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버섯으로의 새로운 도약
농업일이나 회사일이나 모든 일은 변한다.
즉 회사도 새로운 아이템이 없으면 망하듯이 농업도 새로운 아이템이 없으면 망하게 되어있다. 대표적인 예로 농업개방이다. FTA협상으로 얼마나 힘들 었는가 농민들을 광화문으로 서울시 광장으로 상경하여 시위 집회를 열고 반대 시위를 하다 많은 사람이 다치고 심지어 자살을 하는 농민도 있었다. 하지만 어떠한가? 시위를 하였다고 하여 문제가 해결되어지지는 않는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고 농민들 중에는 힘들게 농사지어 수확을 앞둔 밭이나 논을 갈아엎는 경우도 있었다.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 이러한 일들이 뉴스나 방송에 나올 때 마다 안타깝게 느껴졌다. 비단 남에 일이 아니다 난 지금까지 7년을 버섯농사에 매달려 왔지만 안정적인 가격이 형성되는 일은 없었다. 한해가 좋았다 하면 다음해는 폭락을 하는 경우도 있고 어느 때는 운송료도 안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느낀 것은 정말이지 무언가 새로운 아이템을 찾지 못하면 결국은 시장의 흐름에 따라 폭락한 버섯 가격을 보며 한탄하고 있어야만 하는 내 자신이 그려졌고 그럴 때마다 어떻게 할 지 고민하였고 우연한 기회에 상황버섯을 접하게 되었다.
상황버섯이 자라는 나무를 만드는데 이 나무를 종균목이라 한다. 상황버섯이 자랄 참나무나 뽕나무에 상황버섯종균을 심어 배양 시켜 재배하는 것이다. 종균목을 만드는 과정은 표고버섯배지를 만드는 과정과 또 다른 어려움이 있었다. 표고버섯은 톱밥으로 재배하지만 상황버섯은 원목 그 자체로 재배를 하기 때문에 무거운 원목을 규격대로 절대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고 또 상황버섯은 매운 규한 버섯이기에 종균 접종에서도 어려움이 있었다 표고버섯 종균은 매우 번식이 강하고 종균이 자라면 세균에 대한 저항이 강해 오염으로 인한 피해는 별로 없는 편이지만 상황버섯 종균은 그렇지 않았다. 상황버섯 종균을 접종할 때에 소독이 않된 곳에 조금이라도 노출이 되면 오염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또 종균목 배양은 25℃에서 배양을 시키는데 온도차가 ±5℃정도의 차이만 나도 배양중이던 종균이 멈추거나 죽어버리는 경우가 있었다. 제작년 겨울에 있었던 일이다. 아침 6시 눈을 비비고 일어나 기지게를 펴고 농장으로 출근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양치를 하고 세수를 하고 작업복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서는데 동장군이 엄청난 기세로 날 집안으로 들어가게 만들었다 너무 추워서 나갈 엄두를 못 내고 있었는데 농장에서 무럭무럭 크고 있는 버섯들 때문에 안가 볼 수가 없었다. 옷을 한겹 두겹 두껍게 입고 마스크와 털모자도 쓰고 완전 무장을 하고 농장으로 발길을 내딛었다. 추운 바람을 가르고 도착한 농장은 시베리아의 허허벌판 그대로였다. 농장 밖에 설치한 온도계가 영하16℃를 가르키고 있었다. 따끈따끈해야할 종균목 배양실은 차디찬 얼음 같았고 활활 열을 내야하는 보일러는 찬바람만 불고 있었다. 어찌 이런 일이 보일러가 꽁꽁 얼어 터지고 말았다. 차근차근 원인을 살피었는데 이게 왠일인가? 보일러 기름통에 기름이 한방울도 없는 것이다. 전날에 다음날 까지는 버티겠구나 하고 내일은 기름을 넣어야지 생각하고 퇴근 했는데 밤세 강한 추위로 인해 보일러가 평소의 두배로 돌아간 것이다. 당연히 기름은 바닦이 났고 추위를 견디다 못해 보일러는 동파해 버린 것이다. 애써 고생해 키운 종균목 들은 대부분 배양이 정지되어 죽어버리거나 오염이되 쓸모가 없어진 것들이 태반이었다. 상황버섯 재배가 어렵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초입부터 막힐 줄은 몰랐기에 당황스럽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여기서 주저 앉을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이왕에 시작한 것은 끊장을 보아야 하는 성격이기에 그리고 이것은 절대 실패한 것이 아니다. 실패는 내가 포기 했을 때가 실패이지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내가 포기 하지 않는 한 실패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상황버섯 종균목의 배양 실패는 내가 성장하기 위한 작은 밑거름이었을 뿐이다. 난 이렇게 생각한다. 내가 만일 아무 걸림돌 없이 첫 상황버섯 재배를 한번에 성공 했다면 아마 언젠가는 이보다 작은 시련에 더 큰 충격을 받았을지 모른다. 처음에 한번의 시련으로 정신 바짝 차리고 다시 도전한 것이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던 계기가 아니었나 생각이 된다. 그 후로 버섯으로 성장하지 못하는 종균목은 모두 폐기하고 새로운 종균목을 만들어 아침저녁으로 정성으로 키워 재배에 성공하였다. 상황버섯 재배에서 수확하는 데 까지는 무려 2년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1년생 상황버섯을 수확하기도 하지만 나는 약효를 생각하여 2년생 상황버섯을 수확하였다.
