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시온 때문에 나는 잠잠히 있을 수가 없고, 예루살렘 때문에 나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그의 의로움이 빛처럼 드러나고, 그의 구원이 횃불처럼 타오를 때까지.” 하느님의 구원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말씀입니다. 구원하시지 않고는 못 배기시는 분께서 이스라엘이 더 이상 ‘소박맞은 여인, 버림받은 여인’ 이 아니라 ‘당신 마음에 드는 여인, 혼인한 여인’ 이라고 불리리라 약속하십니다.
이스라엘의 구원은 오래전부터 계획된 것입니다. 시간을 한참 거슬러 올라갑니다.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께서 신앙 선조들을 택하시고, 그들을 큰 백성이 되게 하신 다음, 이집트에서 그들을 탈출시켜 약속의 땅에 살게 하시고, 거기서 이사이의 아들 다윗을 임금으로 세우신 다음, 그의 후손 가운데에서 예수님을 구원자로 보내시기까지 온 역사를 말하며, 이스라엘의 오랜 구원 여정을 설명합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윗의 자손이시며 아브라함의 자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 마태오 복음서 저자는 아브라함에서 다윗을 거쳐 예수님에 이르는 계보를 나열하며 복음서를 시작합니다. 이는 마지막에 이르는 인물이 아브라함에게 하신 주님의 약속과(창세 22, 17 - 18 참조) 다윗에게 하신 약속을(2사무 7, 12 - 16 참조) 온전히 실현하시는 분이심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이 구원은 매우 치밀하게 준비되었고, 충만한 시기에 이루어지는 것으로 드러납니다. 아브라함부터 다윗까지, 다윗부터 바빌론 유배까지, 그리고 바빌론 유배부터 그리스도까지, 모두 십사 대(완전 수 7의 배수)가 세 번에 걸치는 세대로 기술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하느님의 구원은 오래전부터 당신의 놀라우신 섭리에 따라 역사 속에서 늘 진행되어 왔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제 그 계획의 정점에 서 계신 분께서 곧 세상에 오실 것입니다. 그분의 거룩하신 탄생으로 이스라엘은 물론이고, 모든 민족들이 구원의 빛을 보게 될 것입니다. 침묵 가운데 하느님께서 계획하신 원대한 구원 역사를 묵상하며, 그 계획을 완성하러 오시는 구세주 예수님을 정성스럽게 맞이할 준비를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