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사진찾아가세요
그날, 내가 다시 눈을 떴을때는 이미 시계바늘이 저녁 8시를 가르키고있었다.
'8시?'
많이도잤네, 아파서 그런가?
드르륵~
아빠는 카운터에앉아 현상된 사진들을 정리하다 문이 열리는 소릴 듣고는, 방에서 나오는 나를 보며 말했다.
"꽤나 오래잤구나, 약을 먹고자서 그런가보구나"
아,감기약! 완죤 수면제라니까.
"응, 그래도 오랜만에 이렇게 오래자구나니까 기분이 상쾌하네 하하"
정말그랬다, 고등학교 입학하고 요며칠간 적응안되는 야간자습은 나를 피곤하게 하고있었기때문이다.
전국의 고등학생들이 공감할거다, 야간자율학습은 진짜 말그대로 자율이 되어야한다!!
"그래? 배는 안고프고?"
"고파요, 아.주.많.이"
뱃가죽이등가죽에붙었다고나할까요,아빠!
"기다리렴, 먹을걸 해오마"
아빤 하던걸 내려놓고 바로 저녁준비를 하러갔다 우리아빤 너무 자상하시지.
특히 나에게만큼은 더더욱.
아빠는 작은 종이 봉투에 사진들을 넣는 작업을 하고계셨다. 각각의 자그마한 종이봉투에는 그 사진의 주인의 이름이 적혀있다.
옆에는 아직 제 봉투를 못찾은 사진들이 널려있었다.
그중에 단연 시선을 끄는것은,
자기전에 봤던, 잡놈트리오중 두명의 얼굴.
재수탱이와 외계인.
'나머지 한명은 어디있지? 걘 나름 착했는데.. 둘만찍었나보네'
사진을 보고있으니, 아깐 으르렁 거리느라 몰랐지만, 둘다 한인물 하는 얼굴들이었다.
'쳇, 좀생기면뭐해, 성격이 생기다 말았는데 흠... 어라? 얘 혼혈인가?'
내가 집중한사람은 바로 외계인. 눈동자 색깔이 연한 갈색이었다. 황토색에 가까운?
진짜 외계생명체인가?
설마~ 근데 아까는 왜 눈치채지못했지?
아마도 감기가 사람 정신줄을 끊어놓았었나봅니다.
흠, 재수탱이,얘도 황토색이네, 머.리.가.
참나 '나좀놉니다'라고 광고를 하는군.
이 염색한 노란머리는 아까 이미 눈치챘었다.
참,둘다 색깔로 톡톡 튀는 놈들이군.
한놈은 머리,한놈은 눈.
또, 한놈은 성격, 한놈은 언어력.
하긴,어딜가든 튈 놈들인것같지만.
그리고 내가 사진을 보며 발견한 아까 눈치채지못했던 또 한가지사실은, 이놈들입고 있는교복, 화성고교복이라는것.
'젠장, 우리학교다,빌어먹을'
괜찮아 또볼일 없겠지. 봐도 서로 아는척하겠어? 미치지않고서야.
"은산아, 들어와 밥먹어"
아,참 놈들때문에 배고픈걸 잠시나마 잊고있었군.
-다음날.-
토요일오전11시반,한적하기 그지없는 연우사진관.
지금 나는 열심히 '놀토'를 즐기고계신다 with 이눠넷.
그런데 인터넷을 하루종일 해본사람은 안다.
하다보면 인터넷도 할게 없어진다는것,
아침부터 심심한탓에 인터넷만 주구장창 판 결과, 결국 이것도 심심해졌다.
그러다가 문득 스치고간 생각, 어제 그 잡놈들 오늘 분명 사진 찾으러 올텐데.
'오이런,재앙이 다가오고 있어, 부딪히고싶지않아, 도망쳐야해!!!!'
드르륵~
"아빠!"
"왜?우리딸?"
"어제 화성고남자애들셋 걔네 사진찾으러 언제온댔어?"
"화성고남자애들셋?"
"왜,아빠가 약국갔다왓을때 있었던 이상한 남자애들"
"아아아, 흠, 오늘 점심때쯤 찾으러 오라고했었던것같은데"
'점심때? 맙소사 지금이 11시반이니 곧 들이닥치겟군'
"왜, 아는애들이었니?"
"아니!! 아빠 나 나가요!!"
"뭐?! 어디가!"
"밖에!"
"밖인걸누가몰라?!!!"
딸랑~
후다닥 총알같이 사진관을 나와버렸다.
어디든 가야겠어!!
절대 부딪히지않을거야, 그 재앙을 피해야해.
절대 마주쳐선 안돼,잡놈트리오랑은.
그.나.저.나.
지갑도, 아무것도안들고 나왔는데 어딜가서 뭘한담?
오우,내인생 최대의 악의 구렁텅이, 잡트리오!!!!!!!!!!
-그날저녁 8시반-
딸랑~
"다녀왔습니다"
"이제오는구나 어디갔었니"
"교회에요"
사진관을나와서, 마땅히 갈데를 못찾은 나는, 내가 다니는 교회로갔다.
거기엔 내 심심함을 달래주는 신실한 친구가 하나있으니,
바로 피아노였다.
어릴적, 6살때 엄마가 날 피아노학원에 데려갔었는데,
나는 그날 정말 뛸뜻이 기뻤었다.
피아노라는악기가 난 너무나 마음에 들었었기때문이다.
엄마는 피아노를 무지 잘쳤었다, 그리고 엄마 또한 나처럼 피아노를 무지 좋아했었다.
그러나,나는 13살때, 피아노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엄마가, 암으로 돌아가셨기때문이다.
엄마가 내인생에 선물한 피아노란 악기.
