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사제도의 진행 과정 및 현 실상에 대한 팩트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이해를 돕기 위해 수목보호협회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수목보호기술자’ 자격은 ‘산림청 퇴직자’들에게 퇴직 후 일자리를 마련해주고자 ‘수목보호협회’의 자체 시험을 거쳐 나무병원을 설립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산림청이 인정하는 민간자격입니다. 따라서 수목보호협회는 그 자격자들이 주 구성원이며 일반인에게는 기회가 적은 자격이었습니다. 수목보호협회 400여명의 회원들 중 나무병원을 설립하여 운영하는 인원이 100여명이고 나머지는 대부분 공무원입니다.
‘산림청’과 ‘수목보호협회’가 말하는 나무의사제도의 표면적 명분은 실력 있는 나무의사로 하여금 생활권수목의 건강한 관리와 농약의 오남용을 막는 것이 목적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습니다. 수목진료에 대한 나무병원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2008년부터 ‘식물보호 자격자’에게 나무병원을 설립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고 나무병원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되어 포화상태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기존에 ‘수목보호기술자 자격’으로 나무병원을 하던 그들의 밥그릇이 줄어드는 결과를 가져왔고 이에 따라 새로운 판을 짜자는 생각을 하였으며, ‘수목보호협회’가 강력히 추진하고 ‘산림청’과 ‘학계’가 주축이 되어 두 번의 법안 통과가 무산된 후 2016년 6월에 결국 법안이 통과되어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산림청’의 ‘수목보호협회’ 제식구 챙기기는 도를 넘었다고 생각합니다.
시행령, 시행규칙안 간담회에서 공공연히 ‘수목보호기술자 자격자’들에게 12개 전과목 교육을 면제하려는 ‘산림청 병해충방제과’ 과장의 시도가 있었으나 본 협회의 강력한 항의에 의해 무산된 일이 있었고, 2017년 마지막 ‘수목보호기술자 자격시험’에서 1주일 정도의 공부만으로 합격할 수 있는 시험으로 무더기로 합격자를 만든 일이 있습니다. ‘식물보호자격’은 국가기술자격이고 이 자격 취득을 위해 최소한 3개월 이상의 공부과정을 통해 국가에서 시행하는 필기와 실기의 시험을 거쳐 취득하는 과정을 볼 때 민간자격취득과 국가자격취득 사이에는 엄연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국가기술 자격인 ‘식물보호자격’ 취득자에게는 1과목(농약학), 자체시험을 거친 민간자격인 ‘수목보호기술자 자격’ 취득자에게는 3과목(수목병리학, 수목해충학, 수목생리학) 면제 또한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 언급하는 이유는 지금 하는 행태로 보아 산림청과 수목보호협회의 의도가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1년 나무의사와 수목치료기술자 양성과정을 12회, 실습 교육때문에 물리적으로 힘든 1과정에 60명씩을 교육하겠다 합니다. 그 들 회원을 나무의사에 다수 배출시켜 앞으로 산림청 산하에 생기게 될 나무의사협회를 장악한 다음 문을 걸어 잠그고 다시는 자기 밥그릇을 뺏기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나무의사시험 시행기관이 산림청 산하 임업진흥원이라니 정말로 우려되는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시험 기관만이라도 반드시 제 3의 기관에 맡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력 있는 나무의사를 배출하여 수준 높은 수목진료를 하자는 명분에는 동의합니다. 그래서 본 ‘식물보호기술인협회’도 나무의사제도에 동의하고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식물보호 자격’을 농산물 관련 자격이라 비하합니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수목관련 내용이 자격 취득과정에 충분히 포함되어 있고 그 자격을 국가에서 시행하는 시험에서 취득하였다는 것은 충분히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입니다. 또한 산림청이 필요한 나무병원을 설립하여 실무능력도 갖추었으며 ‘식물보호기술인협회’의 보수교육이나 대학에서 실시하는 수목관련 교육도 열심히 받았습니다. 하지만 좋습니다. 더 전문적인 능력이 필요하다면 교육받아서 실력을 쌓겠습니다. 그러나 시험은 고사하고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조자 주어지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2017년 기준 식물보호 자격자 11,808명 산림 자격자 13,564명 조경자격자 25,693명 합계51,065명이 합격하였으며 2018년 합격자, 수목보호기술자, 문화재수리기술 자격자, 대학졸업 전공자 등 6천여명 추가하면 5만7천여명 입니다. 이 중에서 나무의사 지원자를 약20%만 잡는다 해도 1만1천4백여명입니다. 수도권과 지방 인구비중으로 볼 때 수도권에 약 50%가 지원할 것으로 보며 수도권과 지방에서 각각 약 5천 7백여명 교육 지원자가 있을 것이라 예상 됩니다.
