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팔각이
이 사진들로 유명한 태국의 뱀동굴 전설에 대해 한번 찾아봤어
근데 저 뱀머리 바위는 태국이 아니고 라오스래
걍 같이 짜집기돼서 돌아다니나봄
태국에 있는건 다르게 생겼더라
그럼 이야기 시작
먼 옛날 Rappata Nakhon이라는 왕국에 파훙이라는 왕자가 있었어
아주 잘생기고 총명해서 많은 소녀들이 파훙 왕자를 흠모했대
그러던 어느날
파훙 왕자는 운명적인 만남을 가지게 됨
상대는 바로 뱀신인 나가 일족의 공주 나카린트라니였어
참고로 나가는
인도(힌두교) 문화권과 남방불교 문화권에서
친근하게 숭배되는 신들 중의 하나로 사찰 입구에서 많이 볼수 있어
나가 중에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명상할 때 비바람이 몰아치자
명상에 방해가 되지 않게 자기 몸을 이용해서 비를 막아준 무찰린다 나가라자가 유명함
나가라자는 나가의 왕이라는 뜻인데 불교가 전파될 때 한자로는 용왕이라고 번역했음
완전한 뱀 형태로 나타날 때도 있고 상반신은 사람, 하반신은 뱀일 때도 있고
완전히 인간의 형상이 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함
보통 묘사되는 건 이런 모습
지하 세계나 강,호수, 샘에 살고 있대
아무튼
호수기슭에서 운명적인 만남을 가진 파훙과 나카린트라니
서로 한눈에 반했고
만남을 거듭할수록 마음이 깊어져서
서로의 곁에 있고 싶다는 걸 확인하게 됨
머지않아 파훙 왕자는 나카린트라니에게
왕궁에 머물러주길 원한다고 청혼을 함
나카린트라니는 기뻤지만 자신이 인간이 아닌 걸 알게 되면
왕자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까 무서웠어
하지만 사실을 털어놓을 수밖에 없었음
"근데 사실 내가 사람이 아닌데... 나 뱀이야."
"상관없어."
나카린트라니는 기쁜 마음으로 나가 왕국으로 돌아가서 아버지에게
인간 왕국의 왕자와 사랑에 빠져서 결혼을 약속했다고 말해
나가 왕은 인간과 나가가 맺어져서 행복하게 사는 것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걱정에 가득차서 딸을 말려보지만 공주는 사랑에 눈이 멀어 막을 수 없었어
자식이기는 부모는 없다고 결국 결혼을 허락하고 마는 나가 왕
나가 왕은 파훙 왕자의 할아버지인 인간 왕국의 왕과 의견을 나눈 끝에
왕국 사람들에게 나카린트라니가 나가라는 것을 들키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결혼을 하기로 함
파훙과 나카린트라니는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어
그런 파훙에게 나가 왕은 한마디 경고를 하는데
"우리 딸이 어쩌다 인간이랑 눈이 맞아서... 쯧,
나는 아직 이 결혼을 반대한다.
만약 네가 내 딸의 비밀을 지켜주지 못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게 할 경우
네 할아버지의 왕국에 끔찍한 복수를 할 것이니 알아서 처신 잘 하도록."
떨떠름한 나가 왕을 뒤로하고.... 파훙 왕자와 나카란트라니 공주는
성대한 결혼식을 치르게 되었어
나가 왕은 시집 식구들이 맘에 안 들었지만 그래도
딸을 잘 부탁한다는 의미에서
인간 왕에게 진귀한 보석과 왕관으로 예물을 두둑하게 챙겨줌
그렇게 3년의 시간의 흐르고....
종이 달라서 그런지 두 사람 사이에는 아직 아이가 생기지 않았고
(다른 전설들 보면 나가랑 인간이랑 애 잘만 낳던데
왕자가 무정자증인 거 아님?)
왕궁에는 나카린트라니에 대해 안 좋은 소문들이 퍼지게 됨
사랑하는 사람과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상처와
비밀을 들킬지도 모른다는 불안으로 인해 몸이 쇠약해진 나카린트라니...
파훙 왕자 이 새끼는 뭐 하는 건지;;;
어느 날은 인간의 형상을 유지하는 것도 힘들어서
잠깐 뱀의 모습으로 돌아가 쉬고 있는데
그 모습을 하인에게 보여버렸어
아이를 가지지 못한다는 소문에 이어
나카린트라니가 뱀으로 변한다는 소문이 왕궁에 퍼지고
소문은 결국 왕의 귀까지 흘러 들어감
"왕이시여, 왕가에 뱀 며느리라니 극혐입니다."
