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www.fmkorea.com/6421135236
1998년 미국의 여름은 뜨거웠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빌 클린턴의 불륜 스캔들이 터졌기 때문이다.
미국 각지에서 빌 클린턴을 물어뜯기 위한 피라냐들이 몰려왔다.
기회주의자들은 빌 클린턴의 오점을 뜯어먹으며 권력을 챙겼고, 자신의 입지를 강화했다.
그리고 같은 해 유태인 70대 노교수 콜먼 실크에게도 시련이 닥쳤다.
고전학 교수에 학장도 오랫동안 맡으며 단단한 입지와 존경을 받던 콜먼은
평소와 다름없이 강의를 하다가 무심코 뱉은 '농담' 한마디에 나락으로 떨어진다.
그는 출석을 확인하다가 2명의 학생이 계속 나오지 않는다는 걸 확인했다.
그래서 그는 "이 학생들이 존재하는 것이 맞냐. 혹시 유령(Spooks)이 아니냐"는 농담을 던졌다.
그러나 그는 며칠 뒤 그 학생들에게 인종차별 언어를 사용했다는 혐의를 받게 된다.
하필 출석하지 않았던 학생들이 모두 흑인이었고
Spook라는 단어에는 이전에 흑인을 비하하던 뜻이 있었기 때문이다.
콜먼은 한번도 보지 못한 학생들이 흑인인지 어떻게 아냐고 항명했다
그러나 그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던 이들은 이 기회를 놓치려고 하지 않았다
학교 측은 PC를 위해서라며 학생들의 손을 들어줬고, 콜먼에게는 징계를 내렸다.
배신당한 콜먼은 결국 학교를 불명예 속에서 교수직 사임을 결정했다.
설상가상으로 그의 아내는 이 과정에서 마음 고생을 하다가 심장마비로 죽게 되었다.
한 순간에 모든 것을 잃은 콜먼은 네이선 주커먼이라는 작가를 찾아가고
자신의 이야기를 대필해 달라고 부탁하며 자신의 대학에서의 사건과 최근 근황을 알려준다
바로 37살 나이 차이가 나는 34살의 대학 청소부 포니아 팔리와 사랑에 빠졌다는 이야기였다.
물론 그들의 연애는 당연히 좋은 소리를 듣기가 어려웠다.
포니아의 과거 이력이 화려했기 때문이다.
가출 소녀에,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해 까막눈이었고,
월남전 PTSD가 있는 전남편의 폭력으로 이혼 전력이 있으며,
화재 사고로 자신의 두 아이들을 잃기도 했다.
콜먼의 자녀들은 성욕에 어머니를 배신했다고 비난했고,
네이선도 포니아와의 결별을 제안한다
그러나 콜먼은 포니아를 포기하지 못했다.
처음에는 색욕 때문이었을지라도 이제 콜먼에게 포니아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들은 둘만의 시간을 즐기며 드라이브를 하던 중
질투심에 불탄 포니아의 전남편 레스터의 위협 운전으로
차량 사고로 같이 죽음을 맞이한다.
하지만 콜먼이 죽은 다음 네이선은 충격적인 사실을 알아낸다.
바로 콜먼이 유대인이 아니라 피부색이 밝은 흑인이었던 것이다.
어렸을 때 그는 공부에 재능이 있었지만 피부색 때문에 높은 지위로 올라갈 수 없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흑인임을 숨기며 살아갔다.
그러다가 대학 시절 사랑했던 스티나 폴슨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혔지만
그녀의 냉담한 반응을 보고 난 뒤에 아예 집안과 모든 관계를 끊고 유태인 신분으로 살았던 것이다
콜먼이 남긴 진정한 오점은 인종 차별주의자로 낙인 찍힌 것도
색욕에 미쳐 자기보다 훨씬 어린 여자를 착취하는 걸로 비난 받은 것도 아니었다.
바로 자신이 흑인인데도 불구하고 솔직하게 밝히지 못한 사실이며
이는 콜먼 개인의 오점일 뿐만 아니라 미국 시스템의 오점이기도 하다.
이 이야기는 현대 미국 소설의 거장이었던 필립 로스가 쓴 <휴먼 스테인>의 줄거리다.
그는 이 이야기를 통해 인간이 가진 오점과 이를 물어 뜯으려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이런 질문을 던진다. "과연 오점이 없는 인간은 존재하는가?"
콜먼의 삶 마지막 부분은 사회가 색욕과 인종차별로 얼룩지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가 좋은 학장이자, 교수이자, 아버지였던 사실이 없어지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수많은 콜먼들을 나락으로 보냈고, 그들의 공을 모두 지웠다.
우리는, 우리 사회는 모든 인간이 오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사람들에게 너무 과도한 비난을 가하고 있지 않은가?
TMI 모음)
이번에는 제가 사랑하는 소설 중 하나인 <휴먼 스테인>을 다뤄보았습니다.
짤은 필립 로스의 <휴먼 스테인>을 영화화한 동명의 2003년작 작품에서 가져왔습니다.
Q. 흑인임을 숨기는게 대체 무슨소리인지 이해가 안가는데
그게 숨길수 있는거임?
흑인 중에 말 안하면 모를 정도로 피부색이 밝은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작중에서 콜먼은 가족과 연을 끊고 자신이 유태인이라고 말하고 다니며 생활합니다. 누군가 가족에 대해 물어보면 어릴 때 돌아가셨다는 대답을 했고요
.
할아버지랑 카메론 챔프
순서대로 아빠 할아버지 카메론 챔프
이런사람있는데 이런경우아닐까
첫댓글 흑인인거 숨기고 사는거 영화도 있지않나
피부색 밝은 흑인들이 이사해서...
흥미롭다
결국 콜먼이 흑인인걸 숨기지 않았다면 해임되지 않았을텐데 흑인임을 숨긴건 인종차별을 피하기 위해서였고.... 그럼 콜먼의 오점을 콜먼의 오점이라고 해도 되는걸까. 누구에게나 이런 부분이 있겠지. 재밌다
이 책 재밌어....한 때 흑인이었던 남자의 자서전도 좀 비슷한 내용이고 패싱같은 소설도 보면 인종차별자인 백인(ㅋ)도 속을 정도로 피부색 밝은 흑인들 많나봐 아래 사진들처럼
패싱도 생각난다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