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어린이 영양제 광고에 ‘밥 안 먹고 허약한 아이, 밥투정하며 짜증 내는 아이’라는 문구가 있었다. 아이가 밥과 반찬을 골고루 잘 먹는다는 것은 성장 발육과 건강을 대변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한편 아이의 기질과 정신적 건강을 뜻하기도 한다. 식습관이 좋은 아이는 정서적으로도 안정되고 호기심도 왕성하다. 그렇기 때문에 친구들과 사이좋고 놀이나 학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엄마가 들이는 세 살 아이 밥 먹는 버릇은 훗날 그 아이가 여든 살이 될 때까지의 신체와 정신 건강의 초석이 된다.
엄마가 되면 ‘내 새끼 입에 먹을 것 들어가는 것만 봐도 배부르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다. 갓 태어난 제비 새끼가 먹이는 찾는 것처럼 내 아이가 ‘엄마, 아~’한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밥을 물고 있는 아이를 꼭꼭 씹어 먹게 하자 “우리 아이는 국 하나만 있으면 밥은 잘 먹어”라고 말하는 엄마들이 많다. 밥을 국에 말거나 적셔서 먹이는 것은 가장 먼저 버려야 할 습관이다. 밥을 국에 말면 빨리 먹일 수 있으므로 엄마에게는 편하지만 아이는 점점 음식 씹기를 싫어하고 딱딱한 음식을 거부한다. 이유식과 함께 시작되는 씹는 훈련이 국에 만 밥을 먹으면서 중단되고 아이는 점점 밥을 씹지 않고 물고 있는 것이다. 음식을 잘 씹으면 첫째, 타액과 위액의 분비를 촉진해 소화를 돕는다. 둘째, 음식물을 씹는 동안 포만감이 느껴져 비만을 예방할 수 있다. 셋째, 씹는 활동은 뇌에 자극을 주고 지능 발달을 돕는다.
넷째, 턱을 발달하게 만들어 영구치의 교합이 정확해진다. 음식을 씹는 행위는 엄마 젖을 빨기 위해 턱을 움직이는 것에서 시작해 이유식을 먹여주는 엄마가 씹는 흉내 내는 것을 아기가 보고 따라 하는 것으로 학습된다. 밥을 먹는 시기의 아이가 음식을 씹지 않고 부드러운 것만 먹으려 든다면 밥을 먹을 때 거울을 가지고 와 엄마와 함께 씹는 모습을 거울로 보면서 연습하는 것이 도움 된다.
(왼쪽) 한이가 입고 있는 그레이 카디건과 러플 블라우스는 쁘띠 슈 제품.
새 모이만큼 먹는 아이에게 알맞은 양을 먹이자 분유를 먹일 때 6개월 아기는 하루에 5번 한 번에 180cc를 먹이고 이유식을 시작할 때는 ‘처음엔 한 숟갈로 충분합니다’ 라는 등의 가이드라인이 있지만, 밥을 먹은 시기 아이들은 기준치가 없어 답답해하거나 젖이나 분유를 뗀 후 밥 먹는 양이 좀처럼 늘지 않아 고민하는 엄마들도 많다. 밥은 모유나 분유와 달리 엄마가 차려주는 반찬의 종류가 다양해 영양 섭취나 포만감 등이 달라지고 밥 시간 사이에 먹는 간식 때문에도 많이 좌우되므로 아이들이 먹어야 할 밥의 평균치를 가늠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아이가 먹어야 할 밥의 양이 궁금하다면 육아서나 인터넷을 뒤지기 전에 먼저 아이를 살펴보자. 아이들은 스스로 먹어야 할 양을 알고 있다. 배가 부르다는 아이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지 못하는 것이 밥을 더 많이 먹이고자 하는 엄마의 욕심은 아닌지, 혹은 밥 시간 가까이에 간식을 준 것은 아닌지, 밥 대신 아이의 주의를 끄는 다른 대상이 있지 않은지 잘 살펴보자. 아이가 좀처럼 밥 먹는 양이 늘지 않아 고민이라면 아이의 키와 체중을 확인해보자. 아이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면 남들보다 적게 먹는 듯해도 걱정할 것 없다. 그 밖에도 아이가 좋아할 만한 다른 먹을거리를 장만해주는 것도 좋은 해결책이 된다.