"뱀이라서 왕손도 못 낳고... 내쫓아야 되지 않겠습니까?"
".... 왕자를 데려오게 (하 ㅅㅂ 들키지 말라니까...)"
"네 부인이 뱀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그게 사실이냐!"
"뱀이 뭐 어때서요."
"이 새끼가 할아버지한테 말버릇이 그게 뭐야!
왕가의 대를 잇지도 못하는 뱀 며느리가 말이 되느냐!
더 이상 옹호하면 너도 내쫓을 줄 알아라!"
"어쩔 어쩔요. 그냥 뱀 아니고 신인뎁쇼."
"이 미친 새끼가! 왕자를 방에 가두어라!"
"느그아빠한테 니 데려가라고 편지 썼으니까 친정으로 꺼져!"
"시할배요... 한 번만 눈감아 주세요..."
"약속을 지키지 못한 건 너희 아니냐! 당장 꺼져! 뱀 극혐이야!
(설마 이혼했으니 예물 돌려달라곤 안 하겠지...)"
결국 쫓겨나게 된 나카린트라니...
~나가 왕국에서는~
"왕이시여, 감히 공주님께 그런 처사를...
인간들이 돌아버린 게 분명합니다. "
"여보, 우리 딸이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인간 놈들한테
그런 취급을 당하고 내쫓겼는데 가만히 있을 거야?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는지 애가 얼굴이 반쪽이 됐더라."
".... 이 시벌롬들이..."
"빨리 애들 보내서 조져버리자고;;;"
"당신 말대로 조져야겠어.
안 그래도 그 할배가 딸내미 데려가라고 하길래
그럼 예물 돌려달라고 하니까
이미 다 썼다고 못 준대. 미친 거 아냐?"
"뭐?? 도둑놈 아님??"
"아빠 나 쫓겨났어... 흑흑
남편은 내가 쫓겨난 걸 아는지 모르는지 코빼기도 안보이고...
나 어떡해?"
"걱정 마라 우리 딸, 아빠가 다 해결해 줄게."
분노에 찬 나가 왕은 결혼할 때 파훙 왕자에게 했던 말대로
복수를 결심하고
나가 군대를 이끌고 인간 왕국으로 쳐들어감
"얘들아 돌격. 봐주지 말고 조져."
"캬아악!"
"니들은 이제 다 뒤졌다노"
사실을 알게 된 파훙은 나카린트라니늘 뒤늦게 쫓아갔지만 그녀를 찾을 수 없었고
손쓸 도리도 없이 나가 군대의 공격에 의해 무너지는 왕국 함께 재가 되어버림
순식간에 불타버린 왕궁
분노에 찬 나가 왕에 의해
하룻밤 만에 수몰당한 인간의 왕국
그게 지금의 Bueng khong long에 있는 호수라고 함
나가 왕은 인간 왕에게
이 호수가 다시 도시가 될 때까지 뱀 형상의 돌로 변하는 저주를 내리는데
그게 바로
naka cave 라고 하네
여기 있는 뱀머리 바위는 이렇게 생겼대
눈도 있다고 함
캡쳐 출처는 여기
https://youtu.be/0TYJSAt9IiQ
naka cave까지 가는 영상인데
엄청나게 높은 곳에 있더라
근데 스님이랑 현지인들은 슬리퍼 신고 가던;;;
관광객들에 의해 훼손이 심해서 (뱀비늘 모양 막 긁어내고 그랬대)
2020년에 폐쇄했다고 하던데 다시 개장했는지는 모르겠어
첫댓글 하여간 여혐하는 시월드는 도움이 안된다 결국엔 망했네
와 흥미진진하다
와 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어 여샤!!!!!!!!!
남자는 진짜 사랑에 빠지면 뭣도 신경 안쓰는게 맞고 나카린트 든든한 아빠가 있어서 부러움
재밌는 이야기 고마워
왕이 했던 짓은 옹졸한데 그에 비해 너무 멋지고 웅장한 뱀으로 변신시켜준게 좀 과분하다고 생각이 드네 그냥 돌멩이같은게 어울리는듯
넘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