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서 사라진 3.1절
87주년 3.1절인 2006년 3월 1일. TV에서 3.1절이 사라졌다.
시대가 변했다 치더라도 지상파 3사에서 예년만한 마음씀씀이 조차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 더 씁쓸하게 다가올 뿐이다.
SBS는 지난 해 3.1절 ‘광복 60년 3.1절 특집 그것이 알고 싶다 - 야스쿠니의 신이 된 소년 특공대원-재방송편’과 ‘ 3.1절 특집 뉴스추적 - 누가 변절자인가’를 편성했다.
반면 올해는 3.1절 기념식과 개별 프로그램의 꼭지로 방송된 소재성 아이템을 일부를 제외하고는 실질적인 3.1절 기념 프로그램이 아예 없는 셈이다.
▲2006년 3월 1일자 SBS 편성표, 3.1절 특집이라고는 기념식이 전부다. ⓒSBS
‘국민의 방송’을 자임한다는 KBS.
지난해 KBS는 1TV를 통해 ‘3.1절 기획 KBS특강’, ‘3.1절 특선 앙코르 인물 현대사 김원봉’, ‘3.1절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키르기즈의 아리랑’ 등 3편을 편성해 그나마 유지했던 공영방송으로서의 체면을 올해는 이어가지 못했다.
3.1절 기념식을 제외하곤 단 한 편의 특집 다큐멘터리가 눈에 띌 뿐이다. 2TV의 경우도 ‘추적60분’이 독립유공자 후손의 어려움을 다루는 방송을 내보내 그나마 형식적인 '의무 방어전'이라도 치른 느낌이다.
휴일이면 늘상 시간채우기식으로 보여지는 ‘특선영화’라지만 눈에 걸리는 대목도 있다.
지난 해 KBS가 ‘3.1절 특집영화’라는 타이틀을 달아 내보냈던 영화 ‘소림축구’가 올해에는 ‘월드컵 D-100특집영화’란다. 티가 나도 너무난다.
▲2006년 3월 1일자 KBS 1TV 편성표 ⓒKBS
▲2006년 3월 1일자 KBS 2TV 편성표 ⓒKBS
편성표 어디에도 표기되지 않은 '3.1절 특집'문구. '한국방송 79년 특집'이라는 문구가 더 선명해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일까?
MBC도 피해갈 구멍은 없는 듯 하다.
지난 해 3.1절을 맞아 MBC는 ‘특선 MBC 다큐멘터리 '독립운동가 류자명', ‘<3.1절 특집다큐> 독 도 (제작 : 포항MBC)’, ‘<3.1절 특집> PD 수첩’ 등을 내보냈다.
올해는 어떨까. ‘MBC 특별 생방송 '독일 월드컵 D-100, 오! 필승 코리아' (상암평화광장)’라는 프로그램을 1부에서 3부까지로 나눠 장장 3시간이 넘게 방송했다.
▲2006년 3월1일자 MBC 편성표 ⓒMBC
방송 3사 모두의 편성표에서 ‘3.1절 기념식’을 빼고 본다면 편성표만으로는 이 날이 3.1절임을 알 수 없을만한 수준이다.
적어도 공중파 TV라면, 일본 외상의 망언이 터져 나올 때마다 “일본 외상이 망언했다”는 단순한 뉴스만을 앵무새처럼 전할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선배들이 피흘려 만든 깊은 의미를 지닌 역사적 기념일을 조금은 더 배려하는 마음씀씀이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 마음을 조금 더 담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머릿 속을 떠나지 않는 2006년의 3.1절이다.
첫댓글 오늘날 방송과 신문은 시청률이나 구독률을 얼마나 올릴까에만 관심이 있는듯.. 오랫만에 집 고향에 내려가 tv를 보았는데, 개 허접한 월드컵 마취제를 살포하느라 광분하고 있더군요. 백성을 똑똑하게 만드는게 아니라 전도환이가 프로야구만들어 우민화시키듯이 이제는 방송신문이 알아서 붕어빵을 만들고 있으니...
하루종일 허접한 월드컵 관련방송을 하는시간에 황우석진실보도나 좀 하지...ㅠㅠ.. 매국방송 엠비씨에게는 기대도 안하지만 다른 방송은 그래도 조금이라도 할 수 있을텐데....
방송은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상자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