밥이 스트레스인 아이의 기분 전환 툭하면 “밥 먹기 싫어!”, “안 먹어!”를 외치며 숟가락 든 엄마의 손이 부르르 떨리도록 고개를 휙 돌리는 아이는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 간식을 좋아하거나 편식이 심한 아이기 이렇게 하는 경우가 많고, 비교적 원하는 것만 먹을 수 있는 집에서와 달리 계획된 식단에 따라 제공된 밥과 반찬 때문에 유치원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들도 있다. 생각보면 하루 세 번 아이와 함께 식탁에 앉아 밥 전쟁을 치르며 아이에게 윽박지르고 협박하며 친구와 비교하는 엄마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어리다 해도 아이에게도 식성, 그날의 기분, 생소한 음식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맨밥만 먹는 아이에게 반찬을 먹이자 어른들은 종종 ‘아이 앞에서는 찬물도 못 마신다’고 말한다. 돌 즈음 아이들은 특히 더 어른 밥상에 관심이 많은데, 이런 때 아이가 사랑스럽다는 표현으로 밥상머리에 아이를 안고서 어른이 먹는 밥을 한두 번 입안에 넣어주곤 한다. 어른이 무심코 하는 이러한 애정 표현은 아이의 식습관에 치명적인 결과를 낳기도 하는데, 아이가 밥을 먹는 것을 보며 이유식을 성급히 중단해 밥을 먹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제대로 이유식 단계를 지나지 않고 밥을 먹이다 보면 아이들이 맨밥은 넙죽 먹으면서 반찬을 주려고 하면 입을 다물고 열지 않으려 한다. 단맛이 강한 맨밥에 익숙한 아이들은 이유식을 거부하고 씹는 것에도 여전히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반찬도 먹지 않으려 한다.
아빠 반찬을 탐하는 아이를 위한 해결책 유아기에는 엄마가 수고스럽더라도 아이 반찬은 따로 해주어야 한다. 어른 입맛에 맞추어 간이 된 반찬은 아이 반찬보다 맛이 더 강할 수밖에 없고 우연히 어른 반찬을 맛본 아이는 자극적인 맛을 기억해 자신을 위해 만들어준 반찬은 맛이 없다고 여긴다. 유난히 어른 반찬에 욕심내는 아이라면 같은 식재료를 가지고 양념을 다르게 해 반찬을 만들어 주자. 예를 들어 같은 시금치 나물이라도 아이용은 모양과 색은 같지만 간장과 소금, 참기름 등 전체적인 간을 약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1 비교적 식습관이 올바른 아이
아이의 마음 엄마가 주는 음식은 뭐든지 맛있다. 엄마가 들려주는 채소 이야기도 재미있고 온 가족이 오순도순 모여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고 밥 잘 먹는다고 칭찬해주는 식사 시간이 늘 행복하다. 하지만 새로운 음식이나 김치 등을 자주 먹이려 하면 부담스럽다. 엄마의 자세 밥을 잘 먹던 아이도 간식과 식사 시간의 간격이 짧았거나 아이가 아프고 스트레스를 받은 경우 밥을 먹지 않으려 한다. 특히 돌이 지나 한참 걸으려는 아이들은 새로운 세계에 대한 모험과 혼자 하겠다는 욕구가 많아 먹는 것에 관심을 덜 보인다.
2 먹여주지 않으면 안 먹는 아이
아이의 마음 이유식할 때 내가 숟가락질을 하려고 들면 쏟거나 밥풀을 묻힌다며 먹여준 적이 많다. 젓가락으로 반찬을 집어먹고 싶은데, 여전히 엄마는 내가 서툴다며 숟가락에 밥을 떠 반찬을 올려놓고 잠깐만 한눈팔아도 한숨 쉬며 ‘자, 아~ 해!’라고 말한다. 엄마의 자세 아이가 물컵과 국 대접을 엎고 밥풀 범벅이 되면 엄마는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오른다. 하지만 아이에게는 성장과 발달을 돕는 과정이니 참고 여유를 가져보자. 카레라이스, 자장밥 등 숟가락만으로 먹을 수 있는 일품요리나 핑거푸드를 추천.
