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 9일 주일 주님 세례 축일
공현 대축일을 1월 7일이나 8일에 오는 주일로 옮겨 지내는 곳에서는, 주님 세례 축일은 바로 다음 월요일에 지낸다. 이때 신경은 바치지 않는다.
‘주님 세례 축일’은 예수님께서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 받으신 일을 기념하는 날이다. 주님의 세례는 예수님께서 누구신지를 드러낸 사건이다. 그러므로 주님 공현 대축일과 깊은 관련이 있다. 전례력으로는 주님 세례 축일로 성탄 시기가 끝나고, 다음 날부터 연중 시기가 시작된다.
▦ 오늘은 주님 세례 축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요르단강에서 세례를 받으신 예수님께 성령을 내리시고, 하느님의 아들로 선포하십니다. 물과 성령으로 세례를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도 만민의 주님께서 전해 주신 평화의 복음을 전하기로 다짐합시다.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기도를 하시는데, 하늘이 열렸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3,15-16.21-22
그때에 15 백성은 기대에 차 있었으므로, 모두 마음속으로 요한이 메시아가 아닐까 하고 생각하였다.
16 그래서 요한은 모든 사람에게 말하였다.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준다.
그러나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 오신다.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릴 자격조차 없다.
그분께서는 너희에게 성령과 불로 세례를 주실 것이다.”
21 온 백성이 세례를 받은 뒤에 예수님께서도 세례를 받으시고 기도를 하시는데,
하늘이 열리며 22 성령께서 비둘기 같은 형체로 그분 위에 내리시고, 하늘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송백의 절기
논어 자공편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자왈: "세한, 연후지송백지후조야."
子曰: "歲寒, 然後知松栢之後彫也."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날씨가 추워진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다른 나무보다 나중에 시듦을 안다."
우리에게는 너무도 친숙한 추사 김정희 선생님의 세한도(歲寒圖)가 상상되는 내용입니다. 이 말의 속뜻은 "사람이 시련에 처했거나 겪은 후라야 그 사람의 진실 된 참모습을 볼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간단한 말이 아닙니다. 현대인의 이기적인 생각이나 행동을 꼬집을 때 쓰는 말이기도 합니다. 집이나 회사에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혼자 도망갈 궁리만 하는 사람들을 꼬집는 말입니다. 그리고 그런 때에도 묵묵히 그런 어려움을 헤쳐 나가면서 자신의 일을 최선을 다해서 해 나가는 사람들을 송백(松柏)에 비유하는 말입니다.
모든 것이 변해도 결코 변하지 않으며 제 모습을 지키는 굳은 절개를 가리키는 말로 독야청청(獨也靑靑)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이 표현은 겨울 산에 홀로 푸르게 서 있는 소나무에서 비롯되었는데, 이 표현이 낯익은 것은 유명한 시조에 나오기 때문입니다.
이 몸이 죽어가서 무엇이 될고 하니
봉래산 제일봉의 낙락장송(落落長松) 되었다가
백설이 만건곤(滿乾坤)할 제 독야청청(獨也靑靑)하리라
사육신(死六臣) 가운데 한 분인 성삼문(1418~1456)이 단종 복위를 꿈꾸다가 잡혀 사형을 당하러 갈 때 읊은 시조입니다. 봉래산은 영월에 있는 산인데, 그 무렵 단종이 영월에 유배되어 있었기 때문이랍니다.
소나무나 잣나무는 낙엽이 3월이나 4월에 듭니다. 한 겨울에 그 혹한에 혼자서 푸르게 산에 버티고 서 있다가 새싹이 솟아오를 때 모든 할 일을 한 것처럼 낙엽을 내립니다. 그것도 새싹을 피우기 위해서 겨울을 버텨낸 낙엽을 지워 내립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새 잎을 내서 5월경에 꽃을 피워 새로운 세대를 이어갈 준비를 합니다. 소나무는 양성의 나무로 건조하거나 지력이 낮은 곳에서 견디는 힘이 강한데 어릴 때에는 일사량이 충분해야 한답니다. 이와 같이 소나무는 좋지 못한 환경에서는 낙엽활엽수종과의 생존경쟁에서 이겨낼 수 있으나, 지력이 좋고 토양습도가 알맞은 곳에서는 그 자리를 낙엽활엽수종에게 양보하고 말기 때문에 돌 틈에서나 척박한 땅에서 그 고고한 자태를 자랑하면서 억척스럽게 살아갑니다. 우리는 그 모습을 또한 좋아하고, 아름답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소나무는 정중하며 엄숙하고 과묵하며 고결하며 기교가 없고, 고요하며 항상 변하지 않고 자연스러우며 잘 어울리는 까닭에 우리 민족의 심성을 사로잡아 왔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소나무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는 아주 거칠고 좋지 못한 환경에서도 조금도 낙심하지 않고 용기를 가지고 주님의 길을 닦고 하느님께서 주신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역할을 다한 뒤에 조용히 자신이 물러설 때를 알아차립니다. 그에게서 세례를 받으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상상합니다. 그리고 세례자 요한의 굳고도 바른 결의를 느낍니다. 살기 어렵고 힘든 이 세상을 묵묵히 고결하게 살아나가야 하는 우리들이 그를 닮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와 같이 송백의 절기로 살기를 다짐합니다.
