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속 산행은 많이 비워두기도 했고,
추석명절이 겹치는 주 산행계획이 없으니
추석 전 산행이라도 해야겠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정다운에 올라탔다.
차에 올라타자마자 제법 세찬 소나기가
창원을 적시는 풍경이
갈증을 해소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산행지는 충북 괴산 아가봉과 옥녀봉이다.
귀여운 아가와 놀다가
농염한 옥녀와 데이트를 한 후에
갈론구곡의 맑은 물에 발을 담그는
상상만해도 기분이 상쾌해지는 출발이다.
괴산호 산막선착장 주차장에서 하차하면
연화협구름다리가 웅장한 기상으로 서 있고
다리를 건너보는 여유도 없이
차도를 따라 바쁜 걸음이 멈추는 곳은
새노란 충청도양반길 출렁다리를
건너보고 싶지만 아무도 관심갖는 이가 없어
눈요기만 하고 그냥 패스!
코스는 갈론마을 주차장-아가봉-옥녀봉-
갈론계곡- 주차장으로 원점회귀하는 9㎞.
차도로 약 600미터 걸어와
'그대와 봄날 가든' 안쪽 계곡을 건너
거칠고 좁은 등로를 천천히 걷는다.
계곡길이 끝나고 나면 완만한 경사로가
여유롭게 늘어지지만
햇빛은 없어도 습도가 높고 바람 한 점 없는
후텁지근한 날씨가 걸음을 더디게 하니
만사 조심조심 호흡을 가다듬는다.
완만한 경사 등로도 금방 끝나고
본격적으로 경사가 심해지는 등로 걱정보다는
몸의 수분을 땀이 다 뺏어가는 기분이 영 더럽다.
그런데 앞에 솟은 봉우리 정상을 가지 않고
좌측으로 꺾어 내려 가는 코스도
더러운 기분은 마찬가지다.
조금 내려오면 널직한 전망 바위가 누웠는데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고 지나가 버리니
인곡 혼자만이라도 사진 한 컷 담아둔다.
평길 능선으로 내려와 돌아보니
우리가 스쳐온 봉우리가 원망스러운 듯 내려다본다.
천천히 걸음을 옮기다 보면 슬픈사연도 있고,
앉아 쉬면서 담소를 나눌 멋진 공간도 있고,
자연의 사랑을 표현하는 작품을 감상하는 묘미도 있다.
아가봉을 가기 전 암릉구간에 앉아
점심시간을 갖는 산우들을 만났다.
어젯밤 늦게까지 과음을 한 덕에
허기는 없지만 빵 한 조각이라도 먹는 척 한다.
동북방향의 큰군자산이 먼발치에 있고,
옥녀봉도 우측 가까이에 보인다.
바위 너머 남향의 풍경도 아득하게 펼쳐진다.
비끄럼틀바위와
대문바위?
이름없는 기암과
물개바위
매바위
암릉구간에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다가
선뜻 다가서니 귀여운 아가봉(541m)이 나타났다.
소나무와 기암들의 조화는 물론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자아낸다.
아가봉에서 옥녀봉을 가는 암릉구간에
높이 약 5m가 되는 절벽은
밧줄에 의지하고 조심조심 내려간다.
아가봉에서 한참을 내려간 후에
처음 시작하는 것 같은 기점에서
옥녀봉을 향해 다시 올라간다.
옥녀봉의 출발점을 넘어서 잠시 쉬면서
호흡을 가다듬기 위해 간식을 나눠먹고
경사가 심한 푸석푸석한 길에
돌이 살아 움직이고 발이 미끄러지고
체력이 고갈되어가는 상황에서
말이나 생각을 할 겨를이 없이
무상무념으로 호흡과 발에 집중하다보니
옥녀봉(599m)이 예쁘게 나타났다.
인간의 의지에는 한계가 없나 보다.
인곡선생과 옥녀들 ㅋㅋ
힘들고 어렵게 마지막 고비를 넘겼으니
그 성취감을 어찌 감당하랴!
기쁨과 안도감으로 내려오는 하산길도
지루하기는 마찬가지
드디어 갈론계곡에서 처음 만나는
갈론구곡 제9곡 선국암에 앉았다.
제5곡 금병에서 물을 만나니 참을 수가 없어서
옷을 입은채로 물에 빠지고 말았다.
가뭄으로 수량이 적지만 역시 물은 물이더라.
제4곳 옥류벽
갈은구곡 제5곡 갈천정의 명경지수를 보고
또 참을 수가 없었다.
큰물이 일은 지 오래되어 물때가 미끄럽지만
물은 정말 명경 같이 맑았다.
폭염속 푹푹 찌는 찜통더위에 산행을 한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지만 다들 산꾼들이고
산대장님이 심심당부하였기에
자기 체력에 맞게 천천히 걸으면서
페이스를 맞춘 덕분에 한 사람의 낙오자 없이
무탈하게 산행을 마무리하는 정다운의 표정이
밝아 보여서 보기 좋고
또한 어려운 환경에서 이겨낸 나 자신에게
대견하다는 평가를 내려서 우쭐한 날이다.
2024. 9. 11
괴산 아가봉~옥녀봉에서 인곡
첫댓글 이 지겨운 무더위는 언제쯤 사라질까요?ㅋ
더운날씨에 수고 많았습니다
같이 움직이는 바람에
옥녀의 흔적을 남겼네요
고맙습니다 인곡님^^
모델들과의 동행은 푹 푹 찌는 폭염도 이겨내는 힘이 되었죠.
항상 감사하고, 제발 추석 날에는 시원했으면 좋겠습니다.
아가봉과 옥녀봉도 오르내리는 구간이 많아서 걱정을 하였습니다.^^
더운날씨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즐거운 추석 잘 보내시고, 다음 산행길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산우들을 잘 챙기시고 인도를 잘해 주시니
폭염도 이겨내고 산행도 무탈하게 마무리가 잘 된 것 같습니다.
추석 잘 쇠고 또 봅시다.
인곡님은 B팀 산행 흔적을
많이 남겨 주셨네요~~
우린 억수로 힘들었어요 ㅋㅋ
더운 날씨에 수고 많이
하셨고 담 산행길에서 뵙겠습니다~~
우리는 옥녀가 좋아서 옥녀봉으로 ㅋㅋ
아기자기한 암릉과 소나무가 예술적으로 배치된 멋진 코스를 안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근무를 자주뺄수 없어서 아쉬움에 까페를 열어보네요 떱은 날씨에 산행하기도 힘들낀데 큰카메라 메고 회원님들의 추억사진을 이쁘게 담으셨읍니다 형님 대단하십니다 댕겨온 회원님들 모두 수고많으셨읍니다~
거선생이 오셔야 거침없는 포즈로 멋진 사진을 담을 수 있을텐데
다음 기회에 좋은 사진 남기도록 합시다.
우짜든지 추석 잘 쇠시고 멋진 산행 같이 합시다.
아고야 엄청 더운 날씨에 사진 감사합니다~
인곡님 하트뿅뿅~~
아무리 더운 폭염도 탑 모델들과 함께하니 별거 아니더라고요.
암튼 수고하셨고 추석 즐겁게 보내고 또 함께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