그런엄마가 내인생에서 사라진그때, 난 더이상 피아노를 칠수없었다.
그래서, 2년 반정도,피아노에는 손도 올려놓지 않았다.
그러나, 슬픔에 빠져있던 그 2년반이란 기간동안은 그랬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작년 여름부터나는,
슬픔에서 벗어나, 엄마가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너무너무그리웠다. 그런 내가 엄마를 느낄수있는 한가지는,
그렇다.피아노였다.
그래서 다니던 교회에서 늘 바라보기만 했던 피아노에 다시 손을 올려놓았고, 그후 나는 틈만나면 피아노를 쳤다.
그렇게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왔었다.
오늘도, 엄마를 보러갔었던 것이다.
한동안 피아노를 치다, 기도도하고, 중고등부실에서 깜빡 잠이들기도하고,
목사님을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차려주신 저녁도 먹고, 그러고 오니 지금 이시간이다.
"그래, 저녁은 먹었니?"
아참, 아빠 저녁혼자 먹어야겠네..
"응 먹고왔어, 미안해아빠"
"아니란다, 왠지 저녁먹을때 지나서 들어올것같아, 미리먹었단다"
"아,다행이다~ 다음부턴 저녁먹을때 맞춰서 들어올게~그러니까 저녁은 같이먹어요,아빠"
"고맙구나, 흠 근데 네가말한 남학생들, 오늘 사진 찾으러 안왔구나"
뭐?!!!!!!!!!!!!!!!헐랭!!!!!!!!!!!!!!!!!!!!!!!!!!!!!!!!!!!!!!!!!!!!!!!!!!!!!!!!!!!!!!
노노노노노!!!!!!!!!!!오오...이건말도안돼,
"안왔다구요?!"
"그래, 여태까지오지않았단다 내일오려나?"
헐, 말도안돼. 그럼 내일도 사진관에 있을순 없다는거군.
내일은 주일이니 아침에 교회갔다가 저녁에 들어와야겠어.
아니 근데 왜 내가 도대체 이런 번거로운 짓을 해야하냐고!!!!!!!!!!
난 침울했다. 아마 표정에서 드러났을꺼다. 내표정, 밑도끝도없이 OTL이었다.
내 표정을 읽고는 아빠가 말을 꺼냈다.
"이상하다? 낙담한얼굴인데?"
"응!!!!!!!!!!!!!!아주많이!!!!!전지금오티엘입니다"
"오티엘? 어제 그애들이랑 무슨일이 있었나보구나"
"몰라~ 하여간에 마주치고싶지않아서"
"그래서 아까 그렇게 급하게 나가버린거고?"
"아빠,빙고! 근데 내일오다니!!말도안되"
"내일은 주일이니 아침에 교회가겠구나? 그럼 또 저녁쯤 들어와야하겠네"
"텔레파쉬~그생각중이었어,아빠"
"넌.단.순.하.니.까"
"아.빠.닮.아.서"
"한방먹었구나 하하"
"큭큭 난 절대 말로는 안지잖아요~ 후후"
"이젠좀웃는얼굴이구나?"
그렇다,아빠는 그렇게 나를 달래왔다
내가 기분이 안좋다면 늘 나를웃게해주는, 그런아빠였다.
원래 엄마몫이던 일, 엄마가 떠난후 아빠는 나에게 더 애를 쓰셨다.
원래 자상하셨지만, 더 자상해지셨다.
아빠는 이제 없어서는 안되는 빛같은 사람이었다,내게.
"고마워요아빠~♥헤헤"
"우리딸은 웃는게 가장이쁘니까~"
"언제나이쁘거든요~"
"오마이갓!"
"아빠!! 그럴땐 당연하지!라고 해주는건데?"
"글쎄~"
그렇게 하루,이틀.
주말이 다 가버려, 월요일까지도 그망할놈의 잡트리오들은 코빼기도 안보였다.
월요일까지는 별신경 안썼었는데, 제길슨, 오늘은 목요일이다.
이 썩을놈의 잡것들이, 일주일이 다되가도록 사진을 안찾아가다니, 사진은 찍어놓고, 게다가 후불한것들이 찾으러 오지도 않는다?
가만히안두게~쓰!
두번다시 부딪히고 싶지않은 놈들이지만, 당장찾아가서 이 계산을 정산해야한다는 생각에 나는 사진들을들고 학교에 와버렸다.
그나저나 완전 간땡이가 수박만하게 부은것들이아닌가. 반과 휴대폰번호, 이름까지 죄다 적어놓고는 내뺴?
더 웃긴건 아빠에게 들은바로는 전화도 걸어보았으나, 받지도 않더라는 것이다.
이건 명백한 범죄(?)가 아닌가!!!!
터벅터벅터벅.
1학년 8반앞.
드르륵~
호오라, 다행히 42명중에 노란머리는 한놈뿐이군. 검은 대갈통들 사이에서 아주 둥둥둥떠다니는군,
'너이자식, 죽었어!!!!!!!!!!!!!'
-6화에서 계속-
첫댓글 ㅋㅋㅋ 노란머리ㅋㅋㅋㅋㅋ 과연 나머지 트리온는 찾았을까요??ㅋㅋ업쪽이여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러분 저 수능치고왔어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잼써요~ㅋ
ㅋㅋㅋㅋ 네네 감사합니다업쪽보내드릴게요 ㅎㅎㅎ
ㅋㅋㅋㅋㅋ 아 재밌어요ㅋㅋㅋ 담편기대할게요>_<////
ㅋㅋㅋㅋㅋ 상콤한민트향님 ㅋㅋㅋㅋㅋ 네네 기대하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재밌어요 ㅎㅎㅎㅎㅎㅎㅎ
네네 ㅎㅎ 업쪽보내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