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다수의 쏠림이 있는 곳에는 어떤 형태로든 문화의 획일화가 존재한다.
문화란 어느 하나의 것으로 완성되지도 완성할 수도 없다.
최근 대한민국은 오디션 천국이다.
너도 나도 가수가 되겠다고 몇 십 만 명이 방송사 오디션 프로그램에 목을 맨다.
처음에는 케이블에서 시작하더니 이젠 공중파까지 덩달아 부르스다.
가수뿐 아니라 아나운서, 탤런트까지 방송공개오디션으로 뽑는다.
이러다 일자리 창출은 대기업보다 연예 엔터테인먼트에서 더 많이 챙겨야
청년 실업문제가 해소되려나 보다.
가수는 노래를 잘 해야 한다. 그러나 모든 가수들이 잘 할 필요는 없다.
관객에게 감동을 주고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가수의 본분이라면 그 마음을 움직이는
소스가 반드시 가수의 가창력일 필요는 없다.
작곡자, 편곡자일수도 있고 기타리스트일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자기 노래 말고 다른 가수의 노래도 자신만의 색깔로 부르고, 음역대도 넓고,
옥타브도 높이 올라가면 좋겠지만 모든 가수가 그렇지 않다고 ‘넌 노래 못해, 넌 가수도 아니야’ 라는 것은 곤란하다.
반드시 노래를 잘해야만 감동을 주고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실명을 언급해 당사자들에게는 미안하지만 知好樂 개인 취향이니 이해하리라 여기고......
이선희는 자타가 공인하는 노래 잘하는 가수다. 그러나 知好樂은 그녀의 노래에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
아무 감흥이 없다. 신효범은 음이 무지하게 높이 올라간다.
‘I will always love you'는 휘트니 휴스톤의 음역을 무리 없이 따라간다.
근데, 知好樂은 ‘그냥 높이 올라 가네 ! 그러네..’ 뭐 그 정도이다.
한때, 많은 여성팬을 거느렸던 특이한 발성의 조관우도 내게는 ‘뭐야 ! 노래에서 염소 소리나 내고...’ 그랬다.
반면, 가창력은 뛰어나지 않지만 마음을 움직이는 가수도 있다.
이장희 선생이 그랬고 한대수 선생이 그랬다.
이문세를 보고 가창력 뛰어난 가수라 하지는 않는다. 그의 뒤를 놓아 버리는 창법은
플랫을 방지하는 역할도 하지 않나 생각한 적도 있다.
그러나 그는 좋은 가수이다.
물론 이영훈이라는 작곡가의 곡 덕분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음역대에서 곡을
잘 소화한다. 여기에 오랜 시간 한 길을 달려 왔고, 별밤지기라는 청소년 문화의
일부분을 담당한 공덕이 플러스 알파 역할을 한다.
사람들은 때로 너무 징그럽게 노래 잘 하는 가수에게 감동을 받기 보다는 LP 판의 스크래치처럼 상처 받은,
자기 고집을 가진 가수에게 정을 느끼기도 한다.
知好樂의 경우에는 김현식이 그렇다.
라이브에 강하고 색깔 있는 가수지만 때론 너무 자기 멋대로 노래를 부른 측면도 있다.
만약 김현식이라는 사람이 지금의 ‘슈스케’나 ‘위대한 탄생’에 참가했으면 심사위원들이
뭐라 했을까? 아마 겉 멋 잔뜩 들었다고, 악보에 충실하라고 탈락했을 것이다.
그래도 知好樂은 김현식의 노래가 좋다.
가수는 노래를 잘 해야 하지만 획일화될 필요는 없다.
밥 딜런, 에릭 클립튼, 신중현이 가창력 있는 가수는 아니지 않는가?
대중음악이 가수 하나에 초점이 맞춰진 현재의 시스템은 한국 대중음악 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는 방송사의 시청률, 광고 전쟁에 대중음악이 이용당하는 것 외에 그 어떤 결과도 낳지 못할 것이다.
노래는 혼자 하나? 가수만 챙기는 이런 풍토에서 누가 기타 잡고, 베이스 잡고, 드럼을 칠 것인가?
노래는 목으로만 하나? 노래는 가슴으로 머리(철학)로 온 몸으로 하는 것이다.
작곡자는 어디 있고, 편곡자는 어디 있나?
물론 대중음악의 태생적 인센티브가 가수에게 있는 것은 인정하지만 연주자들이 없다면
가수도 없다.
