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고갈이 서서히 현실화 되고 있는 시점에서 21세기 인류 생활을 정의하는 중대한 사건 중 하나는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일 것이다. 화석 연료에 대한 심각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한편 일각에서는 이미 다음 단계로의 혁신적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최근 대형 모터보트 ‘썬21’호가 단 한 방울의 화석 연료도 사용하지 않고 대서양 횡단에 성공해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여행을 향한 커다란 진전을 이룬 것이다. 5명을 태운 이 배는 저장된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스페인에서 미국까지 전기 엔진으로 24시간 5~6노트의 일정한 속력으로 항해했다. 동력선을 이용해 큰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장거리 여행을 하는데 전혀 연료비가 들지 않았다는 것은 엄청난 업적이다. 또한 이번 항해의 성공으로 환경 친화적이고 값싼 미래 이동 수단에 대한 힌트를 얻게 되었다.
썬21의 선장 마이클 쏘니는 항해를 떠나기 전에 “매년 카리브해에서 바람이 잘 불어주기를 바라면서 내 요트에서 며칠씩 지내곤 한다. 하지만 썬21을 타고 가면서는 바람 한 점 없이 햇빛이 내리쬐길 바랄 것이다”고 말했다. 썬21 프로젝트는 2004년 시작되어 2006년 12월 3일 항해를 시작했다. 올해 5월 9일 오후 3시 총 7,000 마일에 달하는 항해를 마치며 조용히 뉴욕항에 들어섰다. 대서양해를 건널 때는 52일간 쉬지 않고 3,500 해리를 건너기도 했다. 태양력을 이용한 이동 수단으로 대서양을 횡단한 것은 이번이 최초이다.
일반적인 디젤 요트를 타고 같은 거리를 항해할 경우 석유 3,744 리터가 필요하다. 하지만 썬21은 이번 여행에서 화석 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으며,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태양력 에너지 2,000 킬로와트를 생산했다. 낮 동안 생산된 태양력의 절반은 저장되어 밤중에도 계속해서 전력을 공급할 수 있었으며 장기간 하늘이 흐릴 때만 속도를 늦추었을 뿐이다.
이번 항해는 MW-Line의 관리자인 스위스 출신 선박업자 마크 뷔스트가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썬21 제작 및 여행 경비는 트랜스아틀란틱21 연합이라는 민간 단체가 지원했다.
무게 12통 길이 14미터의 이 배는 유럽에서 크루즈로 널리 사용되는 MW-Line의 아쿠아버스 C60을 기초로 만들어졌다. 두 개의 동일한 전기보터가 각각 8킬로와트를 내며, 최대 속도일 때는 7노트, 연료 절약 장거리 모드로 밤 시간에 항해를 하거나 낮에 크루즈를 할 때 속도가 5노트로 일반 세일링 요트와 속도가 비슷하다. 이번 항해에 총 57만5천 달러가 소요된 썬21은 현재 경매에 부처 있다.
썬21이 무사히 뉴욕에 도착한 시기는 트랜스아틀란틱21 연합이 전세계적으로 청정 에너지를 이론이나 청사진 수준이 아닌 실제로 활용한 사례를 찾아 기리기 위해 만든 제1회 세계청정에너지시상식과 맞아 떨어졌다.
“트랜스아틀란틱21 연합은 청정에너지의 힘을 보여주기 위한 단체입니다. 썬21에 승선해서 바다를 항해하는데 꼭 석유가 필요하지는 않다는 점을 증명해 보인 것이 너무나 기쁩니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효율적이면서도 환경과 자원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여행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구속으로부터 해방되는 듯한 여행이었으며 인류가 해상, 수상 여행을 하는 개념을 바꾸어 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마이클 쏘니 선장이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하여 획기적인 한 획을 그은 마크 뷔스트는 벌써 비슷한 보트를 이용해 세계 일주를 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인류에게 영감을 주는 새로운 여행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배기가스도 배출하지 않는 여행이 실제로 가능하다는 점을 증명해낸 트랜스아틀란틱21에 축하를 보낸다.
출처: gizma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