수도권 나무의사 양성기관은 3곳(서울대, 신구대, 수목보호협회)입니다. 수도권의 경우 한 개의 교육기관이 1번의 교육기간 동안 교육할 수 있는 인원은 양성기관 지정신청시의 기준으로 보면 최대로 했을 때에도 야간, 주말반 합쳐 60명 선, 수도권 양성기관의 최대수용인원은 180명, 1년에 2번 교육을 실시한다고 했을 때 360명으로 극단적으로 선발에서 계속 밀린다면 16년이 걸립니다. 지방의 경우 7개 양성기관 1회 교육인원 420명 1년 2회 교육시 840명이라고 봤을 때 7년 후에나 교육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온다는 말이 됩니다. 그것도 나무의사 시험 합격이 아니라 양성기관의 교육기회 주어진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끝나지 않습니다. 16년 동안 배출되는 각종 시험 합격자 및 대학졸업 전공자를 합친다면 몇십년이 걸려도 양성기관에서 교육받을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현실입니다. 시험에서 떨어진다는 것은 본인의 실력이 부족해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시험자격을 받기위한 교육의 기회조차 몇십년이 걸려도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 아닐까요?
하나 더 짚어 보겠습니다. 현재 나무병원은 약 600여곳입니다. 나무병원을 하고 있는 사람만 응시한다 해도 1회 시험 응시생은 600명입니다. 왜냐하면 나누어 시험에 응시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모두가 응시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나무의사 양성기관 10곳의 교육생은 1년에 약 300명으로 추정되는데 나무병원을 하고 있는 사람도 반밖에 교육을 받을 수 없습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무엇이 국민을 위한 제도인가요?
산림청은 기존 나무병원들은 5년의 유예기간을 주었기 때문에 그 안에 자격을 취득할 기회를 충분히 주었다고 말합니다. 간단하게 추산해 봤을 때도 말이 안되는 말이고 고육지책으로 현 지정된 양성기관의 교육인원 수를 늘리려 하나 산림청에 전화하면 양성기관에 미루고 양성기관에 전화하면 산림청에 미루는 말도 안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현재는 교육생 선발기준도 명확하게 되어있지 않으며, 또한 공정하게 선발한다는 어떠한 대책도 없습니다. 그져 양성기관에 맡겨 놓고 있습니다. 심지어 선발기준을 ‘추첨제’, ‘선착순’으로 실시한다는 곳도 있습니다. 자격 취득을 위해 이렇게 절박한데 모든 것을 ‘운’에 맡겨야 합니다. 이렇게 ‘운’에 의해 기회가 주어진 나무의사제도가 진정으로 대한민국의 실력있는 나무의사 양성을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공평하면서도 누구나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야말로 국가에서 실시하는 시험제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몇 개의 양성기관을 정해 놓고 그 기관 아니면 시험을 볼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평등의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국가기술보다 민간자격을 우선으로 한 양성기관 지정은 더욱 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토론회에서 대학 양성기관 들의 생각은 학생들의 일자리 창출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보였습니다. 기존에 나무병원은 생존이 달린 문제입니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도 좋지만 기존 나무병원을 생업으로 하고 있는 사람들의 생존권을 박탈하면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교육 받을 기회와 교육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면 억지로 양성기관을 운영할 것이 아니라 폐지하고 시험 통과한 나무의사 취득자에게 의무적으로 실무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을 실시하는게 더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와같이 이대로 나무의사제도가 시행된다면 분명 많은 문제 발생이 예견됨에도 서둘러서 충분한 검토와 준비없이 서두르는 이유가 무엇인지 속내를 알것 같기도 하지만 묵과할 수 없기에 글을 썼습니다..
* 나무의사 관련 뉴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01&aid=0010260530&sid1=001
2018년 8월 27일 (사)한국식물보호기술인협회 임원 일동
첫댓글 소식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