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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런지 그의 깻잎은 전국에서 최고로 친다. 생각보다 양이 많이 나오지 않지만 그게 큰 근심은 아니다. 자신의 건강을 지키고 이웃 사람들의 건강한 밥상을 지키는 게 더욱 큰 자부심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따뜻하고 고운 심성의 부인 이차남(51)씨와 대학에 다니는 승재, 성은 두 아들이 틈나는 대로 든든하게 옆에서 함께 일을 도우니 더욱 농사짓는 기쁨이 따라온다. 이 가족이 사는 법, 세상을 향해 달착지근한 허브 깻잎 향기와 따뜻한 온기를 한없이 불어넣으니 대구의 기온도 덩달아 오른다. 대구광역시 동구 숙천동 다올농장(http://cafe.daum.net/daall2)은 겨울이 없다. 농장지기들이 내는 농사에 대한 열정도 쉬 식지 않는 것이건만 겨우내 보온덮개를 하우스 지붕에 깔아 가온하지 않고, 수막 없이도 연중 깻잎을 생산한다. 하우스 몇 동은 바닥에 관수호스를 한 골에 20센티미터 간격으로 3∼4줄 깔아 수분과 양분을 조절한다. 엽면시비할 때보다 작물의 스트레스도 줄이고 품질 좋은 깻잎을 생산할 수 있었다. 모두 시설재배이며 한낮 태양열을 잔뜩 가두어두었다가 태양열이 낮아질 때쯤 보온덮개로 실내온도를 차단하여 열관리 하는 방식으로 관리한다. "이렇듯 작물은 주인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안심하고 건실하게 자라 주인의 사랑을 받은 만큼의 보답을 잊지 않고 지켜줍니다." 다올농장 카페에 나오는 주인장의 글이다. 깻잎만을 위해 사는 사람
반야월 숙천동 깻잎은 알아주지만 그의 깻잎은 향이 독특해 전국 최고로 손색이 없다. 배수가 잘 되는 사질토 토양이고 화학비료를 전혀 안 써서 그런 맛을 유지하는 듯하다. 포항죽도시장에서는 그의 깻잎이 대히트를 쳤다. 이제 그는 전국 깻잎을 먹어보면 어디에서 생산된 것인지 알 정도가 되었다. 진정 '깻잎 박사'라 할 만하다. 깻잎 농장은 농약과 제초제 범벅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고 한다. 칠성시장과 팔달시장은 농약의 사각지대, 검사하는 곳도 사람도 없다는 것이다. 그곳에서 상표 없는 깻잎은 아침에 농약을 뿌리고 오후에 따가는 것으로 보면 된단다. 깻잎은 돋보기로 보면 숨구멍과 털이 많은데 농약 친 것은 그 숨구멍으로 농약 가루가 들어가 물에 씻어도 잘 안 빠진다고 한다. 자신의 깻잎은 돋보기로 보면 깨끗한 게 달나라 표면처럼 보인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친환경깻잎 농사의 의지와 자부심은 더욱 견고해진다. 농부의 건강과도 연결되는 것이지만 내가 아는 사람 입으로 들어간다는 생각을 하면 어찌 그럴 수 있을까 반문한다. 2001년에 무농약인증을 받아 지금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전환기유기 인증이다. 하우스 12동에 실평수는 1300평. 모두 임대농이다. 주 품목은 깻잎이고, 비타민 풋고추, 상추, 열무, 청경채, 쌈배추, 쑥갓, 콩, 깨, 파, 부추 등도 돌려짓기 차원에서 심는다. 6월 중순에 파종하면 그 다음해 2∼3월까지 수확을 하고, 그 다음에는 땅을 쉬는 차원에서 콩을 심는다. 12∼1월 파종하는 곳은 5∼6월까지 수확을 하고 가을깨를 심는다. 이때 파종하는 것은 깻잎 2기작도 가능하다. 2∼3월에 풋고추를 정식하고 8∼9월에 수확하고 겨울깻잎을 심기도 한다. 4∼5개월 그냥 땅을 놀리는 경우도 있다. 추운 겨울 춥다 않고 자라주니 기특하기만 하다고. 친환경농사를 6년째 하고 있지만 아직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빚도 많다. 비닐은 1년마다 갈아준다. 비닐 가는 데만 1년에 740만원이 든다고. 경남 거창이 고향인 이정갑씨는 군대 제대하고 대구로 건너와 지금까지 살았다. 육군본부에서 운전병으로 근무했는데, 그 특기를 살려 숙천에서 운수업을 하다가 망하고 이곳 농가들의 깻잎 유통을 시작했다. 그러다가 포장된 깻잎 속에 썩은 것이 많이 들어가 있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다가 결국 깻잎농사로 돌아섰다. 1992년에 하우스를 짓고 농사를 시작했다. 그때 시작하길 참 잘했다는 게 변함없는 소신이다. 대학생이 둘이라 한창 돈이 많이 들어갈 때인데 깻잎 농사는 보름에 한 번씩 돈이 들어오니 그나마 버텨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웃 농가 중에서 친환경농업을 하다가 관행으로 돌아서는 걸 보면 참 안타까워요. 사람의 도리를 다하기 위해서라도 친환경을 꼭 해야 합니다." "친환경 꼭 해야 합니다."
