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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면뭐해 키스나하지 ※
우리들의 심장은 우리들의 노래로 춤을추고 숨을 쉰다.
002
대체 여기가 맞긴 한거야?
학교 수업도 빠진채로 그놈들이 산다는 아파트에 왔지만, 어디가 어딘지 대체 모르겠다.
다리도 아프고, 배도 고프고. 무엇보다 그놈들을 보기전엔 내가 죽어나게 생겼다는거다.
내가 왜 이런 고생을 해야하는지도 모르겠고...ㅠㅠ
아픈 다리를 주물러 가며 연아가 써준 쪽지를 들고서 이리저리 헤매고 다닐때쯤 내 눈에 포착되는것 하나!
슬립트 아파트 110동!
그 앞에 서서 고개를 빼꼼히 올려다보니 족히 35층은 되보이는 어마한 크기에 아파트였다.
뭔 놈에 집이 이따구로 생겼어?!
천천히 발걸음을 아파트 입구에 걸쳐놓으니 문이 열리지 않는다.
이건 어떻게 여는거지?!
한참을 아파트 입구에서 낑낑거리고 있는데, 어떤 아줌마 한분이 날 밀쳐내고 이상한 두꺼비집 같은데다가 버튼을 누른다.
그러더니 문이 스르르 열리는게 아닌가. 비밀번호를 누르는건가?
다시 닫히려는 문을 간신히 막고서 들어가시는 아주머니를 불러세웠다.
" 저기 아줌마! 이거 뭐 누르는거에요?! "
" 뭐? 아줌마? "
" 네. 아줌마. "
아줌마는 어이없는 표정을 짓더니 갑자기 빠른 걸음으로 내게 다가왔다.
난 무서워서 뒷걸음질을 치자 다시 문을 열고 내 앞에 서는 것이 아닌가.
" 넌 내가 아줌마로 보이니? "
아줌마의 질문에 난 그저 고개만 끄덕거렸다.
그러자 어이가 없는지 자꾸만 뒷목을 만지는 아줌마.
" 내가 어딜봐서 아줌마로 보이는데? "
어딜봐서?
그 질문에 쭈욱- 훑어봤지만 구멍이 잔뜩 생긴 옷을 걸쳐입고 레깅스 하나만 걸쳐입은 그 모습은 내겐 여전히 아줌마였다.
" 그 옷이요. "
" 이 옷? "
" 네. "
자신이 입고 있는 옷을 들어보이며 내게 묻는 아줌마.
이 아줌마도 뭔가 이상하다.
이 동네는 다 이상한 사람 뿐인가??
아줌마는 내게 한걸음 더 다가오시더니 내 머리통을 손가락으로 퉁 튕겨댄다.
나 머리통 만지는거 진짜 싫은데.
" 너 보아하니... 학생인거 같은데, 교복도 꾸질한게... 서울에 안살지? "
날 위아래로 훑어보며 저런 막말을 한다.
우리 동네가 어때서? 밤에 불이 안켜지긴 하지만, 좀도둑도 많긴 하지만, 매일 옆동네랑 싸워서 소란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얼마나 살기가 좋은 곳인데!
" 아뇨! 저 서울 사람 맞는데요? "
" 흐응- 그래? 아무리 봐도 교복이 너무 촌스러운데. "
지 혼자 샬라샬라 나불거리더니 다시 들어가려는 아줌마.
난 빠르게 아줌마를 다시 불러세웠다.
아까처럼 화낼지도 모르니깐 언니라고 부르면서 말이지.
" 저기 언니! "
" 왜? "
언니라고 불러주니 아주 얼굴에 꽃이 핀다. 펴.
이래서 사람은 간사한거구나.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됬다.
최대한 몸을 베베꼬며 이쁜 짓좀 해보려하니 속이 부글거린다.
" 저 사실 서울 사람 아니구... 안양에서 올라온거거든요. "
" 안양?! "
" 네. "
갑자기 소리를 지르는 아줌마때문에 깜짝 놀라 벙찐 상태로 대답하자 내게 와다다 달려오더니 내 손을 잡고 웃으며 말한다.
뭐지? 이 상황은?
