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화산 '최후의 심판'

[류재훈]

금리 화산 ‘최후의 심판’

경제 및 금융과 관련한 데이터를 통틀어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보다 더 중요한 개념은 없을 것이다. 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금리화산이 폭발하기 전에 커지는 최후의 비상등이라 할 수 있다. ‘금리 스왑(IRS) 란 말도 ’신용부도 스왑(CDS)이 유명해진 것처럼 얼마 뒤에는 금리 스왑을 가장한 키워드로 떠오를 것이다. 2008년 미국 금융 시스템을 무너뜨린 신용부도 스왑 계약규모가 60조 달러라면, 금리 스왑규모는 7배 이상이다. 인류역사상 세계 각국이 이토록 오랜 기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한 적은 없었다. 역사상 보기 드문 초저금리 환경은 ‘자산 거품’이라는 희한한 ‘괴물’을 만들어냈다. 이 괴물은 Fed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조작에 힘입어 기형적으로 성장하면서 산업경제의 영양분을 다 빼앗아 부의 불균형을 조장하고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파괴하고 있다. 양적완화 정책과 자산 거품은 이제 한계에 이르렀다.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의 금리 상승을 막기 위한 노력은 결국 실패하고 말 것이라 작자는 주장한다. 유럽 중앙은행과 Fed의 수장들이 ‘마이너스 금리’에 대해 점점 더 빈번하게 언급한다면 우리는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 제로 금리 정책으로도 자산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을 억제하지 못했는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라니? 이런 말도 안 되는 정책은 전 세계를 더욱 미쳐 날뛰게 만들 것이다.

환매조건부채권 Repurchase Agrement 즉 RP시장의 주 종목은 병 10개에 뚜껑 3개를 끼워 파는 고난이도 게임이다. 만약 Fed가 매달 850억 달러씩 시장의 ‘병뚜껑’을 거둬들이면 1년 후 RP시장에서 1조 달러의 담보자산이 사라진다. RP시장의 수조 달러의 담보물을 얕잡아봐서는 안 된다. 이 담보 자산도 본원통화와 비슷한 역할을 하며 미국 그림자 금융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핵심자산이다. 그림자 금융은 정통 예금을 유치할 수 없고 그저 금융기관의 초단기 융자에만 의존한다. 전통 은행 예금은 수천, 수만 명에 이르는 개미 예금자들의 분산된 자금을 집중시킬 수 있으나 RP융자는 오직 금융기관의 고도로 집중된 거액의 자금을 공급원으로 할 뿐이다. 시장이 요동치면 항상 은행이 먼저 움직여서 투자 철수를 결정하므로 유사시 RP자금의 철수 속도는 다른 시장보다 빠르다.

금리 왜곡, 이는 Fed가 심판과 골키퍼의 이중 역할을 하는 게임이다. 공이 자기편 골대로 굴러오면 나서서 손발을 총동원해 다시 상대편 골대 쪽으로 차 보낸다. Fed가 앞장서자 ‘대마불사 (Too Big to Fail)를 외치는 은행들도 힘이 나서 앞장서서 온갖 위험한 투자를 감행한다. 빨리 돈을 버는 데 무슨 대수! 더구나 Fed가 뒤를 봐주는데? 그래서 금융시장에는 온갖 반칙과 사기가 난무한다.

뉴욕시가 자금난이 발생한 원인은 인프라 건설이나 임금인상이 원인이 아니라 뉴욕시가 일반인에 알리지 않은 금리스왑(Interest Rate Swap)에 빠졌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상황에서 주정부는 인프라 정비 목적으로 자금을 차입하면 세수로 원리금을 상환한다. 흔히 20~30년 만기 채권을 발행하고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중 임의로 선택한다. 고정금리의 장점은 금리 변동 리스크가 없고 비용예산을 쉽게 짠다. 단점은 대출금리가 시중금리보다 높기 때문에 비용이 증가함에 있다. 반면 변동금리제는 대출금리가 비교적 낮으나 시장 금리가 수시로 변하는 탓에 변동 리스크가 크다. 은행은 이때 일석이조를 제안한다. 장기 채권에 낮은 금리를 적용하면서도 금리 변동 리스크를 일정 수위 이하로 고정시키는 방안을 제안한다. 뉴욕 주정부 수도 사업국은 은행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발행한 채권은 변동금리를 적용하고 은행과는 별도의 계약을 체결한다. 대출 자금에 대해 정부는 은행에 고정 이자를 지급하고 은행은 정부에 변동 이자를 지급한다는 계약이다. 전문용어로 정부의 고정 현금흐름을 은행의 변동 현금흐름과 교환한다는 의미다. 이것이 ‘금리스왑 거래’이다.

금리스왑의 본질은 사실 금리 보험이다. 장기 채권은 오랜 기간 이자를 지불하려면 어려움과 리스크가 따른다. 일종의 금리 보험인 것이다. 만약 정부가 수용할 최고 금리가 6.07%라 하자. 시중 금리가 이보다 낮으면 정부는 은행에 약정한 최고 금리에 미달하는 금리를 은행에 지급해야 한다. 반대로 시중금리가 약정 금리를 넘어서면 은행이 정부에 상응한 보상금을 지급한다. 뉴욕시 정부는 6.07%를 최고 금리로 하는 금리 보험을 샀다.

