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삼회 제 360차 산행기 미포 ~ 송정

[버드나무]

산삼회 360차 산행기 - 미포 ~ 송정

2012년 4월 6일 10시 중동역에서 만나다.

오늘의 참여자

연암

국은

혜종

석당

청암

청송

백사

아산

춘성

남천

매일생한

남계

이상 12명

지난 금요일은 폭우와 강풍으로 모처럼 산삼회,  쉬었다.

그 보상이나 하듯이 오늘은 화창한 봄날이다.

어제는 식목일

우리는 산이 없고 나무가 없어 식목을 못 했지만

나무 사랑만은 누구 못지않다.

우리는 (人) 나무에게 (木) 다가가서 쉰다(休).

우리는 나무에 기대고 나무는 우리에게 기댄다.

우리는 서로 사랑한다.

나무는 산소와 피톤치드를 주어 우리의 스트레스를 풀어준다.

벚꽃을 보자며 국은 회장이 달맞이 고개, 윗길을 고른다.

벚꽃은 만개 직전이다.

다음 주는 바야흐로 벚꽃 축제가 곳곳에서 벌어져

한 반도가 온통 벚꽃으로 술렁이리라.

해월정(海月亭) 에 오른다.

여기서 달을 보면 예가 바로 선경이라고 일찌기

춘원 이광수는 노래했다.

-바다도 좋다하고 청산도 좋다거늘

바다와 청산이 한 곳에 뵈단말가

하물며 청풍명월이 있어 선경인가 하노라.-

그는 이곳이

부산 팔경을 넘어

대한 팔경이라고 격찬해 마지않았다.

정자에 올라 바다를 보는데 맨 입으로야 볼 수 없지.

국은이 노란 매실주와 조피두부 안주를 제공하여

운치를 더해주었다.

어제가 3월 보름이었는데

어제 밤에 왔더라면 국은 시인은 분명히 한 수 읊었으리라.

-어이 잘거나 어이 잘거나

이 해월 두고 내 어이 잘거나

잠이야 아무 땐들 못 자랴

밤새도록 마시기나 하리라. -

해월정 뜰은 명자나무들이 빨간 명자꽃을 피워 울타리를 만들었다.

명자꽃 ~ 누가 이런 예쁜 이름을 지었을까?

山棠花 란 점잖은 이름보다 명자꽃이 더 정다운 이유는

우리 세대의 여자 이름의 대표인 때문.

우리가 아는 여자 애들에 명자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 아이가

하나쯤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벚꽃 길도 좋지만 차들의 매연이 싫어 우회전하여 숲길로 들어선다.

찻길 바로 아래에 그윽한 숲이 있고 아담한 산길이 나있다.

연분홍 진달래를 만난다.

바닷가 모진 바람 속에서

이 봄을 얼마나 기다렸느냐?

꽃 중의 꽃이라 너를 참꽃이라 부르나보다.

청사포 마을 뒷길 해월정사가 보이는 트인 곳

봄볕이 따스하다.

산비탈을 일구어 만든 손바닥만한 밭뙈기에는

상치, 시금치, 마늘등이 파랗게 봄을 펼치고

밭가에는 노란 장다리꽃도 피었다.

은은히 들려오는 목탁소리

스님은 졸음을 참으며

성철 스님의 꾸지람을 생각하는가.

-네 이놈, 절밥 도둑놈, 잠이 오면 부처님 전에 삼천배를 올려라.-

전망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배낭을 끌러

생탁과 센베이 과자를 안주 삼아 간식을 한다.

국은이 또 견과류 안주를 내놓다.

한 잔 씩 ~

눈앞은 절벽이요 절벽 아래엔 파란 동해 바다가 끝없이 펼쳐져있다.

한 잔 하기에 이만한 곳도 흔치 않으리라.

연암이 절벽 가까이 다가가는가 싶더니

5,000 원 짜리 지폐 한 장을 건졌다.

-눈 밝으면 다 사는 수가 있다.

이게 어찌 바람에 안 날려 가고 여기 붙어있었노? -

술값에 보태라 면서 총무에게 준다.

생탁이 다섯 병이니 작은 돈이 아니다.

그런데 청송과 석당이 아까부터 보이지 않는다.

맘마미아가 아니라 빠빠미아?

