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에 가면 「틈새」라는 작은 옷가게가 하나 있다.
채 한 평반이나 될까?
미닫이문으로 된 가게에 들어서면 천정을 버려두고 나머지 공간에 빼곡히 옷들이 층층이 걸려 있다.
휘두르던 눈을 오른쪽으로 옮기자면 진열대가 하나 있는데 역시 하나 가득 장신구가 들여져 있다.
이 가게의 물건들은 모두 버버리, 구찌, 샤넬, 페라가모, 프라다 등등의 명품 이름을 자랑스럽게 달고 있는 말하자면 『짝 퉁』전용 가게이다.
『짝 퉁』이란?
가짜, 모조품, 유사품, 이미테이션 등의 의미를 가진 신종언어이다.
은어(隱語)인 셈이다.
유래에 대해서는
(1) <가짜->짜가->짝>으로 변화하여 낮춤말인 <퉁, 퉁이>와 결합하였다는 설과,
(2) <짜가->짝>으로 변하여 격한 발음으로 전이되었다는 설이 있으나 확실하지는 않다.
『짝 퉁』에도 진품과의 비슷한 정도에 따라서, 진품과 거의 같은 수준의 A급,
다음 단계인 B급, 누가 보아도 표가 날 만한 수준의 가짜인 C급 등으로 분류된다.
법을 어기지 않는 선에서 소비자를 착각하도록 만들어야 하므로
고급한 모조 수단에 대한 아이디어가 백출하고 있으며, 저렴한 가격은 젊은 층에게
무시할 수 없는 유인 요소인 관계로 미래에도 명품과 공존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마도 서너 해 전부터 그 가게를 이용한 것 같다.
진품이니 명품이니 나는 상품의 상표에 그리 호락한 관심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아이들이 자라나서 드러나게 나들이도 하게 되어 이 가게를 드나들게 된 것 같다.
피부 알레르기가 심한 편이어서 액세서리보다는 옷을 잘 골라 입게 되었다.
그 당시 내가 샀던 패딩 바지는 명품 로고가 당당히 들어가 있었으나 명품에 비해 15~20% 수준의 가격이었다.
누군가에게 내어 보이려고 굳이 산 것은 아니었지만 디자인도 고급스럽고 입어서 편했으며 입고 나갔을 때에 명품임을 알아봐 주는 이들이 간혹 있어서 내심 품고 있던 우월성을 들켜버린 그윽한 기쁨도 즐겨 보았다.
그렇다고 내가 명품을 즐기느냐 면 전혀 그렇지는 않다.
지금보다 더 젊던 날 누군가가 그 당시에 유행하던 샤넬 가방을 메고 와서 내 앞에서 으스대노라면 나는 반드시 이렇게 말을 하였다.
“네 스스로가 명품(名品)이도록 노력을 하라!”
그 때에는 사상서 한권씩 읽어대며 고상한 품격의 언어들을 낱말 맞추기 하듯이 읊어대던 시절이니 나의 이러한 오만도 나를 알던 이들은 충분히 용서를 하였었다.
스스로가 명품일 수 있는 삶.
상당한 노력도 필요하고 뚜렷한 결과도 있어야 하는 일이다.
사람들에게 옛날처럼 굳이 급수를 매긴다면 평민으로 태어나서 양반이 되는 것과 같은 경우이니 속된 말로 하늘의 별따기와 맞먹는 말이다.
어느 한 순간에 나는 명품(名品)이지 않도록 마음을 먹었다.
이미 명품이 될 수 없는 조건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명품이 될 수 없기에 진품(眞品)이도록 노력을 해 보기로 했다.
마음속에 품은 솔직한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며 악의 없이 삶을 사는 것.
이 방법은 이미 내가 가진 천성과도 맞먹는 부분이 많아서 수월하게 내 것 화 되어갔다.
성경 속에서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접했던 이웃들과 나누기와 작은 것이라도 베풀기는 내 삶에 커다란 행복을 안겨주기 시작했다.
내 남는 시간을 투자하여 봉사도해보고 졸지에 어려워진 이웃에다가 쌀도 퍼 주었다.
젊던 혜원이 엄마는 나를 무척이나 불편해 하였다.
나는 보이지 않는 손이 되려고 노력을 하였는데 그녀에게 나는 거인처럼 부담스런 사람이 되어 있었다.
결국 그녀는 남편의 일이 호전되자 내게 가노란 말 한마디 없이 다른 지방으로 이사를 가고 말았다.
마음이 너무도 아리어서 한동안 두문불출(杜門不出)하고 며칠동안 앓아누웠던 것 같다.
나는 그녀에게 그저 조금 나은 사람이었을 뿐 그녀가 안은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해 줄 만큼의 거부(巨富)가 아니었던 것이다.
택시를 타고 요금을 계산하면서 자투리 돈인 삼백 원을 팁으로 생각하고 받지 않자 택시 운전자는 내게 언짢은 기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었다.
내 개방적이던 사고방식과 택시 운전자의 자만심과의 충돌이 일었던 일이다.
나는 삼백 원 거스름돈을 건네받으면서 씁쓸했다.
스무 살의 가진 것 없던 아가씨가 목적지까지 친절하게 데려다 주는 택시운전자에게 어떻게 감사함을 표현할 것인가?
나는 내 능력안의 작은 고마움을 표현한 것인데 그들은 작은 것은 중요치 않게 여긴 것 같다.
결국 진품(眞品)이 되어 산다는 것도 어려운 일이었다.
나이가 중년에 치닫고부터 모임에 나서보면 현란하게 장식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눈에 보였다.
