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대 암각화와 그 앞을 흐르는 반구천. 반구대 암각화는 지난 1995년 6월 국보로 지정되면서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라는 공식 명칭을 얻었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 유네스코가 인정한 새로운 이름이 붙여질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뉴스 사진DB© 제공: 파이낸셜뉴스 |
반구대 암각화와 그 앞을 흐르는 반구천. 반구대 암각화는 지난 1995년 6월 국보로 지정되면서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라는 공식 명칭을 얻었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 유네스코가 인정한 새로운 이름이 붙여질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뉴스 사진DB |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반구대 암각화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가 국내 절차를 마무리하고 내년 유네스코의 현장 실사를 받는 최종 단계를 남겨두게 됐다. 이에 따라 반구대 암각화의 명칭도 국제적으로 적합하게 변경될 전망이다. 16일 울산시와 문화재청에 따르면 반구대 암각화의 공식 명칭은 1995년 6월 23일 국보로 지정되면서 붙여진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蔚州 大谷里 盤龜臺 岩刻畫)’이다. ‘반구대 암각화’는 이를 줄여서 부르는 이름이다. '반구대'는 암각화에서 700m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거북이를 닮은 지형을 일컫는다. 그렇다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면 어떤 이름으로 불리게 될까?
■ 직관성 높은 명칭 필요
지난 13일 문화재청은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 회의를 열고 '반구천의 암각화'를 세계유산 등재 신청 대상으로 선정했다. 그전까지 몇 차례 이름이 변경됐다. 지난 2021년 2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우선등재 목록' 선정 당시는 ’대곡천 암각화군’이었고, 올해 4월 국내 절차 중 최종 단계인 ‘세계유산 등재 신청 후보’에 선정될 때는 '반구천 일원의 암각화'로 변경됐다. 이번 세계유산 등재 신청 대상으로 최종 선정하는 과정에서 또 다시 ‘반구천의 암각화’로 변경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반구천 일원의 암각화'라는 이름이 직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유산 등재 후 세계인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반구천의 암각화’로 명료하게 줄이고 영어명은
‘Petroglyphs along The Bangucheon stream’으로 변경했다”라고 말했다.
또 “현재 대곡천의 경우 일제강점기 때 변경된 행정 지명이고 반구천은 조선시대까지 불렸던 옛 이름으로서, 대곡천의 전체 길이가 23km 인데 반해 세계유산 등재 대상 구간은 '천전리 각석'에서 반구대 암각화까지 3km만 해당돼 역사적 의미를 살려 반구천이라는 이름을 쓰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반구천(대곡천)과 국보 '울주 천전리 각석' 가는 길 이정표. 파이낸셜뉴스 사진DB© 제공: 파이낸셜뉴스 |
반구천(대곡천)과 국보 '울주 천전리 각석' 가는 길 이정표. 파이낸셜뉴스 사진DB |
'울주 천전리 각석'. 문화재청 제공. 연합뉴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
'울주 천전리 각석'. 문화재청 제공. 연합뉴스 |
■ 유네스코 명칭 ‘반구천의 암각화’ 가능성 높아 그렇다고 이것이 최종 명칭은 아니다. 또 변경 가능성이 남아 있다. 문화재청과 울산시는 올해 9월까지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등재신청서 초안을 낼 예정이다. 이를 통해 신청 양식 등을 점검한 뒤 보완을 거쳐 2024년 2월에 최종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현재로서는 ‘반구천의 암각화’라는 이름이 그대로 신청서에 쓰일 가능성이 높다. 신청서를 제출할 때까지는 자의적으로 명칭 변경이 가능하다. 신청서를 최종 제출한 뒤에는 유네스코 심의위원회의 지시에 따라 명칭을 변경하거나 최종 확정된다. 세계유산 등재 확정 발표는 2025년 7월 쯤이다. 한편, 세계유산에 포함되는 국보 ‘울주 천전리 각석’(각석 : 글자나 무늬를 새긴 돌)도 이름을 변경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반구천의 암각화’에 부합되는 명칭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동안 학계에서도 천전리 각석은 신라시대 글자 이외에도 선사시대부터 삼국시대까지 다양한 바위그림이 있어 '울주 천전리 암각화’로 명칭을 변경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제시돼 왔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