3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먹는 아이
아이의 마음 한곳에 10분 이상 앉아 있는 것은 물론 숟가락질과 젓가락질을 동시에 해야 하는 것도 어렵다. 엄마 아빠도 신문을 보거나 TV를 틀어놓은 채 식사를 하고, 주변에 장난감도 너무 많다. 심지어 조금 전 먹은 간식 때문에 배가 고프지도 않다. 엄마의 자세 가장 나쁜 것은 밥 그릇을 들고 아이를 따라다니는 것. 아이가 주변을 돌아다닌다고 해도 식탁으로 돌아와 밥을 먹는다면 봐주는 편이 낫다. 4세 이상이거나 밥 먹은 시간이
길어진다면 자제시키고 약속한 시간이 지나면 과감하게 밥상을 물리자.
4 편식이 심하고 간식만 찾는 아이
아이의 마음 엄마 아빠도 모든 음식을 다 먹는 것이 아닌 것처럼 아이에게도 식성과 취향이 있다. 안 먹는 음식을 무조건 먹이려 들지 말고 아이가 좋아하는 식품군으로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거나 비교적 아이가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재료에서 찾아보자. 엄마의 자세 아이가 싫어하는 음식에 집착하지 말자. 때로는 아이가 “안먹어!”라고 외치며 고개를 돌려도 “그래” 라고 무심한 태도를 보이자. 엄마의 강요로 음식에 적대심을 갖게 해서는 안 된다. 낯선 재료는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처럼 보이게 조리 해보자.
아이들이 절대 안 먹는 3대 반찬 먹이기
아이들은 왜 김과 달걀, 생선만 먹을까? 아이들이 김과 달걀, 생선을 좋아하는 이유는 밥상에 자주 오르는 단골 메뉴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짭짤한 소금 맛과 기름의 고소한 맛 때문이다. 맨밥을 김에 동그랗게 말아 놓은 것과 달걀말이는 혼자서 쉽게 집어 먹을 수도 있다.
아이 입에 쏙 들어가도록 조리하기 아이들은 치아가 작고 월령에 따라 개수가 다르므로 반찬을 씹기 힘들어 할 때가 있다. 내 아이의 치아 발달과 씹는 능력에 따라 반찬의 종류와 크기를 조절하자.
안 먹는 식재료는 꼭꼭 숨겨서 요리하자 아이들이 싫어하는 재료나 처음 접하는 재료로 요리할 때에는 평소 아이가 잘 먹는 음식으로 만들어 거부감이 덜하도록 하자. 예를 들어 피자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미니 피자의 토핑으로 채소를 썰어 넣고 동그랑땡을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평소 안 먹던 생선으로 만들어주자. 당근을 먹지 않는 아이도 김밥에 든 당근은 먹는 경우가 있는 것처럼 조리법을 달리하는 것도 좋다. 생선 등 냄새가 강한 식재료는 카레가루, 토마토케첩 등으로 맛을 내면 특유의 냄새를 숨길 수 있다.
쉽게 포기하지 말고 길게 설득하지도 말자 편식하는 아이에게 싫어하는 음식을 먹이는 것은 쉽지 않다. 편식 전쟁은 하루 세 번 일어나는 아이가 울거나 엄마가 소리지르는 것으로 끝나기 마련이라 편식은 점점 심해지기도 한다. 엄마는 매일, 매 끼니 균형 잡힌 식단을 먹여야 한다는 부담을 버리고 2~3일 단위로 영양소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먹지 않는 음식을 두고 뾰루퉁해진 아이를 식탁에서 장황하게 설득하려 들지 말고 과감하게 밥상을 물린 뒤 아이가 배고플 때 스스로 먹게 하자.
간식은 어떻게 할까요?
6세 이전 아이들은 성장?발육이 빠른 속도로 상승곡선을 그리는 시기이며 식습관이 올바로 자리 잡지 않은 상태라 세끼 식사만으로는 충분한 영양 공급이 어려워 간식이 꼭 필요하다. 하루 필요한 간식의 양은 에너지 필요량 10~15%(3세 기준 150~200kcal)가 적당하며 유아기 전반에는 오전과 오후 2회, 후반에는 오후에 한 번만 주어도 된다. 간식 시간은 다음 식사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2시간 정도 간격을 두는 것이 좋고 하루 식단 중에서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영양소의 간식과 생과일, 주스, 유제품 등이 적당하다.
