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소스가 있는 나의 종교
신정주(본명신경희)
남편은 부처가 되었다
세상 고뇌 짊어진 주의 모습으로
한 여자 마음을 오래도록 흔들어대었던
초인의 삶으로 뭉퉁그린 사내를
하루라도 보지 못하면 살 것같지않아서
비루한 생활도 그림이었다
왠종일 원앙이어도
아들탯줄로 꽁꽁 동여매여도
우상이었던 사내와
사다리위에서 별따기하듯 살았다
더는
캔버스 그림속 눈 퀭한 물고기들
슬프게 쳐다보며
보따리든 발목 낚아채어도
별을 따는 꿈을 꾸었다
가난한 화가의 아내를
늘 함께 있고싶어하는 어머니를
천 개의 지혜를 가진 눈으로
빌려주고 빌려받으면서
자질구레한 마음을 닦아내는 잠자리에도
사내는 언제나 그자리에서 꿈쩍도 하지않았다
나는 허공으로 팽창하면서 멀어져갔다
조석으로 공양을 바치는 공양주로
마주하고있는 이고적...
뚜벅뚜벅 밖으로 나가고있었다
혼자 날아가고있었다
내가 남편을 부처로 만들었다.
-자유문학 초회 추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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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주의 처절했던 인생살이에 박수를 보내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