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참...힘들게 만났습니다.
남편이 재혼..딸아이가 있었고 아프신 홀시아버님...
봉사활동을 하고 있던 저는 친한 선배의 후배인 남편이
봉사팀에 가입하면서 만났습니다.
처음에는 관심도 없었던터라 어떤 사람인지도 몰랐는데..
같은팀에 있다보니 남편의 사정을 알게 되었지요.
딱한마음에 데리고 오는 딸아이도 돌봐주고 조금 친해지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그렇게 몇달후 이남자가 프로포즈를 하더군요.
고민에 고민을 하다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저만 받아들인다고 되는건가요.. 우리집이 문제였지요.
참 우스운 방법이지만 그후로 몇달후 전 지금 두돌된 울 아들을 임신했답니다.
혹여나 친정에서 수술하라고 할까봐서 6개월이 넘도록 숨겼지요...
그렇게 어렵게 저희는 한집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그게 벌써 3년이 되었구요.
울 남편쪽 친척들은 아무도 남편이 이혼하고 재혼한줄 모른답니다.
그래서 공개적으로 결혼식을 올리기가 힘들다고...
그리고 친정에서도 사실 좀 챙피해서 결혼식을 바로 올리는것을 꺼리는듯..
그래서 애기낳고 나면 조촐하게 친한친구들과 가족들과 결혼식을 올리자고 약속하고
대신 웨딩촬영을 하였지요. 그때 형편이 애도 어리고 아버님도 편찮으셔서
남편이 제대로 직장생활을 못하던때라 저렴한가격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저는지금 그 사진을 보며 얼마나 후회하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하지못한 결혼식.. 올해는 꼭 해야지 했건만
올해도 못할것 같네요. 지금 현상황을 너무 잘 알고있기에
남편한테 따지지도 못하고 있지만 여자이기에 너무 속상합니다.
한해한해 나이는 먹어가는데 결혼식사진도 또한 신혼여행 사진도 없고
미리 사놓은 앨범은 텅 비어있습니다.
그래도 꿈은 거창해서 내년에는 반드시 결혼식하고 프랑스로 신혼여행 가자고
남편한테 또 다짐받았습니다.
내년이면 제 나이가 서른넷이네요.
울 시아버님 머리못올려주고 데리고와서 미안하다고 하십니다.
많이 편찮으시니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는데 부디 내년에는 꼭 결혼식을 해서
마음 편하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때까지 건강하셔야 할텐데요.
적다보니 횡설수설이네요... 속상해서 눈물날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