그들과 굳이 똑 같은 구도로 할 필요야 없겠으나 내 세울 것 없는 사람의 마음에는 경쟁심이 가득 들어차 있어서 자신을 확 띄게 하는 일에 마음을 쪼그리게 된다.
나 또한 『짝 퉁』가게를 기웃거리게 된 것이다.
부정할 수 없는 허영심.
내가 품고 있는 고약한 심보이다.
머리를 늘 묶고 다니는 나는 간혹 기억에도 새로운 것을 발견할 만큼의 머리장식을 가지고 있다.
형형색색의 묶는 줄부터 시작하여 머리핀에다가 고풍스럽고 화려하기까지 한 장식까지 제법 가지고 있는 셈이다.
요즘 들어 나는 유리보석이 한껏 들어간 형태의 장식을 하고 다닌다.
보는 이들마다 눈독을 들이며 말을 할 때마다
“사람이 볼게 없으니 장신구라도 화려하게 하고 다닌다!” 라고 말하며
필요하면 빼어 주겠노라고 농까지 곁들인다.
그러면서 그녀들과 한바탕 웃고 말지만 말이다.
명품도 진품도 되지 못하고 어정쩡히 살고 있는 내 삶.
가진 거라고는 남는 시간과 넘치는 힘 밖에 없다고 우기기도 하지만 간혹은 입을 다물기도 한다.
아줌마들이 대화 중에 침묵을 하는 것은 머릿속에 켜켜 쌓인 생각들을 비집고 진짜 명품이든 진품이든 호사스런 생각을 꺼내기 위하여 짜깁기 하는 중인 게고 또 그도 아니면 모인 인원들이 기우는 비율에 반해 나 홀로의 고독할 주장을 망설이고 있는 까닭이기도 하다.
『짝 퉁』.
젊은 아가씨들은 명품을 하나 구입키 위해 적금까지 넣는다는데 내가 만약 제대로의 상품을 로고 번뜩이며 하고 다닌다고 달라 질 수 있을까?
어디에다 내어 놓아도 누구이든 말 섞기를 함에 나돌지 않을 만큼 여유로워 졌으니 좋아하는 무채색의 틔지 않는 색상의 옷 입고 평평히 짝 퉁의 유대관계 거부감 없이 하면서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다림질 적당히 한 옷 입고 마실이나 가야겠다.
으머나, 깜딱이야... ㅎㅎㅎ 예쁜발님, 당신은 2인칭 대명사이지요. 이렇게 정의를 내려보아도 당신이라는 지칭에 가슴이 벌렁거려 지는군요. 늘 지긋하신 관심주셔서 고맙습니다! 은나팔꽃님, 지금 열씨미 살고 있으니 더 나아 지겠지요.... 은나팔꽃님께도 조은 일 만 있으시기를 빕니다! 해야님, 결국 능력의 차이가
아닌가...생각해 봅니다. 돈이 아주 많았다면... 저는 복지관 하나 짓고 싶습니다. 솔직한 욕심입니다! 주말이네요. 제게도 바쁜 일이 좀 있어서 카페에 소홀 할까봐 염려도 듭니다만 모든 분들께서 고루 지켜 주셨으면 합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이렇듯 부지런히 기를 쓰고 들어오고 있는데요...평안하시기를....*^^*
님이라 부르오면님이 명품이고 님이라 부르오면님의 글이 진품이란 꼬리를 보니 문득 TV프로 진품명품에 내 놓고 싶어 지는데요? ㅎㅎ 우리때의 짝퉁(나이스,프로스팍스,기타등등)은 애교가 있었고 필요악이었으며 악의없는 필수품(?)이었다면 지금의 짝퉁은 규모적이고 계획적이며 다분히 악의를 내포한 사치품일지도.....
첫댓글 당신이 진정한 '명품' 이십니다.....
님의 글이 진품이십니다..어정쩡한 삶이 진품으로 탄생되어지고 있잖아요. 희망을 가지세요.
흐음~ 열여자 거부할 남자 없다? 열 명품 거부할 여자 없다! 님의 내면적 절제력이 돋보이는구려!
으머나, 깜딱이야... ㅎㅎㅎ 예쁜발님, 당신은 2인칭 대명사이지요. 이렇게 정의를 내려보아도 당신이라는 지칭에 가슴이 벌렁거려 지는군요. 늘 지긋하신 관심주셔서 고맙습니다! 은나팔꽃님, 지금 열씨미 살고 있으니 더 나아 지겠지요.... 은나팔꽃님께도 조은 일 만 있으시기를 빕니다! 해야님, 결국 능력의 차이가
아닌가...생각해 봅니다. 돈이 아주 많았다면... 저는 복지관 하나 짓고 싶습니다. 솔직한 욕심입니다! 주말이네요. 제게도 바쁜 일이 좀 있어서 카페에 소홀 할까봐 염려도 듭니다만 모든 분들께서 고루 지켜 주셨으면 합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이렇듯 부지런히 기를 쓰고 들어오고 있는데요...평안하시기를....*^^*
으째..... 들어와서 다시 읽어보니 꼬리글 글자도 틀린게 있네요...^^* 졸리긴 졸린가....봐요!
님이라 부르오면님이 명품이고 님이라 부르오면님의 글이 진품이란 꼬리를 보니 문득 TV프로 진품명품에 내 놓고 싶어 지는데요? ㅎㅎ 우리때의 짝퉁(나이스,프로스팍스,기타등등)은 애교가 있었고 필요악이었으며 악의없는 필수품(?)이었다면 지금의 짝퉁은 규모적이고 계획적이며 다분히 악의를 내포한 사치품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