서걱서걱 소란스러운 녹색병정, 채소 채소는 과일도 아닌데 생으로 먹으라고 해서 싫은데다 알 수 없는 향도 강하고 데쳐서 조물조물 무쳤다는 나물은 물컹물컹해서 싫다고 한다. 우리 몸에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을 공급하고 저항력을 키워주는 채소를 아이들에게 쉽게 먹이려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고기, 생선, 면 요리에 언제나 함께 섞어서 조리하고 골라낼 수 없도록 작게 썰어 조리한다. 채소를 넣은 이유식을 잘 먹은 아이라도 날것으로 먹을 때는 향이 강해 거부할 수 있으므로 처음에는 향이 강하지 않은 것부터 시작하자.
아이들이 좋아하는 채소 반찬 부추장떡, 매실청쇠고기잡채, 다시마두부조림, 유부 채소볶음, 청경채새우볶음
채소를 이용한 오징어말이
재료 오징어 몸통 1개, 브로콜리 1/4개, 양송이버섯 4개,
소스(간장 1/2큰술, 청주1 큰술, 굴소스 1작은술, 설탕 1작은술, 물 3큰술, 소금·후추·참기름 약간씩)
1 양송이버섯은 4등분하고 브로콜리는 양송이버섯 크기로 썰어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살짝 데친다.
2 오징어는 껍질을 벗겨 칼집을 낸 후 가로로 0.7cm 두께로 썬다.
3 데친 브로콜리에 오징어로 말아 꼬치에 양송이버섯, 오징 순으로 꿴다.
4 팬을 달궈 소스 재료를 넣고 ③의 꼬치를 넣어 조린다.
뿡뿡나라에서 날아온 냄새 폭탄, 된장 몸에 좋다고 하면 절대 안 먹는 아이들이 앞다투어 코를 막고 거부하는 반찬인 된장. 어른에게는 구수하게 느껴지는 된장국과 된장찌개를 어떤 아이는 구역질하며 도망가기도 한다. 된장은 조금만 넣어도 맛이 짜다. 그래서 아이들 반찬에 활용하려면 소량만 넣거나 두부 등과 섞고 미역 등 아이가 평소 좋아하는 재료와 함께 조리하자.
아이들이 좋아하는 된장 반찬 삼겹살된장찜, 두부된장조림, 당면된장볶음, 된장생선구이, 미역강된장
된장소스뱅어포구이
재료 뱅어포 2장, 통깨 2큰술, 꿀 2큰술
된장소스(된장 1큰술, 마요네즈 2큰술, 다진 양파 1큰술, 꿀 1큰술)
1 된장소스 재료를 고루 섞어 뱅어포 한 면에만 넉넉히 바른다.
2 소스를 바른 뱅어포를 소스를 바른 쪽이 마주보도록 2장씩 겹쳐 석쇠에 굽는다.
3 뱅어포를 구운 쪽에 꿀을 바른 후 통깨를 뿌린다.
삐뽀삐뽀 소방차를 부르는 매운 김치 아이들이 단 1초도 생각하지 않고 “안 먹어!”라고 외치는 반찬 1순위인 김치. 사실 김치는 이유식 후기부터 소량씩 먹이고 매일 밥상에 올려야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 아이들이 김치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유는 물로 한번 헹구기만 해서 밥숟가락 위에 올려주기 때문이다. 어른들이 먹는 김치는 아무리 물로 헹궈냈다고 해도 아이들이 먹기에는 맵고 짜며 특유의 강한 유산균 맛이 남아 있다. 아이들이 김치 먹기를 원한다면 소금과 양념을 적은 아이용 김치를 따로 담그고 송송 썰어서 좋아하는 재료와 함께 조리해주자.
아이들이 좋아하는 김치 반찬 닭가슴살김치치즈볶음, 김치&명란 스크램블드 에그, 김치달걀찜, 김치자장볶음, 김치잡채
김치계란말이
재료 계란 5개, 맛술 1작은술, 물 2큰술, 김치 1/5포기
1 김치를 잘게 썬 후 모든 재료를 잘 섞는다.
2 팬에 식용유를 많이 두르지 않은 상태에서 약하게 달군다.
3 낮은 온도에서 계란물을 반만 넣어 익혀서 돌돌 말고, 나머지 중에서 절반을 덧부어 한번 더 말고 나머지를 넣어 또 만다.
4 완성된 계란말이는 약간 식혀 썰어야 부스러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