상황버섯은 고온성 버섯으로 약 25~30℃정도의 온도에서 잘 자란다 쉽게 말해서 한여름에 뜨끈뜨끈한 비닐하우스 안에서 잘 자란다는 것이다. 여름에 상황버섯을 갈아 먹기 크는 나방 애벌러 들을 잡기위해서 뜨거운 비닐 하우스 안에서 2~3시간동안 벌래를 잡은 경험도 있다. 땀에 옷이 젖어 속옷까지 흠벅 젖은 적도 있다. 상황버섯을 첫 수확하던 날 정말 무엇으로도 표현하지 못하는 기쁨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소리 지르고 있었다.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었던 생각도 나고 대학에 복학하여 공부를 더 할 수도 있었는데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후회 하거나 망설이지 않는다. 난 누군가 왜 농사일을 하냐고 묻는 다면 농사는 나의 꿈이고 비즈니스 무대이다 라고 말해줄 자신이 있다. 내가
재배한 버섯에 있어서 난 이제 그 누구 못지 않는 전문가이다. 멋찐 회사를 다니는 친구도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도 부럽지 않다 내가 내손으로 생물을 키워보지 못한 사람은 그 느낌을 모를 것이다. 가슴 벅찬 그 무언가를? 농사일이나 회사일이나 공통적인 것은 무었이든 시작을 하면 끝이 있고 도전을 하면 걸림돌이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시련도 있고 실패도 있지만 상황에 맞추어 열심히 노력한다면 안 되는 일은 없는 것 같다. 또 농사일이던 회사일 이던 일은 재미가 있어야 한다. 재미가 없다면 아마 뜨거운 하우스 속에서 버섯을 수확하다 지쳐서 다 내던지고 더 쉬운 길을 찾았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농사일을 매우 즐겁고 재미있게 한다. 우선 일을 즐겁고 재미있게 하기 위해선 내가 짖고 있는 농작물과 친해져야 한다. 난 아침에 일어나 농장에 출근 하자 마자 밤새 무럭무럭 자란 버섯들을 보고 이렇게 외친다.
“아들아 아빠 왔다”이렇게 외치고 밤새 잘지 냈는지 안부를 묻기도 한다. 밤새 춥지는 않았는지 하우스 안의 공기가 탁하지는 않았는지 또는 어제 집에서 있었던 일들을 들려주기도 한다. 어찌 보면 바보 같기도 하겠지만 농사일과 친해지기 위한 나의 노하우 이기도 하다. 또 한가지 방법은 내가 짖고 있는 농작물로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나는 상황버섯을 이용해 분재를 만들어 보기도 한다.
지금까지는 몸의 건강을 위해서 상황버섯을 먹기만 했지만 이제 소비자의 구매 패턴도 점점 변해가고 있다. 건강을 위해 먹는 것과 눈의 즐거움을 위해 열심히 무언가 찾아 다니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몸으로도 즐기고 눈으로도 즐기는 상황버섯 분재를 만든 것이다. 상황버섯분재는 가정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고 버섯이 자라는 과정 및 환경 등을 관찰 할 수 있는 학생들의 교육용으로도 활용 할 수 있는 것이다. 난 이렇게 나의 농작물을 가지고 여러 재미있는 일들을 한다. 농업을 하면서 즐거움이 없다는 것은 아마두 감옥 같은 곳에서 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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