청송이 해운대에 사니 잘 찾아오겠지.

구덕포 마을은 따뜻한 햇살 속에 바닷바람을 쐬고 있다.

오늘은 바람이 좀 센 편이어서

파도가 하얀 물거품을 뿜으며 검은 갯바위를 때리고 있다.

바위위에 갈매기들이 바람 방향으로 마주 서서 머리를 빗고 있다.

갈매기 머리의 방향을 보면 바람이 어느 곳에서 부는지 알 수 있다고

남천이 말한다.

그리고 저 갈매들은 괭이 갈매기라고한다. 텃새다.

꽈아오 꽈아오 하고 우는 소리가 고양이 울음 같대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붉은 부리 갈매기를 흔히 부산 갈매기라고 하는데

그들은 철새.

철따라 이동한다.

올해는 로테 야구가 우승컵을 안아볼 수 있을 것인가.

이대호가 없어도 우승해보아라.

관중 7백만을 바라보는 올해 야구계에

가장 인기 있는 부산 갈매기들이 으뜸 기여를 할 것이다.

송정리 기찻길 옆길을 따라 걷다.

개나리들도 제철을 만났다.

노란 꽃을 달고 우리 보고 절을 한다.

개나리는 영어 이름이 귀엽다.

Golden bell.

학명은 더 마음에 든다.

Koreana.

아마 한국이 원산진가 보다.

오늘 봄 꽃 대표들을 만난 셈이다.

벚꽃, 진달래, 개나리

이만하면 봄 맞이는 구색을 갖춘 셈이다.

송정 해수욕장 백사장은 엊그제의 비로 깨끗이 씻겨

하얀 모래로 빛나고 있다.

우리가 해수욕을 한지 몇 해던가.

부산에 살면서 해수욕도 안 하고 살다니 뭔가 잘 못 된게 아닌가.

남들은 많은 돈을 들여가며 온다는데.

산삼회 지정 돌솔밥집.

경호 돌솥밥집.

송정동 사무소 맞은 편.

12시 반

그야말로 발 디딜 틈도 없어 문밖에서 기다린다.

이때 청송, 석당 두 미아가 나타난다.

송정동 사무소에서 독서 삼매경에 빠졌다가 나온단다.

요즘 동 사무소는 관의 냄새는 없고 그야말로 주민 센터.

쉴 수 있는 공간도 있고 신문도 있고

간이 도서관까지 갖추고 있다.

25가지 반찬이 나오는 해산물 반찬 전문

이름도 모르는 반찬이 조금씩조금씩 담겨져 나온다.

짭조름하니 입에 착착 달라붙는다.

자, 위하여! (모든 좋은 것들을 위하여!)

오늘도 이렇게 두 시간 반을 걷고

좋은 공기만 골라 마시고

맛있는 거 먹으니

이게 어딘가.

술밥간에 잘 먹고 나오는데

또 춘성이 춘정이 발동하는지

오뎅 집 앞을 그냥 스칠 수 없다.

굳이 친구들을 끌고 들어간다.

7명이 다시 간단한 2차를 한다.

부드러운 단백질의 대표 선수 오뎅 - 뎅뎅뎅뎅뎅!

이거 너무 많이 먹는거 아닌가.

위가 뭐라 하겠다.

그런데 맛이 있으니 어쩐다?

노탐중에서도 식탐이 으뜸이라는데

소식은 어디가고 대식만 남았는고?

내일이 보건의 날입니다.

언제나 건강합시다.

하나에도 건강, 둘에도 건강!

다음 주는 금련산 역

금련산과 황령산에 벚꽃이 만개해있을 겁니다.

그럼 13일날 보입시데이!

[동박새]

南溪여~~~`
재미있게 잘 읽었다..수고
벚꽃이 만발하네여..
나도 하나 간단히 엮어 볼께요..*~....

[매일생한]

화사한 벗꽃을 품에 가득 안아보고 , 새색시 같이 고운 진달래꽃잎을 혀로 음미하며, 즐겁게 걸었던 길을 너무나 자세히 잘 소개 했네요. 사랑과 정으로 깊으진 12명의 동기들 얼굴 또한 너무나 반가웠소. 이 모두가 남계의 덕이고 언제나 빠짐없이 챙겨오는 생탁 또한 너무나 고맙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