정상적인 상황에서 지방채 금리는 5% 선에서 변동한다. 정부는 1%의 금리만 지급하면 아무 걱정이 없다. 그런데 문제는 시중금리가 2007년은 3.36%로 내려가고, 2009년은 0.09%로 내려갔다. 은행은 정부로부터 대출액의 6.06%에 해당하는 수익을 벌었다. 이 손실이 2000년부터 2011년까지 6억 5,800만 달러에 달했다.

사상 최대 자산 거품을 만들어낸 초저금리 정책

은행은 본능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싫어하고 고금리 기조를 선호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이다. 예대마진에서 이익을 보는 것이 그들의 업무라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마을금고나 사채업자가 아닌 은행이라면 이는 틀린 말이다. 은행은 언제나 저금리를 선호한다. 양적완화 정책의 목적은 자산 리플레이션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부동산 거품이 최고조에 달하는 시점에 가격이 영원히 상승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임대료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영원히 오를 부동산을 사 모아 차액을 보고 다른 바보에 파려고 부동산에 열광했다. 증시 거품도 비슷했다. 주식 투자자들은 배당금에 흥미가 없다. 주식이 상승할 것을 믿기에 본인이 산 주식을 다른 바보들에게 더 비싸게 파는 데만 신경 써 사들이고, 결과는 상투를 잡아 참담했다. 바보는 다른 사람이 아닌 자기 자신이었다.

미국이 금본위제를 폐지하면서 화폐 가치의 안정성은 깨져버렸다. 달러의 과잉 발행으로 전 세계의 화폐가 불안정해졌다. 금리가 요동치고 환율도 기복이 심해졌다. 금융시장은 마치 치안이 나쁜 도시처럼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투자자는 리스크 해지에 매진했다. 이는 금리스왑, 통화스왑, 신용부도스왑 및 자산 증권화 등의 파생상품이 생기고 확장할 수 있었던 근본적 요인이다. 리스크 해지를 하려면 비용이 든다. 집집마다 방범용 창이나 문을 설치한다고 치안이 좋아지지 않는다. 오히려 방범창장사꾼만 좋은 일을 시켜준다. 도시민은 안전하고 안정된 생활을 원하지만 장사꾼은 돈을 벌기위해 치안이 나빠지기를 바란다. 파생상품이 커질수록 지출되는 보험원가가 상승한다. 이 비용의 증가는 실물경제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성실하게 본분을 지키는 사람만 착취를 당한다. 이토록 열악한 환경에서 선량한 사람도 간악하게 변하고 근면한 사람도 교활해진다.

압류 유예, 부동산 하락세를 진정시킬 지름길은 주택 소유자들이 은행 문 밖으로 밀려나지 않도록 대출 규제를 완화하라. 바로 이것이 압류주택 공급량을 줄이는 첫 번째 수단이다. 은행은 압류 유예 주택이 증가하면서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둔화됐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은행은 주책 압류가 부동산 가격의 역전에 열쇄를 진 것을 깨달았다. 부동산 시장은 매수자 시장이 아니라 투기꾼의 시장이다. 부동산시장의 반등이 일반 서민들에게는 별로 득이 안 된다. 부동산 가격 상승의 최대 수혜자는 월스트리트 금융기관들이다. 금융위기에 중산층은 피땀 흘러 번 돈으로 금융기관들을 구제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는 은혜를 원수로 갚았다. 중산층의 집을 빼앗아 강제로 인비테이션 홈즈에 입성하도록 만들어 중산층의 고혈을 더 짜냈다. 압류주택 소유주 중 채무 연체자나 채무 불이행 자에 대해서는 주택 소유권을 정부에 이전하고, 지방정부는 부동산 등기 항목에 정부 관리 자산이라는 사실을 명시했다. 지방정부는 압류주책 소유주와 일정기간 살다 소유권을 되찾는 계약을 체결한다. 즉 일정기간 연체를 하지 않으면 주택 소유권을 되찾는 것이다.

임대료 수입이 기존의 부동산세를 대신해 시정부의 수입이 된다. 이는 자연스럽게 학교, 치안, 병원 등 공공서비스 분야에 지출될 수 있다. 경기가 호전되면서 실질 구매자의 부동산시장 참여 기회도 증가할 것이다. 현재의 문제는 부동산시장에 재차 대규모 투기 현상이 속출한 것이다. 지난번에는 부동산 투기의 주체가 일반 투자자라면 이번에는 기관투자가가 주력군으로 등장했다. 이들은 시장에 빠르게 들어왔다가 상황이 좋지 않으면 재빠르게 철수하는 것이 특징이다. 부동산 가격은 안정세로 돌아서지 않고 더 크게 요동치고 있다. 부동산시장은 회복하는 것이 아니라 더 빠르게 다음의 위기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 책의 저자 宋 鴻兵은 세계적 석학이긴 하나 중국인이고 중국인의 입장에서 경쟁국인 미국의 문제점을 중국의 이익이 뭔가에 포커스를 맞춘 冊임을 감안하여 읽어야 할 책이라 판단되니 나의 요약분도 그런 점을 감안하시기 바란다.

2020.01.20.

탐욕경제-2

쏭홍빙 지음

RHK발행

[정세주]

류선생님
감사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전문서적으로 들어가시네요
경제관련 전문용어, 관련 시사용어 등이 생소하다보니
읽어 나가는 속도도 늦고 이해도 어렵고...

의대생들이 일년간은
의학관련, 신체관련 용어와 씨름하며
보낸다는 말이 실감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