" 너! 정말 안양사람이야?! "
" 네. "
" 우와- 안양이라니! 만나서 반갑다! 나도 고향이 안양이거든! "
이 언니가 안양사람이라니... 안양은 옛날 물이 별로 였던 모양이군.
얼떨결에 이 아줌마의 집까지 와버렸다.
난 지금 그 놈들 집에 가야하는데... 뭐 아직 집에 없겠지?생각하며 현관에 발을 디디자 내 눈안에는 별천지가 펼쳐져
있었다. 긴 통로로 된 거실과 아파트중에서도 최고가인만큼 여의도 한강공원이 베란다에 펼쳐져 있었다.
우와!- 너무 좋다! 그렇게 구경을 하고 있으니 언니는 언제 차를 끓여왔는지 날 부르며 손짓한다.
" 이리와서 차마셔. 추운데 너무 오래 있었던것 같은데. "
역시 고향사람은 이래서 좋은거구나.
난 연신 좋아라하며 주방 식탁에 앉아 언니가 끓여준 녹차를 마셨다.
" 근데 언니는 되게 좋은 집에서 사시네요. "
" 아- 여긴 내가 사는 집이 아니라 다른 애 집이야. "
" 아- 근데 막 들어와서 이런거 마셔도 되나보죠? "
" 괜찮아. 나도 잠깐 옷가지러 온거니까. "
" 그렇구나. "
" 그런데 넌 어쩐일이야? 서울까지? "
" 저도 좀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거든요. "
" 만나고 싶은 사람? 그게 누군데? "
" 있어요. 아주 재수없는 사람. 저한테 사기를 친 사람이죠. 만나서 혼 좀 내주려고 온거에요. "
그것도 아주 나쁜 인간이죠.
" 그러니? 그러고보니 우리 통성명도 못했네! 난 재인이야. 나이는 스물셋."
내게 내민 언니의 손을 마주 잡으며 나 또한 내 소개를 했다.
" 전 신아현이에요! 열여덟이구요. "
우린 마주잡은 두 손을 보며 씨익- 웃었다.
다시 보니 이 언니 왠지 나쁜 사람 같진 않아보인다.
재인언니는 내가 마신 컵을 싱크대로 가져갔고, 난 자리에서 일어나 집 구경을 다시 하기 시작했다.
그러고보니 여긴 사진이 많구나. 소파 뒤에도 아주 커다란 사진이 있었다. 누구 얼굴인거 같은데...
" 어?! 이거... "
내가 소리를 지르며 말하자 재인언니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행주에 손을 닦으며 말했다.
난 그 말에 아주 소스라치게 놀랐지만 말이다.
" 온하야. 너도 알지? <춤추는심장>리더. "
" 그.....그럼..... 여기가..... "
난 연신 언니의 말에 말을 잇지 못했고, 내가 말하기도 전에 언니가 먼저 대답했다.
" 맞아. 여기가 정온하 집이야. 난 그애 코디고. "
!!!!!!!!!!!!!!!!!!
신아현. 사고쳤다.
...............................
...........................
..........................
....................
..................
큰일이다. 큰일이야. 이런... 어떻게 이럴수가 있지? 어떻게!
허둥지둥 거리며 아까 내려놓은 가방을 찾았고, 너무 놀라 허둥지둥거린 탓에 가방이 어딨는지 모르겠다.
내 이런 모습에 언니는 적잖이 놀랐는지 왜 그러냐며 물었지만 난 그것에 대해 대답하지도 못했다.
그렇게 간신히 가방을 챙기고 현관으로 가려는데...
철컥-
" 왜 문이 열려 있어? "
이제 막 들어온 아주 세련된 차림에 선글라스에 가려져 있었지만 그때봤던 짙은 눈동자를 가진 그놈과 딱 마주쳐버렸다.
Oh My God!!!!!!!!
우린 그렇게 십초간 얼어붙어 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나만 얼어붙어 있었던것 같다.
아까 식탁 의자에 앉아서 구겨져 올려진 치맛단과 요즘 잘나간다는 그것도 왜 하필 이놈이 그려진 양말을 신고서 나가려는
내 포즈를 요상스럽게 쳐다보는 그놈.
이를 어째!!!!!!!!
재인언니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놈을 향해 말했다.
