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 방금 대구 순회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마르코 박입니다.
나의 대구 유람기는 출발부터 힘들었다.
고등학교때 친구랑 같이 내려간답시고 배짱좋게 6시 새마을호 표를 끊은것 부터가 화근이었다.
그날도 어김없이 김종욱교수님은 5분을 늦게 마치셨다.
마치자 마자 재빠르게 튀어나갔지만 눈앞에서 마을버스를
놓치고 말았다. 제기랄, 할 수없이 다음차를 타고 낙성대역에 갔는데 표를 끊고 내려가려는데 사람들이 밑에서 올라오고 있는것이 아닌가! 차를 놓친것이다. 쪼금 기다려서 다음차를 타고 사당으로 갔다. 열심히 계단을 뛰어 내려 갔는데
아, 글씨 눈앞에서 또 기차를 놓친것이다. 또 할수없이
다음기차를 기다리는데 현주를 만났다. 같이 기차를 타고
연신 시계를 보면서 초조하게 있었다.
왠걸, 4호선 서울역에 도착한 시간이 6시! 제길...
결국 5분차이로 기차를 놓치고 말았다.
으아, 이제는 입석뿐이구나 하고 생각한 난 표를 반환하고
(30%라는 전무후무한 수수료를 떼이고...) 다시 표를 사기위해 줄을 섰다.예상대로 창구앞엔 오늘 전 기차 좌석 매진
이라는 글귀가 적혀있었다.마침 병권군가 알뜨리가 그날 7시 15분발 무궁화호를 타고 가기 때문에 걔들이랑 같이
가려고 결심을 했다.
아, 근데 이런것이 천우신조던가! 자리가 딱 하나 남아있는것이 아닌가!!! 그것도 7시15분차!!!
자리에다가 그들과 같은 차를 탈수있는 이 절호의 기회를
누가 마다하겠는가!!! 당장 그 표를 끊고는 저녁을 먹고
그 기차를 탔다. 영등포역에서 그들이 차를 탔다.알뜨리만
좌석이었고 병권은 입석이었다. 알뜨리는 10호차, 나는 6호차라서 같이 앉아서 갈수는 없었고 대신 병권이가 나와 알뜨리 사이를 왔다갔다 거렸다. 병권군 고생했수~
구미에서 알뜨리가 내리고 난 대구역에서 내렸다. 병권군을
남겨둔채.(그는 동대구역이다)
11시 20분. 지하철이 곧 끊길것 같아서 서둘러 지하철역으로 갔다. 11시 30분. 과연 막차가 11시 35분에 있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막차를 타고 집에 들어가니 12시가
훨씬 지났다.아, 힘들었다.
다음날은 어린이날. 낮에 친구들이랑 농구를 하려고 했으나
누가 머리가 아프다고 해서 깽판나고 저녁에 고등학교 1학년때 담임 하셨던 선생님 집을 친구들이랑 찾아갔다.
고등학교때 친구들 중에는 1학년때 애들이 제일 친하기 때문이다. 전에도 몇번 찾아 갔지만... 그 선생님도 엄청난
카리스마를 자랑하신다(내가 보기에는 현숙양을 능가하는)
가서 저녁먹고 술마시고(물론 난 맥주 한잔 반만...술 먹고
최초로 뻗은곳이 바로 그 선생님댁이었다!!! 당시엔 맥주
세잔을 마셨었다) 나와서 친구들이랑 노래방을 갔다.
아, 공군사관학교 갔다가 첫 휴가 나온 친구가 있었는데,
정복을 쫙 빼입은 게 정말 멋졌다. 내가 나중에 사진보여주면 소개팅 시켜달라고 할것같은 여자들이 많을거라 예상한다.
그렇게 놀다가 2시쯤에 들어가서 잤다.
토요일. 11시까지 째지게 자고는 집에서 혼자 놀았다.
부모님께서 금요일에 제주도를 가셨기 때문이다. 아, 나보다 먼저 비행기를 타 보시게 되는구나.
저녁엔 친구(재수하는 친군데 수능끝나고 애주녀랑 소개팅
시켜달라고 했던 놈이다!)랑 우리집에서 하룻밤을 같이 보냈다.
아, 마지막 일요일.
내일이 어버이날인지라 꽃집에서 카네이션을 사와서 물컵에
꽂아둔뒤, 11시쯤에 그렇게 집을 나섰다.
이번엔 기차를 놓치치 않고 대구내려갈때 같이 내려가기로 했던 그녀석과 같이 서울로 왔다.
낙성대역에서 교숙이 누나랑 잠깐 마주친 뒤 이렇게 기숙사방에 난 도착해있다.
수도권 엠티 잘 한것 같구나. 끝없는 안주의 퍼레이드...
부럽다. 담에 학번엠티 할때도 잘 해보자.
그리고 2인조야, 언제 우리 다섯전사(?)의 이름을 도용해서
그런 무리한 요구를...
나, 대구에서 가져온거 아무것도 없다. 옷이랑, 노래책이랑, 뭐 그런거 밖에.
어쨌든 남은 일요일 잘 쉬시고 밤에 대화방 갈 수있을진
모르겠지만 대화 잘 하시고 내일 즐거운 얼굴로 다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아, 정신없이 쓰다보니 반말과 존대말이
왔다갔다 하는군요)
마지막으로 아까 낙성대역에서 만난 교숙누님이 나에게
말씀하신 한마디를 남기면서 이글을 마칠까 합니다.
"얼굴이 더 새까매졌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