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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국이 만난 사람] 박관용 전 국회의장 보수 지도자 없어 … 홍준표는 눈에 들어오는 인물 아니다 박관용(79) 전 국회의장은 자기 길을 걸어 왔다. 부산중학교 1년 선배인 고(故) 이기택 전 민주당 총재의 권유로 정치를 시작했다. 그의 비서관이 됐다. 이 전 총재가 운명하기 전날 탈고했다는 자서전 『우행(牛行)』 출판기념회를 지난 9월 주관했다. 그러면서도 그와는 다른 길을 걸었다. 적폐청산 너무 오래가면 피로감 그는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첫 비서실장이었다. 그러나 YS의 차남 현철씨 문제를 건의하다 물러났다. 그는 보스 정치를 싫어했다. 사람들은 그를 의회민주주의자라고 평가한다. 비서관 6년, 전문위원 6년, 국회의원 6선. 국회의장을 마친 뒤 정계를 떠나는 전통을 세운 것도 그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탄핵한 국회의장이다. 국회 경위들에게 단상을 보호하게 했다. 서류와 신발까지 날아오는 가운데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그런 그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지켜보는 심정은 어떠했을까.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지 1년도 안 돼 평가하긴 이르다”면서도 “뭔가 생각을 잘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적폐청산이 좋은 명분이지만 1년이 다 돼가도록 계속하는 건 국민에게 피로감을 줍니다. 또 적폐청산 대상을 보면 상당히 보복성 정치색을 많이 띠고 있어요. 보복은 보복을 낳고, 다음 정권에 원한을 남깁니다.”
그는 1989년 YS의 러시아 방문에 수행했다. 허담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회담을 준비했다. 그때 YS에게 예상 문답을 만들어줬다고 한다. “내가 꼭 허담의 마음을 읽고 온 것처럼 질문이 착착 맞아들어간 거야. 마지막에 이렇게 써놨어요. ‘허담이 혹시 단둘이 만나자고 이야기하면 거절하십시오. 무슨 거짓말을 만들어낼지 모릅니다.’ 그런데 정말 허담이 마지막에 그 말을 했어요. YS가 탄복한 겁니다. 저는 YS·DJ 두 사람이 전횡하는 데 굉장히 비판적이었어요. 그런데 그 일로 비서실장이 된 것 같습니다.”
그는 “국회는 각기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토론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서로 절충하고, 타협해 공통점을 찾아내는 겁니다. 옛날 민주와 반민주가 싸우던 그대로 해서는 나라가 제대로 안 됩니다. 여당은 야당하고 대화할 생각을 해야 하고, 야당은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내용을 가지고 토론하고 타협해야 정치가 살아납니다.” [S BOX] 1994년 YS 북폭 저지설 사실무근 … 100만 명 희생설에 논의 중단 1994년 제1차 북핵 위기 때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다. 전쟁위기설이 돌았다. YS가 제임스 레이니 주한미 대사를 부르고, 빌 클린턴 미 대통령에게 전화해 항의했다. 박 전 의장은 “미국이 북한 핵을 공격하려는 걸 YS가 막았다고 아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오해한 겁니다, 우리가. 94년 6월 15일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회의가 열렸어요. 거기서 클린턴 대통령이 ‘영변 핵시설을 공격하면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어요. 윌리엄 페리 국방장관이 ‘북한이 장사정포를 발사하면 미군과 한국군, 민간인을 포함해 100만 명 정도의 희생자가 생길 것이란 보고가 있다’고 말했어요. 그 이야기를 듣고 클린턴 대통령이 더는 말을 안 했습니다. 전쟁하려면 스텔스기가 동원돼야 한다는 말은 있었지만 전쟁을 한다는 이야기는 전혀 없었어요. YS가 클린턴 대통령과 통화할 때 옆에 서 있었던 사람인데….” 북폭이 없었던 건 YS의 반대 이전에 100만 명 희생설 때문이라는 말이다. 그는 문 대통령의 미국의 선제타격 걱정에 대해서도 “지나친 우려”라고 말했다. “그것은 협상을 끌어내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죠. 지금 협상 테이블에서 서로 유리한 자리를 차지하려 노력하는 겁니다.” 김진국 칼럼니스트 kim.jinkook@joongang.co.kr 역대 국회의장단 구술기록: 박관용 전 국회의장 No. 18
게시일: 2017. 12. 15. 국회기록보존소에서 진행하고 있는 역대 국회의장단의 구술기록 영상입니다. 대한민국의 역사를 이끌어온 역대 의장단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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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하늘나라 -2- 원문보기 글쓴이: 하늘나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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