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보내고 - 이정하
너를 보내고
나는 오랫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찻잔은 아직도 따스했으나
슬픔과 절망의 입자만 내 가슴을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어리석었던 내 삶의 편린들이여
언제나 나는 뒤늦게 사랑을 느꼈고
언제나 나는 보내고 나서 후회했다
그대가 걸어갔던 길에서 나는
눈을 떼지 못했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그저 바라보기만 했는데
툭
내 눈앞을 가로막는 것은
눈물이었다
한 줄기 눈물이었다
가슴은 차가운데 눈물은 왜이리 뜨거운가
찻잔은 식은 지 이미 오래였지만
내 사랑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내 슬픔
내 그리움은 이제부터 데워지리라
그대는 가고
나는 갈 수 없는 그 길을
나 얼마나 오랫동안 바라보아야 할까
안개가 피어올랐다
기어이 그대를 따라가고야 말
내 슬픈 영혼의 입자들이
|
첫댓글 허화석시인님과의 인연으로 이 카페를 알게 되었어요
조용한 카페 같은데 영상시에 음악이 방해가 안되는지 모르겠네요
시를 쓸 줄은 모르고 읽기를 좋아해서 이렇게 아름다운 시를 찾아
생명을 불어 넣어 친구처럼 만나고 있어요
모든 시가 다 소중하고 혼신의 힘으로 쓰셨겠지만
제 마음을 흔드는 시가 있으면 영상시로 만들어 볼께요