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서부의 우기는 겨울입니다. 그 중에 평균 강설량이 300인치(= 7.62m)가 넘어가면 보통 눈이 많이 오는 산으로 평가됩니다. 작년 라니냐 시즌에 가장 눈이 많이 왔던 산은 유타에 있는 Alta, 903인치(2294cm)였고, 유타와 캘리포니아에 있는 산들 모두 역사적 기록을 갈아치우는 시즌이었습니다.
그렇게 어마어마한 눈이 왔지만 사실 스키어들에겐 그닥 와닿지 않는 시즌이었던… 폭설에 도로가 막히고, 산이 셧다운 되는 날이 많았거든요. 밑에 걸어둔 비디오에서처럼 도로가 막히고 스키장에 남은 사람들이 고립되어 있던 날이 상당 수 있었지만, 산 또한 셧다운되어서 그저 멀뚱히 쳐다보는 날들도 부지기 수였습니다.
물론 산이 열리면 어마무시한 컨디션이었긴 했죠. 바닥을 가늠할 수 없는 깊은 눈과 가끔은 storm이 진행되는 동안의 스킹도 할 수 있어서 행복한 시즌이었던 건 분명합니다. 그렇다 해도 목전에 두고 놓친 그 많은 날들에 대한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 건 어쩔 수 없는 spoiled skier의 한계인 모양입니다.
비디오는 타호 지역입니다. 지난 시즌 저도 같은 시기, 같은 지역에서 고립되어 있었는데, 지금 보니 새삼스럽네요. 보통 스키어들이 바라는 상황이죠. 겁나기보단 그저 마냥 행복한 기분을 감출 수가 없게 됩니다. 바라던 바를 이룬 거니까요.
https://youtu.be/kEA7n3HCZLk?si=Z4I7Y-op67N0x8UI
첫댓글 무릎도 아픈데, 이제 모글보다 파우더 쪽에서 놀아야 할 거 같아!! 언능 은퇴하고 미쿡 고고!!
맨끝줄의
"그저 마냥 행복한 기분을 감출 수가 없게 됩니다. 바라던 바를 이룬 거니까요."
가슴이 웅장해짐을 느낌니다^^~ㅋ
영상 너무 멋지네요.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