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 길, 남해구간을 걷고 삼천포로 가기 위해 삼천포대교를 지나면서 보는 삼천포는 아름답기 그지없다. 세찬 물살이 마치 명량이나 노량, 그리고 지족해협처럼 흐르고 흘러가는 바다 저편에 있는 삼천포,
사천시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만나는 도시가 삼천포다. 2005년 5월 10일 사천군과 삼천포시가 통합하면서 사천시가 된 삼천포는 싱싱한 바다회를 직접 선별하여 먹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값싸고 맛있는 음식들이 즐비하다. ‘잘 나가다가 삼천포로 빠진다’라는 말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것이 언제부터였는지 확실하게 알려진 것은 없다. 하지만 그렇게 불린 연유에 관한 설은 여럿 있어 사람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하다. 조선시대 말 경남 고성에 살던 사람이 진주의 사돈댁을 찾아가다가, 갈림길인 상리(고성군 상리면 척번정리는 진주 방향과 삼천포 방향으로 갈라지는 삼거리이다)에서 길을 잘못 들어 삼천포로 가버렸던 데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첫째다. 두번째가 부산~진주간 전동열차를 타려다가 잘못 알고 삼천포행 전동열차를 탔던 데서 비롯됐다는 설이다. 세 번 째는 승용차를 타고 부산에서 하동으로 출장을 가던 고위관리가 밤늦게 귀가하다가, 운전기사가 잘못 알고 삼천포로 빠졌다고 해서 생겼다는 설이고, 해방 후 떠돌이 유랑극단이 진주로 가는 길에 잠시 삼천포에 들렀다가 별 재미를 못 봤으므로 악담을 한 것이라는 설이 네번째다. 마지막 다섯번째가, 1965년 12월에 개통된 부산-진주간 전동 열차 3량 가운데 1량이 삼천포가 종착역이었는데, 진주에 갈 손님이 잘못 알고 삼천포 가는 열차를 타고 가다가 잠에서 깨어나 보니 삼천포까지 가버렸다는 데서 비롯되었다는 설이다. 삼천포 지역에서는 이 이야기가 가장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삼천포로 빠지다‘라는 말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그 ’빠진다‘는 말을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처럼 사람들이 많이 오기를 갈망하는 시대에는 그 말이 오히려 그 지역을 알릴 수 있는 ‘행복한 말‘ 일 수 있다. ’삼천포에 빠지다‘는 말로 바꾸어서 ’삼천포의 사람에 빠지다. 삼천포의 경치에 빠지다. 삼천포의 멋에 빠지다. 삼천포의 인심에 빠지다‘ ’삼천포의 바다에 빠지다‘라는 말로 바꾸는 것이다, 얼마나 좋으면 그렇게 빠지겠는가? ‘님’ 이라는 글자에다 단어 하나를 더하면 ‘남이 되듯 ’삼천포’에서 ‘삼천포’로 단어 하나를 바꾸면 그 의미가 180도로 달라지는 것이다. 수많은 관광객이 즐겨 찾는 삼천포는 남해군 미조면에서 시작되는 3번 국도가 지나는 길목으로 한 번 가본 사람들은 그 아름다움에 빠져 다시 가고 또 가는 곳이다. 특히 대전-통영간 고속도로가 개통된 뒤 싱싱한 회를 맛보기 위해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 이곳 삼천포는, 남해를 잇는 창선 삼천포대교의 개통으로 더욱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신정일의 <신 택리지> 경상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