<하느님께서 예수님께 성령을 부어 주셨습니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10,34-38
그 무렵 34 베드로가 입을 열어 말하였다. “나는 이제 참으로 깨달았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으시고,
35 어떤 민족에서건 당신을 경외하며 의로운 일을 하는 사람은 다 받아 주십니다.
36 하느님께서 예수 그리스도 곧 만민의 주님을 통하여 평화의 복음을 전하시면서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보내신 말씀을
37 여러분은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요한이 세례를 선포한 이래 갈릴래아에서 시작하여
온 유다 지방에 걸쳐 일어난 일과, 38 하느님께서 나자렛 출신 예수님께 성령과 힘을 부어 주신 일도 알고 있습니다.
이 예수님께서 두루 다니시며 좋은 일을 하시고 악마에게 짓눌리는 이들을 모두 고쳐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 그분과 함께 계셨기 때문입니다.”
축일1월 9일 성녀 바실리사 (Basilissa)
신분 : 동정 순교자
활동 연도 : +304년경
같은 이름 : 바실리싸
성 율리아누스(Julianus)와 성녀 바실리사의 행적과 순교 사실을 전해주는 그리스어 수난기에 따르면, 그들은 부부 사이로 디오클레티아누스와 막시미아누스 황제의 통치 기간 중 이집트 중부의 안티노폴리스(Antinopolis, 또는 안티노에 Antinoe)에서 순교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를 “로마 순교록”에 라틴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안티오키아(Antiochia)로 잘못 번역해 순교지가 다르게 알려지기도 했다. 이 두 순교자에 대한 정확한 역사적 기록은 전해지지 않는다.
전승에 따르면 하느님께 동정을 서약한 성 율리아누스는 가족의 강요로 결혼을 하게 되었다. 많은 유산을 물려받은 성녀 바실리사를 아내로 맞이한 그는 아내와 합의하고 서로 평생 동정을 지키며 살기로 했다. 그들은 엄격한 생활로 자신들을 성화시켰으며, 가난한 사람과 병자들을 위해 그들의 재산을 아낌없이 사용했다. 그런 뜻에서 동정 부부는 그들의 집까지도 일종의 병원과 같은 형태로 개조했는데, 어떤 때는 천 명 이상의 사람이 이용할 정도로 늘 붐볐다. 그 후 성녀 바실리사는 수녀원을 설립해 원장이 되었고, 성 율리아누스 또한 동료들을 모아 수도원을 설립하고 수도생활에 정진했다.
라틴어로 기록된 로마 순교록의 기록에 따르면, 잔혹한 박해를 피해 일단의 사제와 봉사자들이 성 율리아누스의 집에 피신했다가 체포되어 화형으로 순교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로 말미암아 성 율리아누스가 시리아의 총독인 마르키아누스(Marcianus)의 명령으로 체포되어 여러 가지 방법으로 고문을 받고 참수형으로 순교의 월계관을 썼다. 성 율리아누스와 성녀 바실리사 부부가 순교할 때, 그들과 함께 성 안토니우스(Antonius) 신부와 성 율리아누스의 순교를 보고 개종하여 그리스도의 은총에 참여하게 된 성 아나스타시우스(Anastasius), 소년 성 켈수스(Celsus)와 그의 어머니인 성녀 마르키오닐라(Marcionilla)와 그녀의 일곱 형제, 그리고 다른 많은 이들이 안티오키아에서 순교했다. 그러나 그리스어 기록대로 이집트의 안티노폴리스에서 순교한 것이 더 신빙성이 있다고 여겨진다. 로마 순교록은 이들의 순교 기념일을 1월 9일에 기록하고 있고, 그리스어 전승은 1월 8일로 기록하고 있다. 한편 성 유스티누스와 성녀 바실리사의 축일은 함께 순교한 이들과 떼어서 1월 6일에 따로 기념하기도 한다.
오늘 축일을 맞은 바실리사 (Basilissa) 자매들에게 주님의 은총이 가득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야고보 아저씨
첫댓글 야고보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건강합니다
야고보님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고은이 루치아 자매님
주님의 은총으로 영육간 항상 건강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야고보 아저씨 네 감사합니다 야고보님
편안한 저녁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