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 벽돌들이 도착하고 바로 벽돌 쌓기가 시작되었다.
우리집 흙벽돌쌓기 멤버 구성은 모두 3명, 기술자 1명과 뒷일꾼 2명인데, 역시 앞일꾼은 기초벽돌 쌓으시면서 벽돌쌓기의 진수를 보여주신 친구 민태 아버지가 맡아주시고, 뒷일꾼으로 장인어른과 내가 일하게 되었다.
벽돌을 쌓기 전, 먼저 집 네 모서리 부분에 규준틀을 세우는 작업을 한다. 집이 수평 수직이 잘 맞게 올라가기 위한 선작업으로 어찌보면 집이 올라가는데 있어서 기준이 되는 가장 중요한 작업이다. 가급적 반듯한 나무를 선택하고, 먹줄을 팅겨서 대패로 선을 잡고, 나무를 세워 사괘부리로 수직을 맞추고 옆에 지지대를 세워 고정 시킨다.
밑사진처럼 규준틀에 실을 걸고 실 수평에 맟추어 첫단 황토벽돌을 쌓았다.
흙벽돌 첫단을 한바퀴돌리고, 문틀을 맞추어서 세운다. 문과 문틀은 기성문 중 홍송문으로 선택했는데, 서울 볼일 보러갈때 경기도 광주에서 저렴하게 구입을 했다.
일단 문 기준 740mm*1940mm 4쪽 (방문 2개,욕실1개,다용도실1개) 과 940mm*2040mm 1쪽 (현관 중문)과 문틀 폭 170mm로 5쪽 = 유리와 문손잡이와 경첩들 비용까지 다해서 729,000원이 들었다.
거실중문을 빼고 방문과 욕실,다용도실 문은 기성문 중 일부러 제일 작은것으로 선택했다. 작은 구들방 두개에 큰 문이 안어울릴듯 싶기도 하고, 구들겸 벽난로 옆에 문을 설치 해야하는데, 공간이 별로 없어서 작은문으로 구입을 했다.
문틀 사면을 스크류볼트로 고정시키고, 문틀 대각선 길이를 같이 맡추며 문틀 직각을 잡는다.
문틀을 벽체 위에 세우고, 사괘부리로 수직을 맞춘 후 지지대를 세워서 고정시킨다. 보통 벽체가 세워지기전에 문틀은 미리 준비가 되어서 벽체가 설때 같이 세워져야하고, 창틀은 창문 자리를 남겨놓고 벽돌을 다 쌓은 후 나중에 그 규격에 맡추어서 샷시창을 주문하면 된단다.
황토 벽돌 사이즈가 가로 300mm, 세로150mm, 폭 150mm와 100mm 두가지로 구입을 했는데, 외벽이 되는 곳은 폭 150mm와 100mm를 붙여서 두겹으로 하고, 내벽이 되는 곳은 150mm 한겹으로 했다. 벽돌이 일반 벽돌보다 커서 그런지 벽돌 올라가는 속도가 생각보다 빨랐다.
대신 벽돌 무게가 10kg 정도 되어서 오전엔 할만한데 오후쯤 되면 팔목이 뻐근할정도이다. 나야 내일이니 그렇다고해도 장인어른과 친구 아버지가 힘들어 하시는 걸 보면 마음이 송구하다.
간혹 반쪽이나 다른 사이즈가 필요하면 스킬로 흙먼지 풀풀 날리며 잘라드린다.
장인어른께서 " 벽돌 깨진것 망치로 두드리니 흙 그대로 돌아오네" 하시면서 파지 벽돌을 시간나시는데로 망치로 두드려서 모르타르용으로 다시 쓰신다. 새삼 놀랍다. 자 성서에 "너희는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리라"라는 말이 있다. 자연자재라는 것이 이런것이구나라는 다시 한번 각인이 된다. 그 소임을 다하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지 못하니 다 쓰레가가 되는것이다
문틀 옆에 벽돌을 쌓을때는 가끔식 문틀 옆에 못을 박아서 벽체와 문틀이 고정되게 해준다.
시간나는데로 장모님과 향유와 나는 틈틈히 나중에 벽돌 줄눈을 넣을수있게 못머리로 모르타르 똥을 긁어낸다. 향유도 한몫. 일꾼났네...^^
폭 150mm 외벽 벽돌을 돌린후 폭 100mm 내벽 벽돌을 쌓는다. 외벽은 줄을 팅겨서 정밀하게 쌓지만, 내벽은 어차피 미장을 해야하기에 줄없이 높이만 맞추어 쌓는다. 그러니 내벽 쌓는 속도가 외벽 쌓는 속도의 배는 빨라진다.
지난 주말 비소식이 있어서 고생고생 집 전체를 비닐로 쌓았다. 이근방에 하우스 농사 지시는 분들이 있어서 재활용 집하장에 가서 이럴때를 대비해 한차를 가져다 놓았다. 흙집 짓는게 비가 문제구나 실감이 났다. 먼저 지붕을 하고 벽체를 쌓지 않는이상, 비앞에서는 속수무책이였다.
지난 이야기지만, 그제 비오던 밤은 지옥같은 밤이였다. 비는 퍼붓고 바람도 얼마나 쌘지...고생고생 덮은 비닐은 바람에 거의 날라가고, 비 맞아가며 비닐 붙잡고 애간장을 태웠다.
지금으로선 최대한 빨리 벽체 올리고, 빨리 지붕을 올리는 수 밖에 도리가 없다. 이젠 선택의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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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매회 기다려지는 자료...잘 읽었읍니다
좋은자료 감사 합니다
떠갑니다. 감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