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33명 환승객 해외 미아로 만든 내막다수 승객들 항의 두려워 40분 못 기다리고 비행기 출발시켜
[시민일보=민장홍 기자]아시아나항공이 카자흐스탄에서 연착을 이유로 도착 예정인 환승객들을 버려둔 채 인천공항으로 귀항해 도마 위에 올랐다.
피해 승객들에 따르면 키르기스스탄 수도인 비슈케크 인근의 마나스 공항에서 지난 5일 20시 50분에 카자흐스탄 알마티 공항으로 출발한 KCI 항공기는 알마티 공항 상공에서 기상 이변이 발생해 어쩔 수 없이 마나스 공항으로 회항했다. 우박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돌풍이 불었기 때문이다.
회항한 KCI 항공기는 알마티 공항 상공의 기상 조건이 정상화됐다는 연락을 받고 아시아나항공 측에 환승이 지연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하고 재출발을 시도하려 했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 알마티 지점장은 23시 10분에 인천공항으로 출발 예정인 항공기 승객들을 기다리게 할 수 없다며 재출발 불가를 통보했다.
아시아나항공이 기상 악화로 인해 연착이 불가피했던 사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환승객 33명을 탑승시키지 않고 떠난 탓에 키르기스스탄에 남겨진 승객들은 다음날 러시아를 경유하거나 다른 항공사를 이용해 귀국해야 했다. 항공편을 구하지 못한 일부 승객들은 최대 3일을 현지에서 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의 융통성 없는 조치로 모든 일정이 뒤엉켜 막대한 경제·시간적 손실을 입은 33명의 승객들은 지난 9일 아시아나항공 측에 항의문을 공식 전달했다.
이들은 KCI 항공기가 비슈케크 마나스 공항에서 22시 30분에 재출발했다면 23시에는 마나스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고, 환승에 필요한 시간을 감안하더라도 23시 50분 경에는 아시아나 항공기가 환승객들을 태우고 출발이 가능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경우 지연 시간은 30분에서 최대 40분 정도였다는 것이다.
승객들은 알마티 공항에서 환승 과정, 항공기 기체결함 등으로 인한 30~40분의 출발 지연은 다반사로 일어났으며, 지난해 12월에는 24시간 지체 출발한 경우도 있다는 등 여러 가지 실례를 들었다.
한 피해 승객은 “아시아나항공 측은 출발을 기다리는 승객들의 항의가 쇄도할 것을 염려해 예정대로 비행기를 띄웠다고 말하고 있는데, 과연 승객들에게 기상이변으로 인한 연착을 설명하고 환승객들을 태우기 위해 양해를 구하려고 노력은 해봤는지 묻고 싶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현지 여행사는 키르기스스탄에 발이 묶인 환승객 33명의 숙식비 일체를 떠안게 돼 약 3만 달러를 자비로 충당했으나, 우월적 지위를 가진 아시아나항공의 눈치를 봐야하는 처지라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우월적 지위로 인한 여행사가 호텔비를 부담한 것은 아니다."며 "(아시아나항공기에는) 이미 230명의 탑승객이 있었으며 이중에는 환승객도 타고 있어 불가피하게 항공기 출발을 선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타항공기(kci항공기)가 출발시점이 정확이 정해진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뤄진 불가피한 조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