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드림랜드, 드라마세트장으로 거듭난다
강원도 대표 놀이공원이었던 원주 치악산 드림랜드가 경영난으로 개장 19년 만인 지난 28일 문을 닫았다. 도는 드림랜드 부지를 드라마세트장을 포함해 가족단위 여가생활을 위한 체험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드림랜드가 폐쇄되면 춘천 육림랜드가 도내 유일한 놀이공원으로 남게 된다.
드림랜드는 1996년 원주 소초면 학곡리 치악산국립공원 입구에 225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문을 열었다. 당시 도와 드림랜드는 19년 29일 동안 부지를 무상으로 사용하는 임대계약을 체결했다. 개장 초기에는 연간 30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대관람차와 회전목마, 범퍼카, 바이킹 등 다양한 놀이기구와 150마리가 넘는 동물을 보유해 강원도는 물론 충북 충주, 제천 등 인근 지역 학생들의 소풍장소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대기업이 수도권에서 운영하는 놀이공원과의 경쟁에 밀려 2002년 이후 방문객이 줄고 시설물도 노후화되면서 전기가 끊기는 등 경영난을 겪었다. 또 동물들에게 먹이를 줄 돈이 없어 굶기는 일도 발생해 동물학대 논란이 일었다. 경영이 점차 악화되면서 한때 120명에 달했던 직원 수가 지금은 4명으로 줄었다.
도는 드림랜드로부터 부지와 시설물을 넘겨받아 이곳에 드라마세트장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부지활용을 위해 16개 놀이시설은 일반에 매각하고 사무실과 화장실 등 일부 시설은 모두 철거하기로 했다. 또 폐쇄에 앞서 동물원에 있는 동물 가운데 멸종위기종인 반달곰 4마리, 유럽불곰 2마리, 원숭이 1마리는 내년 개장 예정인 경기도 동물원으로, 사자 1마리는 부산의 한 동물원으로 양도하도록 유도했다. 나머지 동물들도 보호할 수 있도록 협의를 마친 상태다.
도 관계자는 “도민에게 추억을 선사한 드림랜드는 운영을 마감했지만 또 다른 추억을 만들어줄 드라마세트장을 조성할 계획”이라며 “전통문화체험, 먹거리 촌 등 활용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사현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