되지도 않는 심사위원들과 멘토(인정할 수 있는 분도 몇 분 있지만)들이 나와 쌩쇼를 보여주는 선에서 그치지 말고,
노래 위에 있는 진짜 음악을 건드려야 한다.
예를 들어 분야별 오디션을 한다.
기타, 베이스, 드럼, 키보드(피아노), 섹소폰, 트럼펫, 가수
심사위원석에는 신중현, 함춘호, 김희연(드럼), 신관웅, 이정식 등이
가수 심사위원과 같이 자리를 한다.
1,2차 심사에서 통과한 참가자들에게 팀을 만들어준다.
5인 기본 플러스 알파(가수, 기타, 베이스, 드럼, 키보드)
경연과제를 준다(여기에서부터 맨토를 둔다)
1. 기존곡을 편곡해서 발표한다.
2. 새로운 곡을 만들어 발표한다.
3. 필기시험을 친다
ex) 70년대 통기타 문화가 현재 대중음악에 미친 영향
비틀즈, 밥 딜런, 엘비스의 음악이 미극 근대사에 미친 영향
대한민국 록 음악의 변천사를 논하라.
순진한(?) 지호락 혼자 생각이지만 대중음악 발전을 위한 오디션이라면
위의 제안이 더욱 의의 있지 않을까?
물론 방송국은 천지개벽을 해도 안 하겠지만........
蛇足) 최근 ‘나는 가수다’에서 김건모가 떨어졌느니, 다시 기회를 주느니 마느니 쌩쇼를 하던데 도통 이해가
안 가는 프로그램이다. 거기 나오는 가수들 보고 노래 못 한다는 사람들이 누가 있나?
대한민국에서 날고 긴다는 노래꾼들이 방송사 잔머리에 놀아난 것 외엔 의미가 없다.
그럴 시간 있으면 과거 김창완이 진행하던 ‘음악여행 랄랄라’ 부활시켜 달라고 하셔요 !!
첫댓글 와우!!!知好樂님께서 제가 하고 싶은 말들을 '시원하게' 하셨네요...
노래, 특히 대중가요는 모름지기 그 가수 나름대로의 창법과 컬러와 리얼러티 등이 단순한 보태기 개념의 물리적인 반응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예상 밖의 결과물을 창조하는 화학적인 반응과정이어야 생각합니다.
가수가 작곡가로부터(혹은 자신이 직접 만든) 받은 곡을 부르더라도, 똑같은 곡이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또 반주의 컬러에 따라 다르게 부를 수 있음을 간과한 작금의 오디션 프로그램에 정말 문제가 많다고 봅니다.
知好樂님, 잘 읽고 갑니다...
참, 잘 지내고 계시죠?
오랜만에 뵙습니다. 건강하시죠? 대중가수 오디션의 문제는 심사위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고, 대중음악 자체가 조금 제멋대로라는 부분이 허용되는 분야인데 그걸 획일화한다는 것에 있다고 봅니다. 숨 쉬라는데 쉬면서 악보대로 부르는 가수 저는 본 적이 없거든요. 그리고 알렉스, 엄정화, 서인영, 김태우 등, 이 친구들이 심사를 해요. 그 친구들이 남을 심사할 명분이 있을까요?
노래 잘 하는 가수의 모든 노래가 다 히트곡이 되진 않듯이...모든 청중이 100%하는 가수도 엄꼬..(음악을 좋아하는 세대, 취향에 따라 いろいろの 이유로 다르고...)
간에 슈스케 이후 범람하는 오디션천국 다큐멘터리나 가끔 보지 이젠 드라마도 TV시청도 로 미가 없어져서... 나
늙는거지
우리나라 오디션 프로그램은 죄다 영국, 미국의 것을 배낀건데 개덜 것은 가끔 감동이라도 있지요. "어 ! 저 사람이 노래를 해?" .... 폴 포츠나 수전 보일의 감동이 없지요. 그저 부모 이혼, 불우한 환경에서 노래한다... 정도. 참 ! 머리 잘 나오셨다는..... 또 다시 골디 혼의 에너지가 팍팍 온다는 ...ㅎㅎ
요줌 약짜고 시간이 좀 남는 모양... 음... 더위에 땀을 너무 뺐는지 몸이 흐느적 거리는데 뭔 보약이 좋을까나... 맹세코 땀만 빠진 것이라는... 쓸데 없는 상상하지 말기를
엉아야 ! 미안하다. 한 번 위로 방문차 가 보지도 못했네.... 근디 뭔 땀 빠진 것을 맹세까지 하면서 강조 하는 것은 뭔데...ㅎㅎ 일딴 들어 오시라는.., 진액(?) 보충용 탕약을 준비 해둘텐께....들어 오실때 문자 주삼....아무튼 조심 하셔요....
