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렵다, 긁는다, 또 가렵다… 이런 악순환 끊는 방법
가렵다, 긁는다, 또 가렵다… 이런 악순환 끊는 방법© 제공: 헬스조선
가려움증은 몸 이곳저곳이 아픈 것 못지않게 참기 힘든 증상이다. 다양한 이유로 몸이 가려우면 자신도 모르게 피부를 긁게 된다. 문제는 한 번 긁는 것만으론 가려움이 쉽게 해소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긁으면 긁을수록 가려움이 느껴져 피부가 붉게 변하거나 상처가 날 정도로 긁기도 한다.
피부가 가려운 이유는 우리 몸 속 ‘가려움증 유발물질’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정진호 교수의 저서
에 따르면, 다양한 원인에 의해 피부세포와 피부 속 염증세포, 신경세포 등이 자극을 받으면 가려움증 유발물질이 분비된다.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물질에는 히스타민, IL(인터루킨)-31, TSLP(흉선 기질상 림포포이에틴) 등이 있다. 이 같은 물질이 생성되면 피부의 감각신경이 활성화되고, 가려움증 신호를 뇌로 전달해 가려움을 느끼게 된다.
가려운 곳을 긁으면 긁는 자극에 의해 감각신경섬유가 새로 활성화된다. 가려운 곳을 긁은 후 다시 가려워져 긁고 또 긁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긁는 행위는 피부 진피 내 감각신경 수를 늘리며, 심한 경우 표피 내에도 감각신경이 증가해 작은 자극에도 쉽게 가려움을 느낀다. 가려운 정도 역시 심해진다.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가려움증이 발생한 직후 1~2분을 참아내야 한다. 1~2분이 지나면 신경 말단에서 발생한 생화학적 반응들이 사라지고 감각신경 또한 더 이상 활성화된 상태를 유지하지 못한다. 자연스럽게 가려움증 신호 또한 뇌로 전달될 수 없다.
이론상으론 1~2분을 참으면 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일단 몸이 가려우면 1~2분이 아닌 10초도 참기 힘들다. 긁은 후 다시 가렵고 아플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으나, 가려운 곳을 긁은 뒤 잠시 얻게 되는 시원함·쾌감 등이 이 같은 생각을 이겨낸다. 그러나 긁는 것만으론 가려움증을 해결할 수 없음을 기억해야 한다. 가려움이 사라지는 것은 잠시일 뿐, 긁을수록 더 가렵고 피부 또한 손상될 수 있다. 피부를 계속 긁으면 발진이 생길 수 있으며, 피부가 두꺼워지고 가려워지는 ‘만성단순태선’이 발생할 위험도 있다.
특정 부위가 계속해서 가렵다면 약을 처방받아 먹거나 발라야 한다. 일시적으로 가려움을 완화할 때도 얼음찜질을 하거나 다른 일·생각에 집중하고 긁는 행위는 최대한 삼가야 한다. 병원에서는 가려움증의 원인을 파악한 뒤 적합한 치료를 실시한다. 가려움증은 피부건조증과 다양한 피부 질환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며, 음식, 약물 부작용, 당뇨병, 신장질환, 간질환, 갑상선질환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약물 치료와 함께 환자 스스로 생활환경, 습관 등을 개선하는 노력도 요구된다. 꾸준히 치료를 받아도 긁지 않으려는 노력이 동반되지 않으면 가려움증이 재발·악화될 수 있다. 때를 밀거나 비누를 자주 사용해선 안 되며, 실내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해야 한다. 음식, 영양제 등이 증상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으므로, 가려움증이 있다면 의사 상담을 통해 먹지 말아야 할 음식과 영양제도 알아두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