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속 태아에서부터 70~8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영어에 매달리고 있지만 어떻게 공부하는 것이 정답인지 영어공부에 대한 의견은 사실 분분하다.
얼마 전 미국에서 오래 살았던 한 칼럼리스트는 우리나라 수능 시험지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수십 년 동안 미국에서 살았지만 이렇게 어려운 문법과 독해로 채워진 시험지는 처음 봤기 때문이다. 지나친 문법, 독해 위주와 문제 푸는 요령만을 익혀 자칫 영어가 언어라는 사실조차 잊게 되는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다고 그는 지적하고 있다.
영·유아 어린아이부터 초·중·고·대학생은 물론 직장인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영어에 매진하는 요즘, 독서를 통해 영어를 공부하는 곳이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영어독서는 영어공부 지름길
지난 2014년 11월 서원구 개신동에 문을 연 ‘영어도서관 와이즈리더(원장 임현종)’는 어학원과 영어도서관의 장점을 결합한 영어독서전문학원이다. 40여 평 규모로 작가별, 시리즈별, 장르별로 2000여권의 영어도서를 구비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도서관협회에서 선정한 수상작을 비롯해 다양한 영어원서를 소장하고 있다. 수준별로 독후활동을 진행하기 때문에 도서 분류 및 배치도 수준별로 돼 있다.
이곳에서는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 등 영어의 전 영역을 공부할 수 있다. 임현종 원장은 “영어책을 3~4번 반복해서 읽는 동안 문장구조를 파악하게 되고 내용을 정리하는 능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야기 안에서 문장을 익히고, 문장을 통해 단어를 알기 때문에 좋아하는 책만 실컷 읽어도 자연스럽게 영어실력이 향상된다는 얘기다. 독서를 하면서 축적된 어휘와 표현 지식은 다른 읽기 활동에도 도움을 주며 말하기와 쓰기에 있어서도 활용 가능하다.
특히 와이즈리더에서는 일반 어학원과는 달리 책을 읽고 강사와 일대일로 독서한 내용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갖는다. 리포터 북을 통해 단어, 문법 등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독서 후 독후활동 반드시 해야 효과 있어
영어독서가 영어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책만 읽는다고 해서 저절로 실력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임현종 원장은 “독서 후에는 책 내용을 정확히 이해했는지 반드시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한번 읽어 내용을 이해하지 못했다면 3~4번 반복적으로 읽는 것이 영어독서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임 원장은 이어 “영어독서를 통한 영어공부는 단기간에 학교성적을 올려주지는 못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 그동안 많은 영어 전문가들은 영어독서의 중요성에 대해 주장한바 있다. 즉 영어독서는 듣기, 읽기, 쓰기, 말하기 등 4가지 영역을 모두 향상시킬 수 있고 다양한 어휘와 표현력을 동시에 익힐 수 있다. 2009년 부산시립 영어도서관이 처음 문을 연 이후 전국에 200여 곳에 이르는 공·사립 영어전문도서관이 생기고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이유다.
또 와이즈리더에서는 강사 이외에 리딩플래너(이용자 수준에 맞게 책을 골라주고 추천해주는 사람)가 별도로 있어 각자 수준에 맞는 책을 골라주고 있다. 자신에게 맞는 맞춤형 독서를 하기 위해서다. 임 원장은 “자신에게 맞는 책을 읽는 것이야말로 영어독서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변에서 추천한 책을 무턱대고 읽다가는 영어실력을 향상시키기는커녕 자칫 영어에 흥미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도서 2000여권 구비
와이즈에서는 preK→K→E1→E2→E3→E4→Newbery1→Newbery2→Newbery3→SAT 등으로 도서를 구분해 놓았으며 저학년 아이들이 주로 읽는 preK와 K에 해당하는 도서는 쉽게 꺼내고 넣을 수 있도록 밑 부분에, 수준이 높은 도서는 윗부분에 진열해 놓았다.
매주 한 번씩 이곳에 들러 영어책을 읽는 김미경(8) 양의 학부모 박현숙(가명 하복대) 씨는 “아이가 즐거워하고 점점 영어독서의 재미를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중학교 2학년인 이보경(개신동) 양은 이제까지는 영어를 싫어했고 선생님이 영어 읽기를 시켜 못하면 아이들 앞에서 창피를 당할 것 같아 힘들어 했다. 영어회화 학원을 다니면서도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입을 꾹 다문 채 지냈었다고. 하지만 이 양은 “와이즈리더에서는 선생님과 일대일로 대화를 하고 각자 헤드셋을 끼고 책을 읽기 때문에 다른 아이들을 신경 쓰지 않고 말을 할 수 있다”고 밝게 말했다.
임원장은 “일반적인 독서와 마찬가지로 영어독서도 선생님이나 부모님의 강요로 할 수 없는 것”이라며 “스트레스 없이 재밌고 즐겁게 영어책을 읽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의전화 234-3538(개신동 696 매직타워 20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