글을 읽으며 많은 공감을 합니다. 가수가 노래 잘 하는 건 기본이지만 그 것만이 전부는 아니겠지요. 그리고 우리나라가 무신 오디션 공화국도 아니고 TV마다 온통 오디션 프로그램이 넘치니. 그 프로들이 죄다 실력파 가수를 발굴하자는 취지는 아닐테고. 그나저나 나 하고는 성격도 다르고 같은 점이 전혀 없는 것 같더만 김현식의 노래를 하는 건 어떻게 같네요.
정모 준비 하시느라 수고 만땅이십니요..... 같은 점이 전혀 없다는 것은 이질동화가 될 수 있다는 것으로 생각 하시라요..... ㅎㅎ
지호락님의 글에 동감합니다. 가수마다 목소리는 개성이 있어야 하지만 노래를 너무 못하는 요즈음 댄스가수는 좀 문제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가수라고 하지 말고 댄서라고 하던지....
역량부족의 댄스가수들이 댄스로 커버를 하려고 하고 있으니,
댄스 가수들은 개덜 나름대로 대중 소비문화가 있으니 기냥 그 짝에서 놀라고 하면 되는데... 문제는 이 친구들이 지덜도 가수라고 모가지 빳빳하게 들이 밀때는 돌아 버리겠다는....
개인적으로는 그런 부류는 회사에서 회식때 1차하고 2차,3차가면 야시꾸리한 옷 입고 무대위에서나 보던 선수들이 요즈음은 TV에 나와서 흔들어 대는데,...
그걸 청소년들이 보고 좋아하는 세태가 차말로 걱정이 되고 그런부류를 돈벌려고 TV에 내 보내는 방송사와 PD들이 심히 불만입니다요.
지호락님의 말씀에 절대적으로 동의합니다 땜시 반신욕은 해보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그건 그렇고 주신 약의 효과가 좀 있나봐요. 지금은 한결 덜 합니다.
난다긴다 하는 대형병원과 한의원에서도 이것저것 검사한다고 거금을 탕진하게 만들어 놓고
지금은 만성두통은 그 원인을 알 수 없는 것이 태반이라며 쌩까고 있는 판에 지호락님의 약을 먹고 완치는 아니지만
정말 많이 좋아졌습니다.
아무튼 감사합니다. 실비에 이렇게 효과있는 약을 조제해 보내주셔서...
다시 연락 드릴게요.
효과 있어 한결 덜 하시다 하니 다행입니다. 하시는 일 관계상 스트레스 받지 않을 수 없겠지만 가능한 마음 편히 가지세요....
가히 방송계의 판도를 바꿔놓은 엠넷의 슈퍼스타K2 ..케이블이 불을 지핀 오디션 리얼리티쇼는 공중파에서 기름을 붓고 또 다시 케이블에서
탄력을 받는 모양새가 되고 있습니다. 상하반기에 방영 예정인 프로그램이 줄을 섰다니 그야말로 서바이벌 오디션 리얼리티쇼 세상입니다.
노래란 단순히 수학공식이나 과학처럼 객관적으로만 개념되어지는 것이 아닌데... 그리고 재미와 감동을 함께 얻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건 어려운 일이지요. 외모와 학력이 아닌 실력으로 평가받고 또한 애초에 기회조차 갖지못한 사람들이 기회를 얻는다는 환상? ..으로 인해 정당성을 갖게 되겠지만
결국은 시청률에 집착하여 만들어진 프로
램들의 그 결과는. 어쨋든 사족으로 주신 그 말씀에 공감 백만표입니다. 노래란 단순히 귀나 눈으로 보고 듣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뛰어넘는 '그 무엇'이 있는 것인데
우리 마음에 안겨져서 감동과 느낌을 가질 때 '음악은 천사의 시'라는 표현에 걸맞는 아름다움이 되겠지요. 오랜만에 지호락님의 글 반갑고, '잘 계시구나' 하는 맘이 들어 좋습니다.^^"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시죠? 들꽃님 말씀처럼 재미와 감동, 의미를 함께 얻기란 쉽지 않겠지요. 한 편으론 똑똑한 방송국 PD들, 바보 만드는 경우도 있구요..
지호락 다운 발상...함 기획 해 봄이 어떨지
큰 형님. 지난번 만우절 멘트에 완전 낚였습니다요. ㅎㅎ 4월의 봄 볕을 만끽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