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홍-여행
나는 지금 바람시린 겨울 창을 열고서
햇살 한 줌의 따사로움을 만나려 잠시
마음을 멈추었습니다
멀리 물안개 피어오르는 강가에는
사람의 애환이 기다림이 되는 날 바람은
땅의 기운을 딛고서 촘촘히 푸른 싹들을
깨울 것이고
유유히 흘러가는 세월은 햇물이 아니어도
해묵은 상념들을 씻어 말립니다
새벽을 깨우는 창을 열며 새로이
맞을 것을 챙겨야 하는 얻음보다는
버려야할 체념을 다짐해 봐야하는
하루입니다
새로운 것은 모두가 사라질 것들이기에
귀함이 어렵지 않고 흔함이 어려운 날마다
비루한 고상함을 묶어서
이삿짐을 실어 나르는 순간들은 멈추지 않고서
언제나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창밖 햇살 한 줌 바람 한 토막이 존재의
영원한 주인이듯 그 임자는 오늘의
당신입니다
나는 지금도 여행을 떠나고 있습니다
굳이 햇물을 따라 강을 거슬러 움트지
않더라도 한 포기 푸른 새싹으로
해 질 녘까지는 온전한 그 잎새들을
말갛게 키워 가고 있습니다
그날은 이 순간입니다
*김계홍-경남 함안 출생, 월간 “문학세계” 시 등단, ㈜선농 상무이사 역임, 문학세계문인회 정회원, 소기업 소상공인연합회 마산시 지부장, ㈜신영기업 이사.
*위 시는 월간 문학세계 2023년 12월호에 실려 있는 것을 올려본 것입니다.
첫댓글 내용이 참으로 시사하는 바가 많군요
너무 잘 읽었습니다.
좋은 내용에 감사드립니다.
ㅎ, 깊은 관심과 배려에 감사드리고,
이번 주도 행복한 날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