처음에 부인이 간이 안 좋아 텃밭에 녹즙용으로 질경이와 컨푸리, 쑥 같은 것을 심어 즙을 내어 먹었는데 그때부터 먹을거리의 중요성에 눈을 떠 친환경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거의 유기농으로만 밥상을 차리니 가족의 건강이 좋아진 것은 물론이고 마음도 편하고 자부심도 들어 이 길을 언제라도 걸어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이씨도 스스로 '일 중독'이라고 말하지만 일하기 싫다는 생각은 한 번도 든 적이 없다고 한다. 재미가 없으면 할 수 없을 터. 깻잎 일을 안 하고는 다른 일을 할 수 없다는 그는 이미 깻잎과 삶의 승부를 온전히 건 승부사의 기질이 보인다. 국산 미생물에 기대를 걸고 처음엔 기대에 부풀어 열심히 했는데 인건비도 많이 들고 자재 비용의 부담도 만만치 않다. 작년에는 양이 적게 나와 고생이 많았다. 땅도 돌아가면서 휴경하고 점적호스를 작년부터 깔아서 여름농사는 참 잘 되었는데 전체적으로는 면적에 비해 소출이 적었다. 합천의 한 농가로부터 점적호스가 효과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작년 봄부터 이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깻잎을 심은 바닥 이랑에 20센티 간격으로 점적호스를 총 1200미터나 깔았다. 짧은 시간에 물의 양도 많이 들어가고 성장세도 좋았다. 힘은 들지만 겨울, 여름에 물 줄 때는 관리하기가 편했다. 연중 생산하는 시스템이라 고정인원을 안 쓸 수가 없다. 이웃에 사는 80대 할머니 세 분이 매일 오시는데, 하루에 2만5천원을 준다. 활발히 움직이니 노인들 잔병이 없고 돈을 버니 하루도 안 빠지고 온다고. 자가액비로 작물이 흡수를 잘하는 포도당과 골분, 당밀을 48시간 물에 우려 보름 간격으로 준다. 깨가 올라오고 난 후에는 액비관주를 1∼2회 정도 한다. 깻잎은 스트레스를 제일 잘 받는 작물이라고 한다. 깨 뿌리가 하룻밤에 1센티씩 3∼5개는 나와야 정상이라는 것. 그의 깻잎은 실뿌리가 엄청 많이 나와 있다. 깻잎은 녹병이 가장 문제다. 깨 수명이 다할 때 오면 그나마 괜찮지만 파종 후 1∼2달만에 오면 낭패라는 것. 영양부족도 아니고 뿌리가 상한 것도 아닌데 올 때도 있단다. 원인도 모르고 약도 없는 녹병이 최고의 골칫거리. 흙살림 연구원과 녹병방제시험도 올해 초에 했는데 기대한 만큼의 성과는 아직 미지수. 노균이나 흑점은 잎살림1, 2호, 전착제로 3호를 섞어 1주일 간격으로 수시로 준다. 친환경자재들로 완벽하게 잡을 생각을 말아야 한다고 일러준다. 지금은 시야가 좀 넓어져서 어떨 때 잘 안되면 빨리 포기하고 줄여야지 그나마 인건비라도 건진다고 말한다. 이들 가족은 참 웃음이 건강하다. 집착을 버리고, 금전에 대한 집착도 버리고 애들과 함께 건강하게 사는 것에 한없이 감사하다고 말하는 이들에게도 앞으로 꿈이 있다. 흙집을 예쁘게 지어 노후에 소일거리 하면서 살고 싶은 소박한 꿈이다. 이들의 꿈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을 믿는다. 착하고 건강하게 사는 사람의 꿈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사람 사는 세상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늦은 시간 숙천동 개울길을 돌아나오는데 반야월 반달이 지그시 미소를 짓는다. 이들의 아름다운 향기가 그곳까지 전해졌음에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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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작년 오마이뉴스에 소개되었던 다올농장의 나누미님과 깻잎박사 이정갑님 두분의 이야기를 답글로 달아놓습니다.^^*
나무지기님 !!..감사합니다..신문까증 펼쳐보여주셔서..열심히 하겠슴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