병자?....자폐아?....
여전히 눈썹은 치켜올라가있었지만, 정말로 자기가 누군지도 모르는거같았다.
신경질나는듯 까치집이된머리를 매만지려 손을뻗었다가,
녀석이 절로 신음을 뱉었다.
"아씨바...뭐야..아파"
"저어..여기........"
가방안에서 독한 향수에 찌든 손수건을 내밀자
이번엔 정말로 코믹하게 오만상을 짓는 남자.
푸흐.. 웃으려다가
정색하는녀석에게 조금..아주 조끔..쫄아서 그냥 참기로 마음먹었다.
"씨바....뭐지....."
"내가어떻게알아!"
"넌누군데......"
"나? 개그맨이다!!!!왜!!!!!!!!!으쩔래!!!!!!!!"
"씨바....."
"그리고 너!!!너 나 21살이다?! 응? 내가 더 윗사람인거 아는거니?! 고등학생주제에!.....,,,,,,,.요"
눈을 가늘게뜨고서 노려보더니,
순간 무언가 생각이난듯 누그러진표정으로 무언가 생각을하는 남자.
" 친구들이랑 술을마셨다."
"응? 뭐라니......."
"집오는길에 넘어졌어."
"...?"
"기억안나."
이 아이의 생각나는대로 뱉는 말을을 조리있게 정리하고 모아서생각을해보니,
녀석의 말은 이거였다
어제 친구들하고술을마시고 꼴아서 집오다가 전봇대에 대가리를 박고서 집까지 걸어오다가
쓰러졌다.
신랄하군.....으흣.......!
"가벼운뇌진탕은 기억손실..어쩌구..저쩌구......."
"씨바..시끄러워...."
"너너! 나아니었으면 너 죽었을운명이라니깐? 고마워해야된다니깐?!"
녀석에게서..
이 기집애가 무슨 오버야 하는 한심한 눈빛을 읽어버렸어........
아오오오오............
순간 녀석에게 붙들려 잊고있던게 떠올랐다.
...............
...
아, 아아아아아아아.
'목걸이는 내손 안에있다 !'
연우라는 녀석의 쪽지............그 아이 이름이 연우였었나.....
골똘히 머리를 싸매고있자, 이번엔 남학생이 반문한다.
"..........싸매 ?"
"........으으...."
"머리를 왜이렇게 싸매?"
"지금 상고 수업중 맞지........"
남학생이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 나는 여전히 마빡에 손수건을 대고있던 손을 잡아들었다.
신경질적으로 내쳤지만, 다시금 잡고서 남학생을 일으켜주었다.
다시 뭐냐는 표정이었지만
추운듯 붉어진 녀석의 귓볼을 보자, 절로 가여워져 가방안에 있던 손난로 하나를 더 쥐어주고는,
대범하게도 이런말을 내뱉는다.
"가자 두일상고로!"
첫댓글 캬잼써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