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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학 썰: 국가적 팀플 민주주의썰, 맨슈어 올슨- 1편
(공공재와 민주주의)
(읽고 오시면 이해가 조금 더 잘 됩니다)
자, 들어가기 전에 다음 세 가지 내용을 반드시 기억해야 해.
1. 인간이 아무리 선하더라도, 무임승차자는 늘 존재한다.
2. 개인 역시 다른 이가 배신(무임승차)할 수 있다는 걸 안다.
3. 그런 새끼를 조지기 위해선 작은 집단이 유리하다.
이해했나? 그럼 이제부터 상상 속으로 들어가 보세.
먼 옛날, 기록도 남아있지 않은 아주 먼 옛날로 돌아가면,
태초에는 당연히 정부나 국가라는 것이 없었다.
흔히들 아는 무정부 상태(anarchy)가
인류의 첫 모습이었다.
선사 시대의 평화로운 일반 사람들(추정)
그 사회를 우리가 직접 가 볼 수는 없지만,
상상컨대 다수의 평범한 인간들과...
평행세계 어딘가의 선사시대 도적떼들(추정)
그런 사람들을 돌아댕기며 털어먹는
소수의 양아치, 도적놈들로 이루어졌을 것이다.
허나 문제는 도적놈들만이 아니다.
내 옆에서 어제까지만 해도 친하게 지내던 사람도,
삔또가 상하면 돌로 내 대가리를 찍을 수 있다.
홉스의 그 많이도 우려먹히는 말마따나,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상태'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무정부 상태란 본래 그런 것이다.
그래서 다수의 인간은 사회계약을 통해
자신을 보호할 정치적 실체를 형성...
잠깐, 잠깐만요. 홉스.
그럼 왜 무정부 상태가 계속 유지되고 있던 건데요?
? 뭔소리야 당연한거지 그건
그렇다. 홉스를 비롯한 초기 사회계약론자들은
자연 상태를 당연히 무정부 상태로 규정한다.
하지만 올슨은 여기에서 자신의 이론을 사용해
설득력을 더한 후 다른 길로 빠진다.
세상에 당연한 게 어딨냐?
무정부 상태가 계속 유지된 건, 그 반대되는 개념들.
즉, 정부의 가장 큰 역할인
질서, 평화, 치안, 보호 등의 개념이 공공재이기 때문이야.
물론 그땐 인권 개념이 발달하지 않았으니,
무임승차가 적발되면 뚝배기가 깨졌겠지만...
아까도 말했지?
집단의 크기가 클수록 무임승차를 식별하기 어려워.
하물며 문명의 수준이 낮았던 옛날에는 더 그렇고.
다수의 인간이 모여서 사회계약을 하고는 싶었겠지.
하지만 상대가 계약을 지킬 거라 신뢰할 수 없잖아?
즉! 최초의 정부, 국가를 만든 건
서로 협력과 처벌이 용이한
소수의 도적떼들이었다는 거지.
이는 국가 수립 전의 상황을 봐도 알 수 있어.
"그래서 도적놈들 잡으러 누가 제일 앞에 설래?"
소수의 비적떼는 서로 협력해서 사람들을 털어먹지만,
평범한 사람들은 다수인데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잖아.
'도적 떼를 미리 다구리로 조진다'는 목표 말이야.
언젠가, 돌아댕기던 도적놈들이 정착을 시도하고...
한 지역에 눌러앉아, 그곳 사람들을
털어먹는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단타보다 장투를 추구하는 인간이 생겨난 것이다.
그럼 그 지역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장첸 같은 놈이 구역에 하나 더 생기면, 그 구역에 눌러앉던 놈 손해다.
도적떼들은 구역에 들어오는 다른 도적들을 물리친다.
착해서? 아니, 내 거니까 건드리지 말라고 침 바르는 거다.
그 대신 이제 사람들에게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다.
"야 내가 쟤네 물리쳐준 거 봤지? 보호비 내놔."
