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있어 살았습니다
-이승훈
기적이 일상이 되어도
깨닫지 못한 채
고난을 내려놓지 못해도
당신이 있어 살았습니다
세상 어디에도 기댈 곳 없고
하소연할 데 없고
손 내밀 데 없어도
당신이 있어 살았습니다
기도하는 삶으로
나를 빛나게 하신 분
가뭄처럼 가슴이 탈 때
신령한 눈물의 기쁨을 주신 분
당신이 있어 살았습니다
근심으로 가득 차 있을 때
아무 일 없는 평화로 감싸주신 분
가난을 부끄럽지 아니하게 하고
나의 존재감을 높여 주신 분
당신이 있어 살았습니다
다가올 고빗사위마다
오래전부터 준비해 두셨던 분
무엇하나 고일 수 없는
밑 빠진 독을 때마다 채워주신 분
당신이 있어 살았습니다
감성보다 더 깊은 영성을 주신 분
육안과 심안을 넘어
영안(靈眼)을 주신 분
날마다 나의 내면을
선하게 닦아주신 분
당신이 있어 살았습니다
오랜 세월의 고단한 삶은
바람 같은 저를 붙들어놓기 위한
당신의 사랑이었습니다
삶이 두렵고 아플 때
목놓아 울음 울기 좋은 곳
당신 앞이었습니다.
이승훈 시인의 「당신이 있어 살았습니다」는 삶의 고난과 아픔 속에서도 존재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을 따뜻하고 겸손한 언어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시는 반복적으로 "당신이 있어 살았습니다"라는 구절을 사용하여 중심 주제를 명확히 하면서, 고난을 이겨낼 수 있었던 힘이 '당신'이라는 존재에서 비롯되었음을 강조합니다. 이러한 반복적 구조는 독자에게 안정감과 깊은 감동을 전하며, 시적 메시지를 더욱 선명하게 전달합니다.
특히 이 시는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기적과 은혜를 섬세하게 포착하여, 삶의 고단함을 초월하는 긍정적이고 영적인 깨달음을 선사합니다. 기도, 신령함, 영안(靈眼) 등과 같은 종교적이면서도 초월적인 표현들은 독자에게 내면의 깊은 울림을 전달하며, 일상의 고난을 뛰어넘는 희망과 위로를 제공합니다. 동시에, 시인은 "근심으로 가득 차 있을 때 평화로 감싸주는" 구절과 같이 현실적인 고통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이를 품어주는 따뜻한 위로의 태도를 보여줍니다.
또한 이 시는 단순히 고난과 시련을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통해 존재의 의미와 사랑의 깊이를 발견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담아냅니다. 마지막 부분에서 "바람 같은 저를 붙들어놓기 위한 당신의 사랑이었습니다"라는 구절은 고단한 삶을 넘어서는 깨달음을 선사하며, 시 전체를 관통하는 사랑과 감사의 정서를 절정으로 이끕니다. 이승훈 시인의 이 작품은 독자들에게 삶의 어려움 속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사랑과 은혜를 다시금 되새기게 하며, 우리 모두에게 위안과 영감을 주는 뛰어난 시로 평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