" 왔어? 아현이 넌 왜 그러고 있어? "
그놈에게 향했던 언니의 시선이 곧 내게 돌아왔고, 그놈은 여전히 날 야리고 있었다.
굳은 몸을 다시 원위치 시키고 그놈에게 등을 돌려 언니에게 말했다.
" 아하하하. 너무 놀래서 그만. "
그렇게 언니와 얘기를 하고 있는 탓에 뒤에 있던 놈을 보지 못했던 난 놈이 더 가까이 다가온줄도 모르고
뒤를 돌았다가 놀라 자빠질뻔했다.
왜 네놈은 내 바로 뒤에 있단말이냐!
놀라서 눈만 껌벅이고 있는데 십자가 모양에 반지를 낀 손가락으로 내 머리통을 누르는 놈.
오늘 내 머리통 여러 죽어나가는구나.
" 넌 뭐냐. "
★
원래부터 싸가지가 없다고 생각은 했다만 처음보는 사람한테 넌 뭐냐가 무슨 말이야!
찌지직-
" 야 너 뭐해? 종이를 왜 찢고 있어?! "
" 어어어? "
툭치며 말하는 연아의 얼굴을 봤다가 다시 정신을 차리고 정면을 보니 종이가 찢어져서 산산조각이 나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내가 무슨 짓을 한거지?...
또 다시 멍하니 앉아 있자 이런 날 이상하게 보던 연아는 내 손에 들린 종이를 낚아챘다.
" 야! 이거 내가 어제 줬던 <춤추는심장>오빠들 집 주소잖아! 이걸 왜 찢고 있어?! "
지금 내 머리속에는 오로지 그놈의 면상만 떠오른다.
나쁜 새끼. 사람을 보고 어떻게 그런 말을 하지?
칫-
그렇게 멍해져있기를 두세번.
어느새 학교는 끝이났고, 난 여느때와 같이 친구들과 교문을 빠져나왔다.
여전히 연아의 손에 잡혀 그놈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지만.
" 야 글쎄. 오빠들이 얼마나 착한지 알아? 봉사도 하고, 힘들고 어려운사람들 도와주고... "
♬ 띠리링-
" 미안. 잠깐만. "
갑작스레 울린 핸드폰을 들고 연아에게 잠시만을 외친 뒤 받아들자, 시끄러운 음악소리에 묻힌 어느새 친해져버린
재인언니의 목소리가 울렸다.
" 여보세요? "
[아현이니?]
" 네. 근데 무슨 일이세요? 되게 시끄러운데. "
[아 여기 클럽이거든. 오늘 동창회가 있어서.]
" 아 네. "
[아 그런데 저기 부탁이 하나 있는데...]
" 뭔데요? "
[어려운건아니고, 내가 오늘 알다시피 정말 오랜만에 온 모임이라서. ]
" 네? "
[그런데 오늘 온하가 화보촬영하는데 내가 없잖아. 다른 코디도 있지만, 그래도 내가 해놓은
옷 입어야하거든. 그런데 그걸 애들이 못찾고 있네... "
다급해보이는 언니의 목소리에 난 순간 불길한 기운을 느꼈다.
혹시......
[미안해. 아현아. 부탁인데, 제발 네가 좀 가져다주면 안될까?]
" 뭐라구요?! 언니? 저보고 지금 싸가지 없는 그새끼한테 옷을 갖다달라구요? "
[정말 미안. 근데 어쩔수가 없었어. 저번에도 한번 마주친적도 있고하니까...응? 제발. 아현아.]
" 전 못해요! 제가 왜 언니일을 해요! "
[부탁이다. 아현아. 제발. 응? 이번만 도와주면 내가 우리 애들이랑 밥한번 거하게 쏠게! 응? 제발. 아현아.]
언니의 부탁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아니 하지 않은거다.
정말 싫어. 내가 왜 그런 놈한테 옷을 가져다줘야 하는거냐고!
[응? 하는거다? 고마워! 아현아! 지금 슬립트에 가면 거실에 옷 있을꺼야! 그거가지고, 내가 매니저오빠한테 얘기해놓을테니
까, 밴타고 가서 옷 가져다주면 되! 고마워!]
첫댓글 헉,,, 어쩔???대박이네..ㅋㅋㅋ 업쪽주세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미있어요!!다음편기대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