그렇다, 이것이 세금의 시작이다.
하지만 이는 다수의 사람들에게도 이익이 된다.
어차피 뜯기는 건 원래 그랬고, 이전과는 달리 평화가 보장된다.
그리고, 만약 그 지역 도적놈이 조금 생각이 있는 친구라면,
'지속가능한 발전'마냥 성장을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뜯는 게
자신에게도 이익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지역민이 돈 더 많이 벌면 자기도 더 많이 가져올 수 있으니까.
장첸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했다면 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원래 돌아댕기는 도적놈들은 장첸마냥
5천이 1억 되고 1억이 2억 되는,
다시 보지 맙시다 하고 싹 쓸어가는 도둑놈들이었는데,
이제 세금으로 적당히 뜯기니 잉여물과 안전이 동시에 보장된다.
사회가 점점 더 발전하게 되는 것.
교수님, 그래서 제 질문이었던
어떻게 왕정에서 민주주의가 되었냐에 대한 답은요...?
아! 그건 간단해. 만약 왕을 몰아내야 한다고 치세.
그럼 협력해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주체는 누구지?
다수의 민중...이 아니라,
소수의 귀족들이겠네요.
그렇지, 당장 대한민국의 역사만 봐도,
연산군이나 광해군 같은 왕이 내려온다고 해서
조선이 민주정이 되던가? 아니지.
가장 강한 놈이 다시 왕이 되던가, 바지사장을 세워.
계속 그런 식으로 바뀌어 가다가...
어느 순간, 우연찮게 귀족(근대에선 부르주아까지 포함)들 간
힘의 균형이 맞을 때가 생겨. 누구도 왕이 되겠다 나서지 못해.
그럴 때 그들은 지도자를 선출하는 방식으로
선거를 선택하는 거라네. (프랑스 대혁명, 명예혁명 등)
민주주의가 탄생한 것은 우연의 산물이지.
-끝-
추천 좀...
(+쿠키)
근데 저렇게 소수 인원이 다 해먹는다는 건
너무 엘리트주의적인 생각 아닌가요?
민주주의를 위한 다수의 기여를 없는 것 취급하는데.
학자에게는 비도덕적이지 않은 한,
자신의 이론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자유가 있어.
그리고 올슨이 소수에 의한 국가 형성을 주장한다고 해서,
현재까지 그러길 바란다는 뜻은 절대 아니야.
오히려 그를 비판하거나 경고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
판단은 각자의 몫이라네.
근데 이상하다. 소수에 의한 다수의 착취,
다수를 착취하기 위해 만든 국가라는 도구.
이거 어디서 많이 보던 건데...
어디서 영향을 받은...
?!
아, 그거구나, 시ㅂ...
.
.
.
KARL MARX WILL RETURN.
안녕하세요, 여러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쿠키 영상은 올슨의 이론을 (게다가 제가 모자라게 요약한 버전으로) 읽으신 후 발생할 수 있는 오해에 대한 변호와, 그 이론이 막시즘과 결이 닿아있다는 내용을 전달해드리기 위함입니다.
딱히 흐름상 넣을 데가 없더라고요.
봐도 이해 안됨 사실 ㅎ;;;
댓펌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치체계는 공산주의다
다만 모두가 성실하고 소수의 양아치가 없다는 가정하다
이야 논리연결 진짜 매끄럽다
음 근데 해당부분은 찰스 틸리 라는 학자의 논리도 끌어왔으면 좀더 설명이 풍부했을것같습니다
국가는 조직폭력배부터 시작되었고
국가는 유일하게 폭력을 독점하는 조직이다 ㅇㅇ
찰스틸리의 가장유명한말이죠
그럴까 말까 고민했는데 그럼 양심상 틸리의 이론도 와다다다 설명하느라 다들 지루해하실 것 같아서...
언젠가 정치학 썰: 어쩌구저쩌구 - 찰스 틸리에
올슨이 '야, 형이야'하고 얼굴 들이미는 날을 계획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